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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리는 개 ㅣ 안온북스 사강 컬렉션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유진 옮김 / 안온북스 / 2023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엎드리는 개>는 읽기 힘들었다. 위축과 허세의 극단을 넘나드는 게레가 짜증스러웠고, 멸시와 비난과 애정의 가스라이팅으로 그런 게레를 이용하는 마리아가 싫었다.
이 인물들에게 언제쯤 정이 드려나 싶다가, 짧은 좋은 순간들이 스쳐 지나간 후 예정된 파멸에 이르며 이야기가 끝나버렸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죄다 힘 겨루기와 조롱하기에 몰두하고 있는 것도 견디기 어려웠다.
작가가 바라본 세상과 타인들과 스스로에 대한 조롱일까 비난일까 연민일까.
이 불쾌함에는 그들의 삶에 과장되어 표현된 여러 위악들이, 내 삶에도 미세먼지처럼 스며들어 있어서 겠지만, 오십이 되었을 때 그런 세상과 나 자신을 비웃기 보다는, 위선이라도 좋으니 친절과 배려, 사랑을 선택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