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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경이 왜 이래 - 안경 장인이 알려주는 안경의 모든 것
최병무 지음 / 라온북 / 2019년 3월
평점 :
올해로 딱 20년째 쓰고 있는 안경이지만 안경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저 앞이 잘 보이게 해 주는 나에게 꼭 필요한 필수품. 딱 이렇게만 생각해왔다.
<내 안경이 왜 이래>의 책 소개를 본 순간 안경 쓰는 사람으로서 이건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펼치게 되었다.
난 이제까지 내 시력이 -마이너스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시력은 2.0부터 맹인의 시력이 0으로 여기까지가 끝이다. (-) 마이너스는 오목렌즈를 표기하는 부호일 뿐이었다. 우리나라의 대부분 안경 쓰는 사람은 멀리 있는 게 잘 안 보이는 근시로, 오목렌즈로 교정해야 하는데 안경사가 종이에 쓰는 -2.5 같은 숫자는 오목렌즈의 도수를 표기하는 것이다.
안경을 쓰는 사람이라면 '압축은 몇 번 해드릴까요?' 하는 질문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나도 많이 들어봤으니까. 하지만 이건 굉장히 잘못된 표현이었다. 안경렌즈의 두께가 다르다는 것을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압축'이라는 말로 표현한 거지 압축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한다. 렌즈의 두께는 굴절률을 나타내는 것이고, 렌즈 소재에 따라서 굴절률, 강도, 밀도, 투과율 등이 또 다르다. 그러니까 안경 도수, 생활 패턴, 안경테 등을 생각해서 그에 맞는 설명과 추천을 받고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인생의 2/3의 시간만큼 안경 생활을 했지만 이 설명은 여기서 처음 봤다. 과연,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안경을 나에게 도움이 되는 걸까? 아, 물론 앞이 잘 보이니 도움이 되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눈에도 오른눈잡이, 왼눈 잡이가 있다고 하는데 주시안은 원근감 우지나 선명도에 많이 사용되고, 비주시안은 근거리를 볼 때 주로 사용된다고 한다. 주시안 확인 방법은, 양쪽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마름모를 만들어 팔을 앞으로 쭉 뻗은 다음, 양 눈을 뜬 상태로 구멍 안에 특정 물체가 들어오게 바라본 후, 한쪽 눈씩 번갈아 떠보면 된다. 눈을 떴을 때 구멍 안에 물체가 보이면 그 눈이 주시안인 것이다. 나는 해보니 오른쪽 눈이 주시안이다. 그런데 안경을 맞출 때도 주시안을 고려해서 맞춰야 원근감을 유지하고 비주시안이 약시가 되는 걸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정말 내 안경은 괜찮은 걸까? 이 책을 읽기를 정말 잘한 것 같다. 나는 책을 읽고 안경의 역사나, 눈 건강을 위한 운동 그리고 정말 제대로 된 안경에 관한 지식을 알 수 있었고, 나와 한 몸인 안경을 너무 소홀히 대했던 게 너무 미안했다.
10년째 안경사의 길을 걷고 있는 저자는 안경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가 많아, 그것이 오해와 편견으로 이어지는 게 안타까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안경 사용자들을 위한 가이드북을 취지로 책을 펴냈다고 하는데, 안경 사용자를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일부 안경사들에 대한 일침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