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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와 벼룩 - 직장인들에게 어떤 미래가 있는가, 개정판
찰스 핸디 지음, 이종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그니까 2006~7년도에 읽었을 때 이 책은 문학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가 섞여있긴한데 그다지 인상깊지 않았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수년동안 하고,
조직의 구성원으로써 수행하는 여러 일들이 마음에 흡족하느냐?
남들이 괜찮고 좋은 직장이라고 하는 것보다 진정 만족하느냐?
넌 그럼 진짜 좋아하는 일이 무어냐?
무엇하나 쉽게 답변할 수 없는 현실에 갑갑함을 느낄 즈음 만나게 된 이 책은 가슴을 두드리는 글귀들이 참 많았다.
2001년도에 쓰여졌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바가 우리 나리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본다. 대기업 좋은 평생직장(코끼리) 개념은 점점 줄어들고 많은 이들이 자영업, 벼룩의 인생을 시작하고 있다. 그런 벼룩의 삶을 살게 될 개인에게 저자는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놓는다. 70세 할아버지로부터 듣는 인생에 대한 고견이라고 할까나?
코끼리의 삶도 안정성, 예측가능성을 주면서 평탄한 삶을 살게 도와준다. 벼룩의 삶은 자유롭지만 명함하나로 타인에게 쉽게 인정받고, 회사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특권을 포기해야 하는 단점은 있다. 그러나 자유는 그에게 그 무엇보다 가치있었다. 한편 벼룩으로 살면서 나와 가족만을 챙기면 공공의 문제는 외면하기 쉬운데다(하지만 코끼리라고 해서 별로 다를바 없다구.) 자유롭게 살다보면 자칫 헤이하게 시간을 흘려보내기 쉬운데(방학 때 얼마나 빈둥거렸는지 생각해보라구) 저자는 어떻게 대처했을까? 돈을 벌기 위한 일, 자신이 좋아하는 글쓰기와 교육, 자기계발, 가정을 위해 들이는 시간, 사회에 자신의 재능을 통해 봉사하는 것 등에 대한 시간의 개략적으로 배분해서 이를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사실 벌고자 하면 더 벌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시간을 빼앗기니 쓸데없는 욕구를 줄여 벌기위한 노동을 최소화하고.
한편 그의 경영학이 독특한 것은 문학과 예술의 향기를 더했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겪게 되는 많은 딜레마는 경영학의 교재에서보다 문학 작품에서 재미있고도 쉽게 그려내고 있기에, 그의 이색적인 고전문학 학위는 자신만의 경영철학을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데 자신은 그곳에서 주류라고 하는 궤적을 밟지 않았노라고 주눅들 필요 전혀 없다. 오히려 새로운 관점으로 그 분야에 빛을 발할 수 있다.
그는 50대가 되어서야 경영학관련 저술가이자 강연자로서 살기 시작했는데, 이전의 코끼리로서의 삶이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꾸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우리도 생각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코끼리로 살아가는 삶은 자신의 인생의 스냅샷일 뿐이지만 그 때 겪게 되는 경험들을 알뜰히 자신 속에 녹여내 벼룩으로 살아갈 밑거름으로 삼는다면 코끼리 때의 삶이 결코 헛되지 않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