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칭찬하는 법 꾸짖는 법 - 긍정적 사고를 키우는
하마오 미노루 지음, 이민영 옮김 / 비즈니스세상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육아나 자녀 교육 관련 도서를 너무 많이 읽어 와서 인지, 솔직히 처음 이 책을 보고선 별 느낌이 없었다. 혹하고 빠져들 어떤 성공사례를 보여주는 책도 아닌데다가, 그냥 할아버지뻘 되는 분이 잔잔히 어쩌면 뻔한 이야기들을 짧막짧막 나열하고 있을 뿐이라 생각했다. 저자의 특이한 점이라면 일본에서 동궁 시종으로 오랜 시간 일하며 왕족을 최측근에서 모셨다는 경험 정도였다. 간혹 이야기 중에 일본의 전 천황인 쇼와 천황, 현 아키히토 천황, 히로노미야 황태자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예로 들기도 했기 때문이다. 촤라락 읽어 보는데, 한 두 시간이면 충분한 책이라 별 할 말이 없었던 책이었기에 한 번 훑어 보고는 한쪽에 밀어 놓았었다.

 

한 2주만에 다시 책을 들고 한장 한장 넘겨보는데, 이번엔 어쩐 일인지 한 구절, 한 구절 눈에 들어오는 말들이 있었다. 그간 내 생활이나 심리적으로 변화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소제목 하나하나가 가슴에 들어와 조로록 박히는 것을 느꼈다. 희한한 일이다. 눈을 감고 의자를 뒤로 주욱 젖히고 가만 생각해 보니, 지난 번 한 번 후루룩 읽은 후에 별거 없네 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책 속의 한 마디 한 마디를 지금까지 염두에 두고 늘 되새김질 했음을 깨달았다. 간혹 이런 일이 있긴 한데, 이 책을 두고 이런 경험을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었다.

 

이 책은 제목엔 ' 긍정적 사고를 키우는 아이를 칭찬하는 법 꾸짖는 법'이지만, 자녀교육 전반에 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칭찬하는 법, 꾸짖는 법에 관한 이야기는 6가지 파트 중 한 파트이다. 

 

<1. 부모와 아이의 관계는 정말 단절되었나> 에서는 부모와 아이 사이에 단절이 없으려면 혹은 극복하려면 부모가 동심과 순수한 마음을 되찾고 아이 눈높이에 맞추되, 어른이 되어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길 권한다.

<2. 글의 꽃다발을 갖고 있나?> 에서는 어른이 되어 하지 않는 일들을 지적하며, 부모가 먼저 좋은 글을 읽고 , 멋진 글을 만나면 써두고, 진지하게 쓰며, 명상을 하며 자신을 항상 돌아보며 살라고 이야기한다. 아이에게 잔소리 할 것을 부모가 먼저 실천해 보이라는 이야기다.

<3. 꾸짖기와 칭찬하기>에서는 기본적으로 보답을 바라지 않는 사랑을 가지고, 아이는 하늘이 준 선물임을 강조한다. 꾸짖을 때는 부모가 원칙과 신념을 가져야 하고, 늘 아이의 장점을 발견하고 칭찬을 아끼지 말라고 이야기 한다.

 

꾸짖을 때는 용기 있게 꾸짖어야 한다. 다만 조심해야 할 것은 '꾸짖는 것'과 '화를 내는 것'을 구별해야 한다. 나쁜 일을 했으면 당연히 꾸짖어야 하고 화를 내서는 안 된다. 화를 낸다는 것은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다. p.90

따끔하게 꾸짖고 깔끔하게 잊어라, 엄마의 경우는 어떨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너무 오래 꾸짖는다. 보통 먼저 서론부터 시작한다. 머리말부터 시작해서 중간에 등장인물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꾸중을 듣는 아이는 물론 엄마도 뭐가 뭔지 모르게 된다. 따라서 먼저 결론을 확실하게 이야기하는 편이 좋다. p.92

또 하나 엄마들의 특징은 집요하다는 점이다. 2년 전의 일도 들춰가면서 이야기한다. 하지만 아이의 기억에는 이미 없는 일이다. 따라서 조금 전의 일이나 어제 일을 말해도 소용없다. 아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잘못한 그 자리에서 따끔하게 꾸짖어야 한다. 그리고 충분히 꾸짖고 나서는 깔끔하게 잊어라, 이 부분은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p.92-93

 

교육, 에듀케이션(Education)이라는 말의 어원은 '그 곳에서 이끌어 낸다.'이다. 즉 교육이란, 아이 안에 존재하는 재능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p.96

우리도 그렇다. '너라면 할 수 있어.', '너라면 분명히 해낼 거야.' 라는 말을 들으면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일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p.99

"잘 할 수 있어, 차분히 하렴. 엄마가 기다릴게." 라고 말하자. p.101

 

<4. 예의 바른 아이로 키워라>에서는 아이에게 강한 의지를 키워주라고 이야기 하는데, 기본은 역시 부모가 먼저 실천하여 눈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5. 반항기의 아이에게> 에서는 아이와 짧은 시간을 함께 하더라도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데, 온 마음을 다하라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부모가 원하지 않는 일을 아이가 할 때에는 하지 말라고 하기 보다 그 보다 더 나은 것이 있음을 알려주라고 충고한다.

 

'엄마는 나를 전혀 몰라, 알려고도 하지 않잖아!'

아이는 이렇게 느낄 때 부모에게 가장 많이 반항한다. 해결이 안 될 수도 있고 완전한 해답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부모가 아이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세만으로도 아이는 충분히 기쁠 것이다. 아이가 '아빠 엄마가 정말 나를 깊이 생각하는 구나, 사랑하는 구나.' 하고 깨닫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p.149

 

<6.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까?>에서는 80%의 엄마들이 자신의 인격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으로 부모를 선택했다고 한다. 5% 밖에 안되는 교사보다 부모의 영향력이 월등히 크다는 뜻이기에 부모의 신념이나 행동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아이에게 적성에 맞는 길을 가게 할 것과 국어를 가장 기본적으로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요즘 엄마들은 너무 머리가 좋고 똑똑해서 오히려 아이들의 성장을 막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하고 '머리 좋은 엄마가 되어 머리 나쁜 척하라'고 이야기 하는데, 이 한 마디가 나는 가장 강하게 와 닿았다. 나를 비롯한 요즘 엄마들은 고학력에 나름 공부해본 경험이며 경력이 상당해서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더 업그레이드 된 나름의 커리큘럼은 물론 세세한 부분까지 자신의 생각대로 아이를 이끌려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합리적이고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아이를 이끈다는 점에서 장점이 되는 건 당연하지만, 한 편 아이의 자기주도성이나 스스로 찾고 성취해 가는 재미를 빼앗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경계해야 함을 따끔하게 지적해 주어서 뜨끔하면서도 좋았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정말 종합예술 같다. 더 키워봐야 알겠지만, 내가 잠시 타성에 젖거나 순간을 놓쳐도 아이에겐 그대로 영향이 미치는 걸 매일 보게 된다. 늘 아쉽고, 늘 안타깝고, 늘 반성하며, 늘 내일을 기약한다. 제발 이 엄마가 성장하는 속도에 맞추어 아이들이 자라주기를...., 내가 깨치고 거듭나기 전에 아이들이 앞서가서 내게 엄마로서 실망하지 않기를... 어줍잖고도 비겁한 기도도 해 본다.

 

이 책에선 한 마디 한 마디 꼭 필요하고 맞는 말들을 읽기 편한 분량으로 하고 있다.

제목만 주욱 읽어도 부모에겐 꼭 필요한 이야기들이다. 당연한 이야기 들이다.

읽어볼 만 하다. 하지만, 자녀교육서를 10권 이상 읽었다면 패스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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