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90일
윤서형 지음 / 마루&마야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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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 : 이해준 34세. 결혼정보회사 커플매니저. 결혼정보회사에 결혼을 의뢰한 고객들의 정보에 맞추어, 조건에 맞는 상대방을 연결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바람을 피운 아버지와 이혼하지 않고 평생을 데면데면하게 산 어머니. 부모의 결혼생활을 보고 자라, 결혼을 꿈꾸지 않는다. 비슷한 시기에 연인에게 차인 여주와 기한을 정한 연애를 해보기로 한다.


여주 : 강현아 29세. 결혼정보회사 커플매니저. 결혼정보회사에 결혼을 의뢰하긴 했지만 결혼을 하는 커플이 사랑을 기반으로 할 수 있는 매칭을 기본으로 생각한다. 행복한 가정에서 커온 그녀는, 자신도 그런 결혼을 하겠다 꿈꿨으나 상대방에게 환상에 젖어산다는 이유로 차이고 남주와 계약 연애를 해보기로 한다.


 


연애에, 그리고 사랑에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진 두 사람이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전 연인과 관계를 끝내고 여주가 결혼하려고 잡아놨던 예식의 날까지 약 90일동안, 자신이 생각하지 않았던 방식(오히려 말도 안된다 생각했던 방향)으로 연애를 해보기로 한다.


여주는, 자신의 완벽한 사랑과 행복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최선을 위해 노력하는 스타일. 그 최상의 결과를 위해 모든 수고를 아끼지 않는 스타일인데, 이런 그녀에게 질렸다 하던 결혼상대자 때문에 방법을 바꾼 연애를 해보기로..


남주는, 결혼을 생각하지않는 그저 현실 속에서 애인과의 순간순간을 즐기는 일에 집중하는, 행복한 연애나 그로인한 결혼등의 상황에 대한 로망이 없는 타입. 그런 그가 여주와 함께 조금씩 변화하기를 바라며, 더 많이 변한 사람이 이기는 게임? 혹은 연애를 계획한다...



둘의 이야기를 통해서. 두 사람의 연애상황에 집중하는 스토리라기 보다는, 보편적인 남과 여의 상황이나 감정들 이런걸 짚어보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남주와 여주를 둘러싼 각각의 가족을 이야기하며, 부모로서 자식을 바라보는 관점. 부모에게는 늘 어린 자식이었던 자녀가 이미 성인남녀가 된 이야기들이 그려지며 부모가 보는 자녀의 이야기도 나름 새로웠다..


p263에 나와있는

'그렇게 살았으니까 그런 가정을 꿈꾸는 여주와, 그런 가정에서 자라서 그런 가정을 갖게될까 봐 결혼을 두려워하는 남주'


이 이야기의 포인트였지 않았을까?

자신들이 자라온 성장과정이 그들 연애와 인생에 있어 나침반이 되는 상황.

그 상황들을 두 사람의 실험적인 연애를 통해서 서로 조금씩 변화하며 성장해, 결국에는 자신들이 꿈꾸는 연애와 사랑 그리고 결혼에 이르는 생각들을 바꿔나가는 모습이 의외로 참 좋았다.


크게 이름있는 작가도 아니고, 이런 설정이 많은 사람의 눈길을 끌만한 소재도 아니기때문에 놓치고 넘어가기 쉬운 책인데, 이 책을 통해서 사랑이나 연애 라는 큰 틀을 한번 더 생각해보았다.

그저 남녀 주인공이 지지고 볶으면서 사랑을 해가는 미시적인 관점의 사랑과 연애가 아닌, 행위의 주체자로서 상대와 함께 사랑과 연애를 완성시켜가는 거시적인 관점의 사랑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을 자연스럽게 겪는게 아니라, 실험적인 연애를 통해 변화하는 연인들의 사랑의 성장에 관한 책.


로맨스 소설을 읽으며 캐릭터들의 다양한 케이스들을 보며 사랑이야기를 접하는게 아니라, 주인공 캐릭터들의 입을 통해서 생각을 통해서 큰 틀에서의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잔잔하지만 담백하고 의외로 울림이 있는 책이었다..


다만..

내가 익숙하지않은 단어들과 표현들. 오자에 의한 비문스러운 문장들.

이게 계속 튀어나와서 읽으면서 짜증이 났다.

나에게 심심하다는 재미없다, 지루하다 이런 의미인데, 여기서 심심하다는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할때의 심심하다 였는지, 내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의미와 다르게 쓰이는 단어들 때문에 매끄럽게 읽어내려가기가 쉽지않았다.


덧) 남주!! 마지막 순간까지 여주에게 존댓말 해주는데, 이게 은근히 매력적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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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증
이서형 지음 / 신영미디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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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 : 서강후 36세 태성전자 상무. 태성그룹 서인철 회장의 큰아들. 모친이 후원하는 성악가의 오페라 공연에서, 그가 소장중인 사진작품 '갈증'의 모델인 그녀를 만나다! 첫눈에 마음에 들었던 작품속의 그녀를 실제로 만나 단숨에 반해버린 시작. 냉소적이고 사무적인 그에게, 우연같은 운명이란 과연 존재할까?


여주 : 최서린 30세 뉴욕 로펌 R&B 전 변호사. 콜럼비아대 교수였던 부모에게 입양된 입양아. 그녀에게는 함께 버려졌던 여동생이 한명 있고 그녀가 양부모에게 입양될때 홀로 고아원에 남았었다. 2년전 미국의 양부모와 함께 움직이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부모는 즉사, 그녀 혼자 투병과 재활을 마쳤다. 비슷한날 한국에 남았던 여동생도 사고로 사망. 동생 사망의 이유를 알게되고 그 배후를 밝히기 위해 한국에 머물게 된다.




오랫만에 만나는 이서형님 신작!

3월 3일에 나온다더니, 출간이 미뤄저 어제 저녁에 받았다.


우선!

줄거리는 대충 주인공 소개에 다 써놨으니. 저 정도면 이미 소개로는 충분하다고 느껴지고.

이서형님 책 읽어보셨다면 다들 아실, 이서형님 스타일.

그 스타일을 이 책에서도 만날 수 있다.

진짜, 소유욕이 뭔지 지독하게 보여주는 남주와, 아니야 아니야 부정하면서도 끌려가는 여주.


늘 기대하는 만큼의 만족감을 주시는 작가님 글이라서, 나는, 읽는 내내 만족스러웠다.

뭔가 새로운 설정이나 스타일을 기대하시고 보신다면 실망하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또 전형적인 이서형님 스타일이 익숙해서 편한 느낌도 나쁘지 않으니까..


지난번 각설탕은 아이를 떨구고 멀리서 바라만 보던 엄마로서의 애틋함이 인상깊었는데, 이 책은 헤어져 산 동생에 대한 애틋함, 자신이 가지고 누렸던 편안과 안락함에 대한 상대적 박탈에 대한 언니로서의 미안함 등등 자매의 유대감에 대한 느낌이 참 새로웠다.


소유욕 넘쳐흐르는 남주가, 여주가 제 뜻대로 되지 않아서 내는 짜증과 골. ㅎㅎ

그런 모습이 참 흔한데도 요즘 읽어본 책에서는 흔하지 않은거 같아 반가웠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지난번 책이 넘나 내 취향이였어서 그만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지난번 책보다 별점이 낮지만 요즘들어 구관이 명관이라는 느낌이 자주 들기때문에-요즘 새로접한 작가님들중에 이 작가 글 좋은데? 하며 다시보게되는 신인작가님은 거의 없는거 같다. 오랫동안 쭈욱 좋은 글 써주시는 기성작가님들이 새삼 고맙고 소중하다. 그래서 별점은 살짝 업그레이드 시켜두었다.



덧붙여,

아마 미래의 작가님 남주 후보군? 이라고 불러야 좋을 만큼  '어! 이남자 다음책 남주로 나오는거야? 그랬으면 좋겠어!' 하는 남자 등장인물들 왤케 많아? ㅎㅎ

넘나 기대되는 것. ㅎㅎㅎ

기다려 보겠어!!!



이렇게 흥미로운 글, 금세 읽히는 글 다 끝내고 나면 좀 허무해진다..

다음에 또 이렇게 나를 즐겁게 하는 책을 언제 다시 만날까 싶어서...

그래서 또 성급하게 이책 저책 집어들다가 그만한 충족감이 생기지 않아서 잠시 낙담하게 되는 요즘이라, 재밋는 글, 즐거운 시간 보내게 해주는 책들에 새삼 감사하다...



작가후기에 오랫동안 데리고 있던 작품이라고...

다음 책은 얼른 또 보여주실 거죠? 작가님!!! 기대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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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랑
한새희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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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 : 채이경 32세. CH저축은행 사장. 아버지가 사채와 대부업으로 몸집을 키워 지금은 제3금융권으로 유입된, 장안에서 돈으로라면 아쉬울 것 없는 채씨집안 차남. 돈만 많은 졸부라는 이름을 희석시키기위해 여주 집안과 정략결혼을 꾀하고, 서로 윈윈하는 일이라면 정략결혼쯤 어렵지않다고 생각하던 남자. 맞선 자리에서 만난 무덤덤한 그녀, 척 하는게 아니고 진짜 무덤덤한 그녀에게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다.


여주 : 이은도 23세. 명망높은 대학총장인 아버지의 혼외자. 낳고 바로 버린 생모 대신 할머니에게 키워지고, 8살이 되기 직전 아버지 집으로 옮겨와 하녀와 같은 생활을 했다. 아버지의 대선출마를 위해 어떻게든 돈줄로 연결되어야 하는 상황. 그렇게라도 키워준 보답을 위해 돈에 팔리듯 결혼하게 되는 것은 괜찮지만, 그 희생양이 될 남자에게 점점 미안해진다.




오랫만에, 한새희 작가의 책이 나왔다. 찾아보니, 세상에!! ㅎㅎ

나도 모르는 사이에 출간작을 모두 갖고 있더라!! ㅎㅎ 내신 책이 많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올 때마다 꼬박꼬박 샀었나보다. 그만큼 이 작가의 작품을 애정한다는 이야기겠지.


내 기억에,

한새희 작가님 책들의 특징은, 주인공들이 갖는 소박함? 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많은 남주가 나와도, 재벌의 느낌은 안나는(혹시 재벌의 카리스마남을 표현하시려 했었는데 내가 이렇게 느낀거라면, 작가님 미얀합니다) 소박하고, 친근한 느낌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책들을 봐온것 같다.


이 책 주인공도, 장안에서 돈으로라면 아쉬울것 없는 저축은행을 운영하는 집안의 차남으로, 아버지가 맨주먹으로 만든 사채업을 합법적인 대부업으로 끌어올려 자금을 불리는 영업능력은 특출한 남주가 나온다. 이런 남주인데도 여주인공과의 관계가 주로 묘사되기때문인지 대외적인 카리스마가 느껴지지는 않는. 느낌이다.


우선...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글이 굉장히 건조하고 뚝뚝 끊기는 느낌이었다.

덤덤하고 수더분한 주인공들이 나오는 책들을 쓰신다는 작가님 스타일을 이미 알고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은 좀 지나친게 아닌가 싶었다.


게다가 앞 부분은, 두 사람이 만나는 상황에 대한 대화에 집중하다보니, 그들의 속마음을 알 길이 없고, 그래서 주인공들의 감정에 따라가기가 좀 힘들었다.


너무나 무덤덤하고 수동적인 그녀. 아무리 팔려가는 결혼이라도 왜이렇게 남일같아하나 싶었는데, 중반부 쯤부터 여주의 마음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혼외자라는 사실이 문제가 되서(이미 알고 있더라도)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올때 많이 상처받지 않으려는 자기방어적인 표현이였던거 같다.


여주가 살아온 집안과 남주의 집안이 참 많이 비교되면서 명예만 찾으며 가식적인 아버지 집과 졸부지만 소탈하고 화통한 남주의 집안. 그래서 점점 더 미안해지는 그녀.



책이 1부 2부 나뉘는 것처럼 중반부부터 색깔이 확 변한다. 그 기점이 되는 것이 그들의 결혼인데, 앞쪽의 데면데면하고 건조했던 그녀가 결혼을 시작으로 점점 변화하고, 특히나 남주가 변화하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였다. 까칠하고 날카로운 그가 툭툭 던지는 웃음 픽 나는 비서와의 대화는, 여주한테만 다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라 인상깊다. 사채업을 하면서도카리스마와 허당미가 같이 보이던, 밤의 아내의 남주 동생도 떠오르고... 



나는, 이런 책을 좋아한다.

한편의 가족극 처럼 한쪽 주인공의 집안 식구들이 따스해서, 정 모르고 살아온 주인공을 보듬어주는 그런 책. 그래서 가족이 없던 여주 혹은 남주가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사랑받으며 살게되는 책들이 참 좋다.

이 책이 그랬다. 소탈하고 악의 없고, 어쩌면 무식해보일만큼 가식없이 애정을 드러내는 남주 엄마가 참 좋았다. 중반 이후에 여주 마음속의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갑자기 여주에게 쏟아지는 가족들의 사랑과 애정때문에 남주 식구들에게 정붙이지않으려 노력하던 여주인공이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을 읽으며 뜻하지않게 울컥울컥 했던 부분이 많았다.


한새희 작가는 늘 이런 스타일의 글을 쓰시는것 같은데, 또 매번 그 따스함이 좋아서 꼬박꼬박 읽게된다.


이번 책은, 앞부분에 너무 건조한 여주때문에 미리 지쳐서 그랬는지 뒷쪽에 따스한 상황이 배치되어도 책을  다 읽고나니, 여주인공의 건조했던 이미지가 책 전체의 이미지로 남았다.

게다가 나이 어린 여주들. 여주인공의 살아온 배경때문에 뭘 해보지도 못하고, 하고싶은것도 없는 무기력한 여주가 (어린 나이도 있고 에필로그이후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아쉬웠다...

아마 내가, 요즘 꽂힌 여주캐릭터가 좀더 나이들고 자기 직업을 갖는 커리어 우먼들이 이라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내 리뷰들의 별점은 대부분 3.5를 넘어 4.0 사이에 바글바글 몰려있기 때문에 ㅎㅎ 별점이 참 애매하다.... 별점 4를 주기는 아쉽고, 어쩌지 어쩌지 하다가, 무난하게 3.8쯤 으로 매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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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귀다
미요나 지음 / 다향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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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 : 강진혁 27~34세. 건축사사무소 '움' 대표건축사. 7년전, 자꾸 눈에 띄던 야구부 후배의 친구인 한재희의 졸작전에 우연치않게 모델로 서게되고, 사귀자고 건넨 청을 거절당한 채 7년이 흐른다. 뜻하지않은 의뢰로 그녀의 샵 내부설계와 시공을 맏게되고 공사를 하면서 그녀에게 다가간다


여주 : 한재희 22세~29세 슈즈디자이너. 슈즈샵 플래퍼 운영중. 대학시절 초등때부터 친구인 중현으로 인해 그가 소속된 야구동아리에서 그를 만난다. 중현을 마음에 두고 있고 낯가림도 심한 스타일이라 그의 고백을 물리친 적이 있다. 집안 사정으로 이태리 유학을 제대로 끝내지못하고 돌아와 패션업계에 있다가 퇴사, 슈즈 디자이너를 꿈꾸며 원하던 슈즈샵을 열기위해 매장공사를 의뢰하다 그를 다시 만난다.




'타이밍' 이라는 게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물건 사이.

시간과 공간이라는 제약때문에 엇갈리게 된다면 절대 엮일수 없는 인연. 타이밍.


두번이나 만나는 타이밍을 처음엔 놓쳤고 두번째에는 잡아낸, 두 사람의 이야기.



오랫만이다. 미요나 작가의 책.

책 읽을 때마다 느끼는데, 이 분은 작가 자신이 예술가(특히나 미술관련)일꺼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글을 쓴다.

처음 읽었던 '사랑을 향해 간다'는 도자기 만드는 여주였고, '그렇게 와버렸다'는 사진작가였던 기억나는데 이 책은 의상디자이너였다가 후에 슈즈 디자이너로 영역을 바꾼, 예술가 여주가 나온다(심지어 남주도 공간을 설계하는 디자이너인 건축가)


작가도 후기에 쓰셨는데, 워낙 이미지화가 잘 되는 글이라, 글을 읽는데 사진이나 화면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공간과 사물에 대한 묘사가 생생하다. 그것 자체로도 글을 읽는 맛이 났다.

뭔가 4계절 낮과 밤의 그려지는 묘사들이 정적(靜的)인 캐릭터들에게 활기를 넣어준 것같다.

예술에 관계된, 그것도 시각과 밀접한 슈즈나 공간에 대한 일을 하는 주인공들이라서 캐릭터 자체도 스타일리쉬하고 멋있다. 이런 예술가 주인공들 보는 걸 행복해하는 내가 글 읽으면서 펼쳐지는 사건들이 얼마나 좋았는지. 천천히 읽고싶었다.



다만.

여주가 낯가림이 심하고 조용한듯 예민한 (감정적인)깍쟁이라고 느껴져서 이 여주의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솔직히 쉽지 않았다. 많이 서걱거리고(미요나 작가님 여주들의 특징이겠지만 건조하고 무심한 스타일. 이번 여주도 그랬다) 내가 쫒아가며 이해하기가 조금 힘들었다. 내가 잘 모르는 성격의 주인공들을 이해하는건 쉽지 않더라.

이런 여주 캐릭터 탓인지, 감정이 쭈욱 연결되는 느낌이라기보다 챕터나 글바뀜(장면전환? 이라고 해야하나.. 미안하다 무식해서 -.-;;) 이 있을 때마다 연결되는 장면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훅훅 뛰어넘는데, 뭔가 감정도 같이 뚝뚝 끊기는 느낌이 들었다.


겉보기는 냉정하고 이성적인 남주. 속에는 욕심도 많고 여주에 대한 애정도 갈구하는데 그게 여주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까봐 마음을 숨기는 남주와, 그에 비해 속을 잘 모르겠는 여주.

사람이 사랑을 할 때, 서로의 마음을 나눌 때 똑같은 무게의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는게 아니라는 걸 나도 안다. 사랑은 무게로 잴 수도, 크기를 측정할 수도 없는것이고 똑같이 사랑한다 해도 경중의 차이는 나는거지만 그래도 둘이서 하는 사랑이니, 사랑하는 동안만큼은 온 마음을 다해 충실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왠지 이 여주는 다주는 사랑을 하는 느낌이 아니었다. 솔직히 말하면 여주가 이래놓으니 덩달아 남주도 깍쟁이 비슷한 느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고.


나에겐 많이 어려웠던 여주.

내가 이해하기가 좀 힘들었던 낯선 여주라서 그렇지 예쁜 스토리였다는 생각이 든다.

유능하고 재주많은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는 일이 참 즐겁고 풍경이나 공간 묘사에 대한 탁월함이 글 읽는 맛을 느끼게 하는데, 내가 너무 부정적으로 적었나 싶어 걱정된다.

 



남주가 3형제중 맏이인데, 동생들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이여서(특히나 연년생 남동생 수혁) 동생들 이야기가 나왔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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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맛있다
김필주 지음 / 도서출판 오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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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 : 최진혁 29세~ 레스토랑 JIN 오너셰프. 한겨울 집 앞에 웅크리고 앉아있는 낯선 여자를 데려다 재우고 먹여 집으로 돌려보내려 하다가 그녀를 좋아하게된다.


여주 : 류이재 24세~ 대학졸업반. 좋아하던 남자가 알고보니 친한 언니와 사귀는 사이었다는 걸 알고 무작정 기차를 타고 떠나온 곳 경주. 아무데나 앉아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밤을 나려고 했다가 집 주인에게 끌려 들어가 기거하게된다. 밥값이라도 하겠다 그의 식당 주방에서 보조를 하며 점점 웅크리고 딱딱하게 굳어있던 마음이 풀어지는 여자.



재작년엔가? 나왔던 작가님의 전작 상큼한 이웃.

그 쥬스가게 맞은편?엔가 있는 레스토랑 JIN의 주방장 진혁이. 그리고 같이 일하는 철웅이.

상큼한 이웃에도 나온적이 있어 이름을 보자 오랫만에 아는 사람을 만난듯 반가웠다. 역시 연작을 읽는건 이런 소소한 기쁨을 느끼게 해..



처음에 여주는, 남들에게 톡톡 쏘듯이 말하면서 자기 마음을 내보이는데 그게 많이 불편하달까? 쟤 왜저래? 하는 반감이 들만큼 강한 캐릭터라서 처음엔 여주가 좀 미웠다.

읽다보니 이 여주. 제대로 사랑받아 본 경험이 한번도 없어,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하는지 모르고, 사랑받고 관심받고 싶다는 표현을 저런식으로밖에 못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유능한 부모를 뒀지만 그건 그들의 프로필일뿐 부모로서의 자격은 없었던 사람들이라 여주가 자라면서 받아야하는 애정은 누구에게서도 얻을수 없었던 안타까운 여주더라.


이런 여주가 만나게 된 남자. 진혁이.

나름 재력있는 아버지를 가졌고 그 집에서 유명대학까지 다녔지만 친모의 사망으로 그 허울들 다 벗고 나와 지금은 유명하다고는 할수 없는, 경주의 조그만 레스토랑 오너 셰프인 그가, 어린 그녀에게 다가가면서 생기는 현실적인 고민들과 망설임 그리고 주저(躊躇)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어쩌면 로맨스 소설에서 평범한 남주는 묘사해내고 캐릭터를 만들어내기가 참 힘들겠다 싶다. 평범한 독자가 책을 읽으며 얻고싶은 환상. 능력있는 남주에 대한 판타지는 늘 있기 마련이니, 이 남주가 돈 과 명성? 대신 갖고 있는 다른 매력들을 돋보이게 하려고 작가가 꽤 고민했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나는 이 투박해보이지만, 다정하고 부드러운 진혁이 때문에 정말 많이 설렜다.

그가 만들어주는 김치볶음밥이 왜 그렇게 맛보고 싶던지!!(나는 오므라이스 안좋아하니까 김치볶음밥!!!) 야밤에 책 읽다가 김치볶음밥이 눈앞에 아른거려서 혼났다. ㅎㅎ



지난번 책 상큼한 이웃의 별점을 4개 줬더라.

나는 이번 책이 지난번 책보다 좋았다. 그래서 별점을 조금더 높여놨다.

별 4.5개라기 보다는 별은 4.2개정도? 이 별점의 지분은 거의 남주 몫이다.

남주의 행동들에 대한 묘사, 그의 감정에 대한 서술을 통해 느껴지는 진혁이의 다정하고 차분한 모습들이 나를 흐뭇하게 했다. 이 순하고 속깊은 남자때문에 책 읽으면서 편하게 쉬어간다는 느낌?을 받을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의 남주. 내가 이만큼을 주면, 나도 그만큼은 받아야지? 하고 밀당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있는거 없는거 다 털어서 주고도 아까워하지 않을 그런 넉넉한 마음을 가진거 같아서 그런 모습을 보는게 참 좋았다.


행복이..

돈이 있다고 얻어지던가?

돈은 생활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들 뿐, 마음까지 충만하게 하는건 아니더라.

꽤 부유한 부모를 가진 두 주인공이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얻지는 못하다가 서로의 소소한 일상을 나누며 행복을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참 좋았다.


연달아 읽게된 두 책(사랑은 맛있다와 사귀다)의 주인공 이름이 같다.

남주 이름이 같다보니 자꾸 비교가 되더라. 냉정하고 이성적인 진혁이와, 무뚝뚝한데 다정한 진혁이.. 두 진혁이 다 좋았지만 사투리로 무장해제 시킨 진혁이가 나는 살짝 더 좋았다.

그리고 이 책 읽으며 떠올린 다른 오너셰프(-.-;;) 한 분. 그 짠돌이에게 "돈이 없어도 사랑은 이렇게 하는거야!!"라고 말하고 싶었던 내 마음을 그대로 표현해준 것같아서 사실 진혁이한테 내가 다 고맙다.


덧)

남주의 경상도 사투리... 억양까지 넣어서 읽게되는건 왜지? ㅎㅎ

목차 읽어가며 첫장부터 흐뭇하기는 오랫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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