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문이 열리는 순간』에는 한국어 형용사의 섬세한 감각이 유난히 잘 드러나 있다. 외국인들에게 무언가를 설명할 때 그 미묘한차이를 설명하고 싶은데 우리나라 말의 그 느낌을 살리는 단어가 없을 때가 많다. 아..이 느낌 아닌데...설명할 단어가 없네그중 “고즈넉하다”라는 형용사를 이해하는 단어표현이 있을까? 이 단어는 한글의 우수성과 정서적 깊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단어다. ‘고요하다’나 ‘적막하다’와 달리, ‘고즈넉하다’에는 시간의 흐름과 정감이 함께 배어 있다. 단순히 소리가 사라진 공간이 아니라, 오래된 마을의 저녁 공기처럼 인간의 마음이 스며드는 정적을 담고 있다. 이 형용사는 ‘고요하다’에 비해 온도와 빛의 뉘앙스가 미묘하다. 고즈넉함 속에는 따뜻한 잔광이 있고, 외로움보다는 쉼에 가까운 감정이 있다. 한글의 음운 구조 또한 이 단어의 감각을 돋운다. ‘고즈’의 부드러운 유성음과 ‘넉’의 단단한 받침은, 마치 들숨과 날숨처럼 여운을 남긴다. 이처럼 한국어 형용사는 감각과 정서를 동시에 표현하는 언어적 예술이다. 찰나의 감정을 포착하면서도 철저히 구체적이다. 바람 한 줄기, 빛 한 조각에도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언어 — 그것이 한글의 우수성이다. ‘고즈넉하다’는 그중에서도 ‘조용함’이라는 단어로는 담아낼 수 없는 한국적 정서, 즉 소리와 마음이 함께 쉬어가는 순간의 언어라 할 수 있다.나는 책과.커피와 음악이 있는 찰나의 순간 ,그 고즈넉함을 오늘 맘껏 누렸다. 충전 완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