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르 봄볕 우르르 꽃잎 자음과모음 문해력 동시 3
이수경 지음, 김희진 그림 / 자음과모음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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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과 문해력이 조랑조랑 맺힌 말의 꽃밭에서
보르르 봄별 우르르 꽃잎은제목부터 시처럼 간질거린다.

이수경 시인이 지은 이 동시집은,
순우리말의 감칠맛을 한껏 살려
아이의 하루와 자연의 풍경을 조곤조곤 풀어낸다.
산골 마을 아이의 맑은 시선으로 엮인 시편들 속에는 보르르, 간들바람, 살피꽃밭, 사르르, 도란도란, 알록달록 같은 단어들이 말랑하게 피어난다.

이 말들은 단순히 예쁜 소리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언어는 감각의 창이며, 말맛은 곧 생각의 결을 드러낸다.

시인은 “조랑조랑 맺힌 말”이라는 표현처럼, 단어 하나에도 온기를 담아낸다. 어른에게는 잊힌 감성을 되살리고 아이에게는 언어의 뿌리를 가만히 쥐여준다.

우르르 쏟아지는 봄비 속에서 뛰노는 장면, 사르르 녹는 첫눈의 기억, 간들바람 타고 들리는 엄마의 노랫소리 같은 시어들은 동시를 읽는 동안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준다.

무엇보다 이 동시집은 감수성과 문해력을 동시에 기를 수 있는 귀한 책이다. 순우리말은 아이가 말을 감각적으로 이해하게 돕고, 말의 온도를 느끼게 해준다.

그 덕분에 글을 읽는 힘도 자연스럽게 자라난다. 살피꽃밭처럼 고운 단어들을 접하면서,
아이는 자연과 언어, 삶의 감정을 엮어내는 법을 배운다.

『보르르 봄별 우르르 꽃잎』은 말과 마음이 동시에 자라는 책이다. 봄날 마루에 누워 별을 세는 아이처럼,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도 말의 하늘을 올려다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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