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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의 이름 - 보태니컬 아트와 함께하는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산탄 에이지 그림, 명다인 옮김 / 니들북 / 202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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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태니컬 아트와 함께하는 야채의 이름』은
우리가 늘 곁에 두고 먹어왔던 채소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해주는 책이다.
단순히 이름과 정보를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한 장 한 장 정성스럽게 그려낸 보태니컬 아트
일러스트가함께 어우러져 감각을 깨운다.
책장을 열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양파의 반투명한 껍질이다.
겹겹이 은은하게 겹쳐진 색감은
햇살에 비친 비단결처럼 보이며,
오래 들여다볼수록 숨은 결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당근은 땅속에서 막 뽑아낸 듯 잎맥까지 살아 있고,
가지는 자줏빛 표면 위에 맺힌 작은 윤광이
실물보다도 더 생생하다.
토마토는 수채화 물감이 종이에 스며드는 듯
번지는 붉은빛으로, 책장을 넘기는 순간
갓 익은 향이 퍼지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책을 통해 “우리가 먹는 부분이 뿌리인가, 줄기인가, 열매인가”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되고
양파, 가지 등 채소가 식물의 어느 부분인지 알려주고,
딸기가 야채로 분류되는 이유, 우엉의 소취 효과,
완두의 자가수분 방식 등 평소 잘 몰랐던
식물의 과학적 특성도 소개된다.
이런 내용이 그림과 함께 어우러져
단순한 그림책을 넘어 생물학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농부로서 흙 속에 씨앗을 심고 기다리는 인내,
일러스트 작가로서 작은 잎맥 하나까지 붙잡아내는 눈길,
그리고 에세이 작가로서 일상을 따뜻하게 기록하는 마음이
겹겹이 배어 있다.
시장을 걸으며 평범하게 스쳐 지나던 채소들이
책 속에서 본 빛깔과 질감으로 다시 살아나고,
부엌에서 손질할 때조차 작은 감상이 깃든다.
『보태니컬 아트와 함께하는 야채의 이름』은
평범한 야채를 예술과 과학, 추억으로 연결하는
감성적인 그림일기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