눈을 감으면 보이는 그 곳, 비밀의 강

비밀의 강 - 2012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작 ㅣ Dear 그림책
마저리 키넌 롤링스 지음, 김영욱 옮김, 레오 딜런.다이앤 딜런 그림 / 사계절 / 2013년 2월

<비밀의 강>은 참 신비로운 그림책이에요. 이야기도 그렇고 그림 또한 색다른

느낌이 드네요. 그래서일까요? 플로리다 외딴 곳에 울창한 숲이라는 배경마저

신비로워요. 칼포니아와 그 아이의 강아지 버기 호스의 등장만으로도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참 흥미로운 느낌이 듭니다.

칼포니아의 아버지는 가난한 이웃들에게 생선을 팔며 정직하게 살아 온 분이에요.

그런데 요즈음엔 생선 한 마리 잡히질 않는답니다. 모두 다 점점 살기 어려워지는

그런 시절이지요. 칼포니아는 아빠가 가난해지지 않게 낚시하러 가겠다고 마음 먹고

숲속 마을에서 가장 지혜로운 알버타 아주머니를 찾아갑니다. 그러고는 어디가야

커다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지 알려달라고 합니다. 알버타 아주머니는 숲속에는

비밀의 강이 있다고, 그 강에는 커다란 물고기들이 살고 있다며 특히 메기들이 아주

많다고 일러줍니다. 그런데 비밀의 강이 멀리 있느냐는 칼포니아의 물음에, 그건

아무도 모른다고 대답하죠. 그리고는 너라면 그 강을 알아볼 수 있다며 코끝이 가리키는

대로만 따라가라고 일러줍니다. 이렇게해서 칼포니아와 버기 호스는 코끝이 가리키는

대로 비밀의 강을 찾아나서지요. 그리고 드디어 비밀의 강을 찾게 되고 그 곳에서 수많은

메기들을 잡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숲 속에서 여러 동물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에게

메기를 나누어주게 됩니다. 메기들을 집으로 가져온 칼포니아 덕분에 숲속 마을 사람들은

한사람도 빠짐없이 메기를 사러 왔고, 메기를 먹고 기운을 차리고 일거리를 찾아나섰어요.

마침내 그토록 살기 힘든 시절이 지나가고 숲속 마을도 형편이 좋아지기 시작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칼포니아는 버기 호스와 비밀의 강을 다시 찾아 나섰지만 찾을 수가

없었어요. 알버타 아주머니가 말씀하셨어요. 넌 메기가 필요할 때 메기를 잡았다고......

지금은 제법 형편이 녹녹해졌으니 그 강을 다시 찾을 수 없는게 당연하다고 말이죠.

그리고 비밀의 강은 네 마음속에 있으며, 네가 원할 때면 언제든 그곳에 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비밀의 강, 참 비밀스런 이야기란 생각이 듭니다.

아무도 가 보지 않았던,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비밀의 강을 찾아나선 칼포니아...

그리고 자신의 코끝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 비밀의 강을 찾아내고 많은 메기를 잡고..

그건 아마도 간절함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만큼 꼭 필요했고 간절했기에 비밀의 강을

만날 수 있었던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비밀이 강은 마음 속에 있으며, 원할 때

언제든 그곳에 갈 수 있다는 말도 참 감동적이었어요.

뭔가 모를 신비한 기운이 느껴지는 그림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짧은 글이 아님에도 이야기 속에 빠져들어 재미있어하며 반짝이는 눈빛을 보내던

우리 아이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분명 묘한 매력을 지닌 책이 분명합니다.^^

이제껏 보아왔던 그림책들과는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신비로운 책이에요.

봄향기 가득한 날, 아이와 함께 마음 속 비밀의 강과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