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금 파리 여행 세계 문화가 보이는 찾기 그림책 6
베아트리스 베이용 지음, 이하나 옮김 / 베틀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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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아이가 세상은 넓고 보고 듣고 배울 것은 많다는 것을 잊지 않고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아이에게 여행책을 자주 읽어주었다. 그 중 아이와 나 둘 다 가장 만족하며 읽은 것이 베틀북의 <세계 문화가 보이는 찾기 그림책 > 시리즈였다. 그런데 이번에 신간, 그것도 2024년 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파리를 주제로한 여행책이 나온 것을 보고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파리와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을 함께 설명해 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아 바로 읽어보았다. 


*간결하지만 디테일한 설명

집중력이 약한 아이는 장황한 설명이 포함된 여행책을 쉽게 질려했다. 하지만 이 책은 설명이 모두 대화체로 되어 있어 아이의 흥미를 쉽게 끌었고 간결하면서도 구체적인 설명들이 포함되어 있어 정말 파리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집중력을 길러주는 숨은그림찾기

6살이 되면서 일반 그림책을 보고도 숨은그림찾기 놀이를 하는 아이에게 이 책은 최고의 놀이감이 되어 주었다. 게다가 숨은 그림을 하나씩 찾는 동안 그림을 꼼꼼히 보면서 파리 사람들의 모습, 도로, 건물, 교통수단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 책이 더 유용하게 느껴졌다. 


*친구가 된 오피에와 가족들

<세계 문화가 보이는 찾기 그림책 > 시리즈를 쭉 봐 온 아이는 이제 책에 나오는 가족들이 너무나 익숙해진 것 같다. "오피에가 이번에는 파리에 간 거야?"라며 마치 친구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듯 말하는 아이의 모습도 재미있었지만 파리 책을 보면서 '지난 번에 아마존에서는~ 중국 축제에 갔을 때는~'이라며 이전 책들도 줄줄이  말하는 걸 보니 이 시리즈를 쭉 보여주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 실제 파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하루 정도는 이 책을 보며 아이에게 가고 싶은 곳에 대한 여행 계획을 짜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다가오는 올림픽이 열리는 도시에 대해 아이와 미리 대화할 수 있어 좋았다. 다음엔 또 어떤 책으로 시리즈가 이어질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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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다는 아니에요
미바.조쉬 프리기 지음 / 우드파크픽처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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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드파크 픽처북스의 책들은 웃지 않는 예쁜 아이 같다. 미바 작가의 사랑스러운 그림은 사람들의 시선을 쉽게 끌어당긴다. 하지만 겉모습에 이끌려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가본 사람들은 흠칫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 발 더 가까워져야 보이는 눈물 그득한 아이의 눈을 책 속에서 발견하게 될 테니까.


티 없는 눈밭의 하얀색, 부드러운 하늘색, 거기에 사랑스러운 분홍색 제목까지 더해져 마치 표지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지금은 슬프겠지만 그게 다는 아니에요.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이미 우드파크 픽처북스의 책을 여러 권 접해본 나로서는 시린 눈 밭 위에 서서 높고 메마른 산을 마주한 두 사람에 더욱 시선이 갔다. 그리고 생각했다. 분명 저 두 사람이 느끼고 있을 매서운 추위, 그리고 눈앞에 닥친 두려움과 지금껏 지나온 슬픔이 이 책에 담겨 있을 거라고.


이 책은 두 사람의 어린 시절과 가족, 사랑과 이별, 추억과 상실, 그리고 셀린과 엘라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늘 궁금했다. 왜 셀린과 엘라였는지, 작가들의 이야기가 책 속에 얼마나 녹아 있는지, 인물들을 공감해 내는데 작가들의 삶은 어떻게 관여했는지... 책을 읽는 내내 두 작가와 카페에 앉아 조용하고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그 대답을 들은 기분이었다. 요즘은 사람들이 진지해지는 것을 꺼린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그래서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 중에서도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눌 사람은 많지가 않다. 깊은 이야기에는 늘 슬픔이 묻어 있어 그런가 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서로의 모자람이 드러나더라도 마음 놓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이 그립다. 이 책을 읽으며 들었던 두 사람의 이야기는 행복한 순간조차 조금은 슬펐지만 그럼에도 기꺼이 반가웠다. 


46p. 우리는 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랑을 하는가. 


​"책을 읽는 게 좋아요." 

나를 정의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이라 생각했지만 늘 취미, 취향의 영역이라 생각했다. 이야기를, 그리고 책을 만드는 것이 사랑이라 말하는 작가의 글은 마치 오래된 친구라 생각한 누군가를 사실 내가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타인의 말처럼 느껴졌다. 

"맞아요. 단순히 좋아하는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것들이 있어요. 왜 좋아하냐고 물으면 대답할 수 없지만 내 삶의 끝에서 '의미'라는 것을 찾는다면 분명 글을 읽고 쓰는 것에서 그 답을 찾을 것 같아요."라고 나는 속으로 답했다. 

어릴 때 미래란 항상 희망이었다. 더 크면, 나중에는, 그때가 되면...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미래가 '끝'으로 느껴진다. 나이가 들수록 오늘은 금세 과거가 되고 미래는 더 급히 현재가 된다. 사랑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는 작가의 말이 나를 응원하는 것 같다. 용기를 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마음이 조금 더 조급해졌다.


67p. 니오.


보자마자 반려동물의 이름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뒷이야기를 읽기 전 한숨을 쉬며 눈을 감았다. 내 눈물샘은 반려동물 이야기에 늘 격하게 반응한다. 눈을 감고 생각했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동안 얼마나 울게 될까. 내일 눈이 부으면 안 되는 일이 있나. 

저자는 덤덤해지는 것이 두려워 니오를 떠나보낸 슬픔과 고통을 흘려보내지 않는다. 또다시 아이의 얼굴이 떠오른다. 흘러내리지 않고 찰랑거리며 담겨 있는 그 아이의 눈 역시. 

빛을 따라간 니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작가들은 이 책 전반에 걸쳐 우리가 잃고 있는 것들에 대한 연민을 담아낸다. 아버지의 얇아진 입술, 어린 시절 눈 내리는 날, 돌아가신 할머니와 건강했던 부모님과의 추억...

연민은 슬프지만 늘 다정하다. 저자들이 세상을 얼마나 다정하게 바라보는지 그 따스함은 이 책의 마지막 장까지 잔뜩 묻어난다. 


135p. 우리는 막연한 두려움을 한 겹씩 벗겨내며 함께 걸어갈 것이다. 그럴 수 있을 것이다. 


글을 다 읽고 다시 표지를 보았다. 여전히 높은 산을 눈앞에 두고 있는 두 사람이 보인다. 한 사람은 서 있고 한 사람은 앉아 있다. 자세히 보아도 뭘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생각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어쩌면 신발 끈을 고쳐매고 있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셀린과 엘라가 '오랫동안 행복했다'라고 생각할 만큼 순수하진 않지만 막연한 두려움을 한 겹씩 벗겨내며 함께 걷겠다는 미바 작가의 말이 그들의 약속처럼 느껴졌다. 두려움을 앞에 두고 이번에도 서글프겠지만 몇 번이고 울겠지만 결국은 저 산을 넘어가야 한다는 걸 알기에 마음을 다 잡고 있는 게 아닐까?


예쁜 얼굴로 판단되기 쉬운 책이지만 이 표지에 눈길을 주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그게 다는 아니에요." 

무언가에 진심인 사람들은 티가 난다. 그래서 응원하고 싶다. 

두 작가가 닿게 될 자신들만의 미래에도 신발을 고쳐 신을 수 있는 평지가 자주 나타나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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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흐르는 대로 - 삶이 흔들릴 때 우리가 바라봐야 할 단 한 가지
지나영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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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흐르는 대로 살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지만 과연 정말 그래도 될까?
이 책은 남들과 다른 길, 계획에 없던 길이지만 자신을 믿고 걸어간 사람의 삶이 얼마나 내적 성장과 풍요로 차 있는지를 보여준다. 진짜 내 삶을 살아봐야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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