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게 사는 법
고미 타로 지음, 강방화 옮김 / 한림출판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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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타로는 아이책을 통해 익히 알고 있는 작가였다.

시공주니어에서 펴낸

저리비켜, 작은 새야 노래해,혼자서는 위험해, 나하고 놀자, 누군가가 있나봐

이렇게 다섯 권이 책장에 보이는군요.

특별히 배경을 그리지 않고, 그림이 간결하고, 글자가 별로 없으면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잔잔한 반전까지 있는 영아시기부터 다섯 살이 된 지금까지도 재미있어 하며 다시보고 다시 보고 하는 책들이지요.

 

고미타로가 이번엔 어른들까지 볼 수 있는 그림책을 내놓았군요.

 

똑똑하게 사는 법이라...

 

33가지 주제에 대해 고미타로식 사고방식을 재치있게 전하는 것이

몇 년전 아주 유행했던 '광수생각'을 떠 올리게 합니다.

 

잠을 제대로 자는 법, 홈런을 제대로 치는 법, 고양이를 제대로 기르는 법, 도시락을 제대로 싸는 법, 허수아비를 제대로 만드는 법.세우는 법..... 등 많은 주제에 대해 똑똑하게 사는 법을 이야기합니다만, 방법들에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제시되는 것이  '배려'입니다.

가족을, 이웃을,친구를 , 애완동물을,나무를 ,새를, 생선까지도.. 배려하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매사에 접근하기를 이야기합니다.

그 외에도 무엇이든 지나치지 말 것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고미타로식 귀여운 그림에, 잔잔하면서도 필요한 이야기를 더해 편하게 읽으면서도 한 주제 끝날 때마다 의미있는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그림책.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33가지 이야기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연을 제대로 날리는 법'이었는데,

1. 처음에는 이만큼도 꽤 어려웠는데,

 

2. 실력이 붙었다고 금방 욕심을 내서

 

3. 괴상야릇한 연이나

 

4. 이렇게 터무니없이 큰 연을 날리는 것은 제대로 된 연날리기라고 할 수 없어요.

 

5. 연날리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내가 날고 싶지만 연이 대신 날아 준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거예요.

그렇다면 이 정도로 겸손해야 합니다.

 

6. 물론 스스로 날 수 있는 사람은 연을 날릴 필요가 없습니다.

   이 때 실을 어떻게 감을지는 고민해 주세요.

 

4번 장면에서 일본국기가 그려진 연을 날리는데, 그 일본 국기가 흰 바탕에 붉은 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붉은 원에서 사방으로 붉은 빛이 뻗어나가는 그림입니다. 일본이 자신감을 표현할 때 주로 쓰는 그 일장기 그림이죠.

여기서 드는 생각이 일본이 아시아 혹은 세계를 상대로 지나치게 오버하는 모습을 빗댄게 아닐까하는 겁니다.

고미타로의 의도였을지, 아님 저의 오버해석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생각을 하며 저는 무릎을 치며 읽었습니다.

 

 

이 책이 4-6세 유아 그림책이라고 분류되어 있는데, 우리 나이로 5세(만3세)인 딸아이와 함께 읽어 본 결과 그 나이의 아이가 이해하기에 좀 어려운 이야기도 더러 있습니다.

작가가 전하려고 하는 주된 생각을 풀어쓴 글로 전하지 않고 함축된 여운으로 남긴 부분에 대해서 이 나이의 아이들이 읽고 어른들처럼 뭔가 느낀듯 흐뭇하게 웃긴 힘듭니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읽는 다면 한 꼭지 끝날 때마다 아주 많은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아이에게 읽어주기만 한다면 아이는 그림은 재미있지만, '엄마는 왜 웃지?'하며 이상하게 여길지도 모릅니다.

 

아이는 '리본을 제대로 묶는 법'을 가장 좋아했는데, 한 편 한 편 곱씹으며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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