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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답답해 - 그림으로 배우는 내 아이의 진짜 속마음
신원철.이종희 지음 / 애플북스 / 2019년 7월
평점 :
엄마를 아주 살살 녹여주는 사랑스럽고 또 사랑스러운 3세이자, 뒤돌아서면 금방 불화산으로 만들어 버리는, 엄마를 아주 쥐락펴락 가지고 노는 말 안 듣고 미운 장난꾸러기 3세인 울꼬맹이 덕분에 가슴이 답~답한 요즘이다. 말이 아직 안 터서 더 그런 듯한데 내 아이지만 정말 아직도 잘 모르겠는 적이 무척이나 많다.
뭐 하다가도 안되면 엄마를 찾으며 울고 부딪히거나 넘어져도 울고, 친구가 장난감 가져가도 울고, 자다가 깨도 우는 울보 3세. 이 아이를 어찌 가르치고 타일러야 하나 이 책에는 어떤 특별한 비법이 있나 싶어 펼쳐본 <엄마는 답답해>.
여는 육아책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책에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아이에게 화내지 않고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이 나와 있다. 하지만 이 책에는 중간중간 그림과 함께 대화체로 나와있어 아이에게 어떤 액션으로, 눈빛으로, 말로 해줘야 하는지 상세하게 알 수 있는 강한 장점이 있다.
아이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말해주기, 짜증스러운 마음으로 해주려면 차라리 끝까지 해주지 말고 나중에 다독여주기, 엄마의 불안한 마음을 아이도 알아차리니 불안해하지 않기, 시간을 예측 가능하게 알려주기 등 여기서 난 또 새로운 걸 알아가는 초보 엄마이다.
아이가 안아달라 거나 뭔가를 요구할 때는 대부분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고 확인하고 싶어서 그런 거라고, 그러니 웬만하면 사랑스러운 눈길로 해주라고 하는데, 그 쪼그만 게 엄마의 사랑을 느끼고 싶어서 그런 거라니.. 마음이 울컥, 눈물이 핑 돌았다.
나도 가끔 남편이 품이 좋아서 또는 포옹은 기분을 좋고 편안하게 만들어 주니까 장난스럽게 남편 따라다니며 귀찮게 엉겨 붙고 하는 적이 많은데 이때의 내 마음이 꼬맹이의 마음과 같은 거였구나, 아이는 간절했겠지 싶었다.
아이들은 시간을 예측하는 시간 개념이 부족해서 잠깐이라는 게 얼마 정도의 시간인지 알지 못하니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알려주어야 한다는데 저자는 시곗바늘을 이용해서 알려준다던가 모래시계를 이용하라고 한다. 그래서 난 시계를 이용해봤는데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완전 신기방기했다. 물놀이를 좋아해서 항상 목욕시간이 너무 길어졌었는데 긴 바늘이 2에 가면 나오자고 하면서 아이가 시계를 볼 수 있게끔 놓아두었더니 아이가 먼저 나온다고 엄마를 불렀다, 와우. 모래시계도 잘만 이용하면 아주 효과를 톡톡히 볼 듯하다.
이래서 내가 육아책을 끊을 수가 없다. 다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읽으면 모르던 것들을 알게 되고, 나에게 엄마의 역할을 더 충실히 수행하게끔 해주는 자극제가 된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나. 이렇게 아이에 대한 마음이 말랑말랑하고 폭신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 도로 거칠거칠, 너덜너덜 해지니 다시 따뜻한 햇살이 될 수 있도록 나는 오늘도 육아책에 손을 내민다.
아이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엄마보다는 위로하고 공감해주는 엄마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