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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개의 고양이
멜라니 뤼탕 지음, 김이슬 옮김 / 창비 / 2021년 10월
평점 :

볼로냐 라가치상, 프랑스 아동문학상 수상 작가 멜라니 뤼탕의 신작 <개와 개의 고양이>
개와 고양이의 특별하고 아름다운 숲속 산책 이야기가 실려 있는 그림책인데
표지의 수채화 느낌이 너무나 따뜻한 느낌이어서 첫 느낌은 포근해 보여~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기 고양이가 잠에서 깨어나면 해님도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늘 아침, 아기 고양이는 도무지 양말 한 짝을 신을 수가 없었어요.
심통이 나서 양말에 부스러기를 넣어 동그랗게 만든 다음,
나무 막대에 푹 꽂아 버렸지요.
"가자!"
커다란 개 바우가 외쳤습니다
아기고양이가 잠에서 깨어나는 것으로 시작하는 그림책
고양이의 심술 난 표정이 꽤나 실감 나게 그려져 있지요
수채와 느낌의 삽화에 다양한 컬러감으로 보는 재미 또한 주는 그림책인 거 같아요

아기 고양이는 가고 싶지 않았지요. 하지만 바우는 아기 고양이의 한쪽 양말을 마저 신겨주면서 산책길을 나서요
고양이가 궁금해하는 가방을 챙기고서 말이죠
"와, 오늘 날씨가 정말 좋다! 멋진 걸 잔뜩 보게 될 것 같아"
들떠 있는 바우의 말에도 고양이는 멋진 걸 보고 싶지 않아 하면서 눈을 감아버려요
"조심해!"
그때 바우의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아기 고양이는 바닥에 난 구덩이를 보지 못해 넘어지고 말았어요
넘어지는 찰나의 표정도 구덩이에 화풀이하는 모습도 너무 잘 표현이 된 거 같아요.
그림책을 보면서 느낀 건데 고양이한테서 왜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르는 건지
본인이 하기 싫은 걸 할 때, 마음에 안 들 때의 모습이랑 자꾸만 겹쳐 보여서 웃음이 났어요

그렇게 구덩이에 화를 내던 고양이가 조용히 흙으로 구덩이를 덮어요
지켜보던 바우도 조금 도와주지요. 그렇게 둘은 자그마한 언덕을 만들었어요
바로 그때, 고양이는 언덕 옆의 풀숲에 있는 풀잎에 작은 얼룩무늬를 보았지요
그것은 바로 나방이었어요
"나야! 내가 찾은 거야!"
아기 고양이는 의기양양했어요
...
기쁠 때 바우는 혀가 살짝 나와요.
아기 고양이는 가르랑거리고요.
아기 고양이의 기분이 조금은 풀린 거 같죠?!
바우도 아기 고양이를 보면서 짜증도 나고, 화도 날법한데 고양이의 기분을 잘 돌봐주고 있는 거 같아요
그렇게 그 둘은 변장 놀이도 하고 솔방울로 줄을 세우면서 숲속 산책을 지속한답니다

둘은 숲속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럼, 내 이름은 개의 고양이 바람이라고 할래.
바우, 내가 바람이 되어도 날 사랑할 거야?"
"언제나. 난 언제나 널 사랑할 거야"
"언제나가 뭐야?"
"언제나는 이런 거야.
해님처럼 내일도, 모레도, 그다음 날에도, 계속 계속 이 자리에 있는 거지. 해님은 언제나 여기 있을 거야."
따뜻한 해님과 수채화의 컬러감들이 너무나 잘 어울려서 멍하니 보게 된 페이지예요
그리고 바우와 고양이의 대화도 따뜻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생각을 하게 되는 거 같아요
둘의 관계를 보면서 관계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고 말이죠
사실 개와 고양이는 앙숙이라고 하는데 책 속의 둘은 절친이나 다름이 없어 보이죠?!
바우는 성견으로 나오는데 어른과 아이들의 관계를 표현하는 거 같기도 하고
책을 보다 보면 고양이는 아이, 바우는 부모님으로 비치기도 해요
그래서인지 '난 언제나 널 사랑할 거야'라는 말이 뭉클하게 다가오기도 했지요

아침이었던 숲속은 이렇게 밤이 되었어요.
밤의 소리를 들으며 둘은 어둠에 잠겼지만 나방이 깨어나서 둘에게 다가오죠
나방은 개와 고양이를 보았을까요?!
아기 고양이와 바우의 관계 속에서 다양한 성장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중간중간 대사들을 보면서 내가 아이들에게 어떠한 마음으로 관계를 이어가야 하는지 생각하게도 만들었던 도서 같아요.
이 책을 읽기 전에 표지를 보면서 아이들에게 제목이 무엇일 거 같아? 하고 물어봤더니
<개와 고양이의 모험> 혹은 <개와 고양이의 산책>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유를 물어보니 주위에 꽃이 보이는 거 같고, 고양이가 두리면 하는 거 같아서 모험하는 거 같아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어쩌면 모험이라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어요.
이 책을 다 보고 나서는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고 하는 아이들
아마 그림책 속 색감이 주는 이미지 덕분에 그러한 느낌이 들었겠지요
따듯한 색감과 함께 관계에 대해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도서
잔잔한 여운이 남는 그림책이었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