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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굴레에서 2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평점 :
서머셋 몸의 이 작품은 중학교 3학년 즈음에 처음 접했다.
중학생 시절의 나는 필립의 마음을 거의 헤아리지 못했는데
이젠 주인공의 생각에 공감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하권은 주인공 필립이 미술은 포기하고 의학 학교에 다니는 시점부터 나온다.
절름발이 콤플렉스 덩어리 거드름쟁이 필립 미술을 했다가 의학도가 되었다가
돈이 떨어지자 백화점 안내원 생활을 한다. 그리고 드디어 의사 자격증을 따게 된다.
진짜 파란만장한 생애다.
그러나 가장 인상깊은 점은 여러 사건들을 겪을 때 그가 느낀 생각들이다.
나는 절름발이였기에 내면에 집중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인생은 양탄자. 의미가 없다. 그 무의미를 받아들이면서 나는 더 용감해졌다.
인생에서 인과관계는 그렇게 강하지 않고 그 속에서 절망을 맛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듦에 따라 주변의 풍광을 가슴깊게 받아들이는 심미안이 깊어졌다.
실패이긴 실패이지만 여러가지 성공에 비견할 만한 실패여서 난 후회하지 않아.
그를 스쳐간 여인들도 흥미로운데 필립을 철저히 봉으로 보고 이용했던
여성이 있는가하면 아낌없이 필립을 사랑해주었더니만 필립에게 되려
배신을 당하는 여성도 있고 10년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와 결혼을 하게 되는 어른스러운 여성도 나온다.
여러 사건 속에 필립이 인격적으로 점차 성숙하고 행복한 시점에서
결말을 맺는 이 책이 참 좋다. 서머셋이 40대 때 쓴 책이라는데
나도 그 나이가 되면 이 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
10대 시절보다 지금 이 책을 잘 이해하는 것처럼.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