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없는 농담
김현민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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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했다! ‘SNL 작가의 코미디 이야기!’라는 말에 바로 서평단을 신청했다. ‘엄마 없는이라는 표현은 내 마음대로 인격 모독이나 비하 없는으로 해석해버렸다. 아니었다! 실제로 김현민 작가의 어머니가 위암으로 돌아가셨다. 그것도 이십 대 청춘의 맨 밑바닥에서. 이야기는 거기서 시작된다. 나는 부끄러움에 입술을 항문처럼 잔뜩 오무려 조인 채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다행인 지 작가는 아픈 이야기를 가벼운 농담으로 건넨다. 씁쓸하지만 이해가 되는, 슬프지만 웃음이 나는, 마치, 엉덩이에 털이 날 것 같은, 웬지 후기에서 구린내가 나는 듯 하지만 나는 작가처럼 프로 코미디 작가가 아니니 어쩔 수 없는 걸로책은 엄마 없는을 지나 농담에 인생을 거는 이야기로 나아간다. 점점 읽는 나도 편안하게 웃고 있다.

책은 눈물이 핑 돌다가, 웃기다가 한다. 그래서 헷갈린다. 이 둘이 별개의 사건인 지, 아니면 눈물이 날만큼 웃긴 건 지. 이것도 다 그의 의도인 건가? 소가 산을 오른다(소오름-). 그의 코미디 작가로서의 삶, 만담가(?)로서의 삶을 응원한다. 그의 어머니도 어디선가 그를 지켜보며 흐뭇하고 웃고 계시리라.  


#안온북스 #서평단 #엄마없는농담 #김현민

잘살고 있는 내 모습에 엄마는 안도할까. 나를 자랑스러워할까? 조금씩 엄마를 잊어가는 나는 불효자일까? 나는 엄마가 생각날 때마다 속으로 고해성사를 할 것이다. 그 소리가 우표 없는 편지처럼 그곳에 닿지 않을 지라도. 앞으로 잘살게요. 농담은 치유력이 있어서 상처가 깊은 사람도 꿋꿋이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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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최전선 - ‘왜’라고 묻고 ‘느낌’이 쓰게 하라
은유 지음 / 메멘토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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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주 미끄러운 입구인 책이다.

한 번 발을 들이면 미끄러지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책의 참고도서들을 결제한 자신을 발견한다.

내 이야기를 어떤 형태로든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함께 읽고 쓰는 모임을 찾아헤매다 결국 모임을 만들어 볼 생각이 한참인 자신을 발견한다.

아... 아득하다...

 

올드걸의 시집부터 열렬한 팬이 되어,

저자의 최근 글쓰기 수업을 찾아가 듣고,

글쓰기의 최전선을 보물 같이 아껴 읽은 내가

객관적인 글쓰기는 불가능한 것 같다.

 

다만 서른을 갓 넘긴 남자로 살며 만난 "글" 중에

저자의 글은 단연 소소하기로 으뜸이다.

 

딱 그 맥락에 있는 이 책은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확신의 글쓰기책도 아니고

촘촘한 첨삭이 있는 과외형 글쓰기책도 못된다.

 

다만 저자 본인의 글쓰기 수업이 오롯이 담겨 있다.

철학자 니체부터 젊은 시인 박준까지 저자의 배경은 어마무시하나

저자는 태연하고 저렴하게(정말 소소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준다.

(저자만 모르고 독자는 알게 되는 것은 저자의 글들도 누군가에게 '배경'이 된다는 것?)

그리고 "너도 읽고 쓰라"한다. 이왕이면 함께.

 

아,

저자의 글쓰기 수업은 다시 언제 열릴 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제는 웬만해선 듣기 어려운 인기강좌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도 같이 읽고 쓰는 모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저자의 참고도서의 일부와 고전들을 함께 읽고 싶기도 하지만

그보다 지금 내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함께 읽고 싶다.

 

글쓰기를 불러일으키는 글쓰기 책이니,

저자의 책은 저자의 성공으로 이어질 지는 모르나

적어도 독자(나)의 성공으로는 이어졌다.   

글은 삶을 배반하지 않는다. 그것이 글 쓰는 사람에게는 좌절의 지점이기도 하고 희망의 근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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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 질문 - 내 삶을 바꾸는 경이로운 힘, 개정판
바이런 케이티·스티븐 미첼 지음, 김윤 옮김 / 침묵의향기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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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게 진실인가요?

2. 당신은 그게 진실인지 확실히 알 수 있나요?

3. 그 생각을 생각할 때 당신은 어떻게 반응하나요?

4. 그 생각이 없다면, 당신은 누구일까요?

뒤바꿔보세요.

 

이 네 가지 질문으로 삶이 평안해진다?

믿기 어려웠지만 함께 심리상담 일을 하는 형의

강력한 추천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가장 간단하고 핵심적인 인지치료의 정수' 라더니

거짓말이 아니었다.

 

당시 대학에서 상담을 하고 있던 내게

이 책은 내 상담의 비장의 무기 중 하나가 되었다.

단순하고 정직하게 그리고 섬세하게

간단한듯 심오한 질문을 하고 내담자의 대답을 따라가는 가운데

많은 친구들이 '아!' 하는 경험을 했다.

 

솔직히 안 쉽다.

간단할수록 깊이와 정도를 조율하기가 까다롭다.

그러나 기억하고, 사용하라.

정직하게 네 가지 질문 앞에 서라.

성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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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의 뒷모습 어떤 날에 그림책 3
슬로보트 지음, 이수연 그림 / 어떤우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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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고릴라의 뒷모습, 슬로보트 글, 이수연 그림, 어떤우주

자꾸만 고릴라의 뒷모습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겹친다. 동물들의 얼굴에 내 얼굴이 겹친다. 삶을 견디고 있는 존재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슬픔이 차곡차곡 쌓인다. 연민으로 바라보아야지 다짐하면서도, 너무 빨리 나 중심으로 돌아오지 말아야지 싶어서 다시 슬픔의 곁에 머무르기로 한다. 너무 아름다운, 그만큼 아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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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제게 그 질문을 한 2만 번째 사람입니다 - 지치지 않는 페미의 대답
오혜민 지음 / 날(도서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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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제게그질문을한2만번째사람입니다 #오혜민

너무 쉽게 재밌게 읽히는 페미니즘 소개책이다. 건너 건너 페미니즘에 대한 소문만 듣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책.

최근 취미생활의 영역에서 예상보다 안 그럴 줄 알았던 사람들까지도 페미니즘을 싫어하는 걸 보고 1차 충격, 사랑하는 젊은 친구가 '그냥 나한테 손해 오는 건 싫어요'라고 하는 말에 2차 충격 받았는데 그들의 손에 꼭 쥐어주고 싶은 책이다.

성차별의 역사는 아주 길고, 상처는 지금도 깊다. 빈정 상하고, 조롱하고, 말싸움 거리로 하기에는 너무 아픈 주제다. 어머니를, 배우자를, 여자친구를, 딸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자들이 읽고 조금은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몰라도 괜찮았던 두려움들에 대해.

<출간 이벤트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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