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내일도 귀여울 거니까 - 뾰롱 에세이
김진솔 지음 / Storehouse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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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검은 눈동자와 부끄러운듯 붉어진 귀여운 볼까지 이 책을 만나는 딱 그 순간, 아무 말이 필요없어진다. 진심 귀엽다는 말은 이런 때 쓰라고 있는 말인가 보다. 우울하던 기분이 순간 날아가 버린다. 존재 자체만으로 귀여운 노랑 병아리가 일상에 지친 나를 토닥인다. 귀여운 그림으로 한번, 짧지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문장으로 또 한번, 땅굴을 파고 들어가고 있던 나를 따뜻한 세상으로 이끈다. 세상 뭐 별거 있나,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모레도 나는 귀여울테니까! 우울함 따위는 저멀리 던져버려야 겠다.

요즘 여러면에서 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족을 비롯한 직장 동료까지,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인 탓에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관계'라는 매커니즘에 부쩍 피로를 느낀다. 그리고 그 피로는 거의 대부분 '내가 이상한 탓이다'라는 결론에 이르고 한없이 작아지곤 한다.

쓸데없이 우울한 생각이 깊어지고 있을 때 만난 뾰롱이의 위로가 - 살짝 거창하게 포장하면 - 다시 리셋할 용기를 준다고나 할까. 직전의 우울함은 덮고,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준다.

보통의 일상은, 무인도에서 혼자 사는 삶이 아닌이상 여러부류의 사람들을 만나야하고, 그에 따른 복잡한 관계속에서 불필요한 감정의 소모와 상처에 무방비로 노출되곤 한다. 단단해져 있다고 스스로를 정의하지만 단단해지고 싶은 바램일 뿐이다. 훅 치고 들어오는 무심한 일상의 파편들로 인해 깊은 상처를 반복한다.

"괜찮아! 내일도 귀여울꺼니까" 다 괜찮다, 내 잘못이 아니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사고의 피해자일 뿐이다라고 토닥이는 노란병아리 뾰롱이의 위로가 정답이 아닐지라도 ' 그럴 수도 있었겠다'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내일은 또 다시 평범하게 시작할 수 있겠두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아이들의 그늘이 돼야 할 나이지만 여전히 부모님의 그늘이 그립고, 후배들을 토닥여줘야할 위치지만 그들의 실수가 달갑지 않은 철없는 선배인 나에게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괜찮다고 말해준다.

가끔은 에너지가 방전되서 더이상 한걸음도 내딛고 싶지 않은 때가 생긴다. 에너지가 방전되서 땅굴을 파고 있을 때, 내편이라고 여겨지는 누군가가 아무말 없이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곤 하는데 가을 볕과 함께 읽었던 뾰롱이의 위로가 내편이라고 여겨지는 시간이 되어준다. 덕분에 나는 내일도 힘차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에너지를 충전했다.

[문화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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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도 휴가가 필요해서
아리(임현경) 지음 / 북튼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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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여자니까' '엄마니까' '어른이니까'라며 나를 제한하지 않았다. 대신 내 삶을 찾으라 했고, 꿈꾸라 했다. 무엇보다 네 행복이 우선이라 했다." (p.51)​


'결혼' 이라는 단어는 반짝이는 설레임과 벗어날 수 없는 구속이라는 극단적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풋풋한 연인으로 시작해서 한시라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에 결혼이라는 제도안에 안착하지만, 제도안에 발을 내딪는 순간 수많은 의무와 함께 나 보다 우선되도록 강요되는 것들은 많아진다. 특히나 가부장적인 유교사상이 뿌리 깊게 내려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결혼이라는 제도안의 대부분의 의무를 '여자'에게 지운다. 태어나서는 아버지를 따르고, 결혼해서는 남편을 따르고 심지어 남편이 죽으면 아들을 따르라는 어이없는 '삼종지도'라는 설레발과 함께 말이다.


돈버는 일과 집안 일로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하더라도, 아직도 여성의 몫으로 여겨지는 가사 또한 노동의 대가가 필요한 일이다. 하물로 대다수가 맞벌이를 하고 있는 요즘에야 가사를 여성의 몫으로 남겨두는 관습은 반드시 없어져야 하는 잘못된 관습이라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에도 휴가가 필요해서" 제목이 참 마음에 든다. 여전히 여성의 입장에서 다뤄지고 있지만, 결혼의 주체가 되는 양 당사자에게 모두 필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하물며 나를 낳고 길러주신 부모님과도 어느 정도의 거리가 필요한데, 적어도 20년 이상, 길게는 30~40년을 따로 살아오던 타인이 각자의 영역을 합하는 일인데 아무일도 없이 순탄할수는 없는게 당연한 일인듯 하다.


너무나 부러웠던 용기 있는 저자의 4년간의 결혼 휴가지는 발리의 우붓이다. 디지털노마드가 가능한 번역일과 용기가 결합되어 최상의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그녀의 직업 또한 부러워진다. 꼬박꼬박 출근 전쟁을 치뤄야하는 나에게는 퇴사와 함께 아니고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 더 많이 부러웠는지도 모르겠다. 화려한 휴양지로 알고 있던 발리의 고즈넉한 우붓은 예술인의 마을로 불리는 곳이다. 잘모르는 나조차도 휴가지로 우붓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만큼 매력적인 곳이다. '그럼, 쉬세요~'로 마무리하는 대화와 카우치 쇼퍼들의 성지로 여겨지는 개방감 등 훌쩍 떠나온 이방인도 너른 마음으로 품어줄것 같은 곳이랄까... 우붓은 나에게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그럼, 쉬세요.' 처음 우붓에 살기 시작했을 때 가장 신선했던 말이었다. 쉬란다. 어느 누구도 나에게 열심히 노력하라고, 시간 낭비 하지 말라고 강요하지 않았다. 노느니 뭐라도 하라는 말도, 지금 놀면 나중에 고생한다는 말도 없었다." (p.135)​


꼭 우붓이 아니더라도, 긴 시간이 아니더라도, 스스로에게 인색한 나에게 결혼과 일상으로의 휴가를 주고 싶어지는 시간이었다. 오롯이 나를 위해서, 나만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선물을 주고 싶다.


#결혼에도휴가가필요해서, #아리, #책과콩나무, #서평단, #에세이, #북튼, #발리우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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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이기적 컴퓨터활용능력 1급 필기 최신문제집 (별책-정답 및 해설) - 무료 동영상 강의 & CBT 온라인 모의고사 제공 2021 이기적 컴퓨터활용능력
홍태성.영진정보연구소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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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함수와 시각적임 효과를 극대화 해주는 그래프, 그리고 효율적 데이터 추출이 가능한 피벗테이블까지 엑셀은 숨겨진 기능만 잘 활용해도 야근시간을 빠르게 단축시킬 수 있는 보석같은 오피스 프로그램중 하나다. 실전과 시험은 다른 영역인것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어지간한 기능을 다 활용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던 내게 생각보다 어려운 컴활 모의고사 문제는 극강의 좌절을 안겨준다. OTL


얼마전 컴활1급 필기시험에서 똑 떨어지고 와서 '엄마, 컴활1급은 그냥 셤이 아니야'라며 너스레를 떠는 아이에게 약간의 자극도 주고 엄마의 실력을 자랑도 할겸 실전의 경험으로 가볍게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했던 나의 욕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너무나 어렵다. 기왕지사 자격증을 따보기로 마음 먹은 길에 아이와 함께 컴활 공부를 해보기로 한다.


영진닷컴의 이기적 시리즈중 하나인 '컴퓨터활용능력 1급 필기 최신 문제집'은 풍부한 기출문제와 모의고사 문제를 수록하고 있다. 덕분에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충분히 접하고 시험에 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빈출문제와 핵심이론 등을 통해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을 뿐만아니라, 무료동영상 강의를 통해 책만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2021년 출제기준을 반영하여 이기적(?)으로 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하는 수험서라 할 수 있다.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시험은 깊이 있는 공부보다는 넓게, 유형화된 패턴을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적화된 수험서라는 것을 입증하듯 핵심이론 point 148선을 시작으로 실습을 통해 익히는 엑셀&엑세스의 주요기능을 거쳐, 빈출문제 120선, 난이도 등급을 알아볼 수 있는 모의고사와 최신기출문제로 구성되어 있는 이기적 컴활 수험서는 유형화된 패턴을 익히는데 최고라 할만하다.


요즘 아이들이야 익숙한 시험방식이겠지만 나처럼 아주 살짝 나이가 있는 수험생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시험방식인 CBT(Computer Based Test)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체험기회를 제공하여 실전테스트까지 해볼 수 있도록 하는 원스톱 수험서라 더 흡족했다.


#이기적컴퓨터활용능력필기1급 #영진닷컴 #홍태성 #책과콩나무 #서평단 #컴활 #이기적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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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트
아네 카트리네 보만 지음, 이세진 옮김 / 그러나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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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다 늦은 건 아니에요. 아가트. 아니고말고요. 나는 인생이 우리가 해야만 하는 선택들의 기나긴 연속이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그 선택의 책임을 거부할 때만 그것이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되어버리죠." (p.62)​


오랜만에 만난 잔잔하고 평온한 글이다. 72세, 은퇴를 5개월 앞둔 노의사는 자신에게 남은 상담 800회를 거꾸로 세어가며 지리한 일상을 살아낸다. 긴 시간 다양한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을 하고 있으나 진심을 다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는 않았다. 때로는 무의미한 추임새로 일관하거나, 환자의 이야기는 뒤로한 채 그림 그림그리는 일에 집중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일상이 무료하다. 마음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그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정작 치료가 필요한 건 자신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세상과 단절되어 있는 삶속에서 더 깊은 세상으로의 단절을 기다린다. 5개월, 22주, 800회의 상담을 세어가며...


은퇴만을 기다리고 있는 그에게 치료받기를 주장하는 아가트가 등장하고 그는 반복되는 아가트와의 상담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되고 싶었던 사람이 되는 방법을 찾고 싶은 아가트와 그녀와의 상담속에서 세상과의 단절을 깨고 한걸음씩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는 노의사. 껍질을 깨고 싶어하는 아가트의 몸부림에서 자신을 찾게 되고, 어느 순간 더이상 남은 상담횟수를 세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부모님에게 물려받아 살기 시작했던 - 가구를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것들이 부모님이 쓰시던 물건들이다 - 낡은 집을 정리하고, 사소한 관심 조차 나누지 않았던 비서 쉬리그 부인의 집에 꽃을 들고 방문하기도 한다. 말기 암으로 투병중인 쉬리그부인의 남편 토마에게 용기를 전하고, 그의 장례식장에서는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기대어 그가 세상을 두고 떠났음을 슬퍼하기도 한다.


아가트에서 느끼던 계피향을 쫓아 풍미 가득한 케잌을 구워 사과의 마음을 담아 벽하나를 사이에 둔 남자에게 전하며 안도감을 느낀다. 늙은 노의사의 하루하루가 특별한 환자 아가트를 만나 흑백으로 가득찼던 일상이 담백한 수채화가 되어간다. 아직은 세상과 단절되고 싶지 않음이리라.


귀머거리, 벙어리인 것조차 모르고 살았던 이웃의 남자에게 자신의 무심함을 사과하기 위한 케잌을 굽는 장면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아가트의 손에 이끌려 세상으로 뚜벅뚜벅 걸어나어는 노의사의 일상을 응원하게 된다.

"같이 들어가실래요? 아니면 어떻게 할까요?"(p.158)

#아가트 #아네카트리네보만 #그러나 #이세진 #책과콩나무 #서평단 #심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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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렌드
미셸 프란시스 지음, 이진 옮김 / 크로스로드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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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집착의 경계는 당사자들에게 언제나 불분명하다." (p.501)​


마지막 장을 넘긴 독자로서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정에 대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들만 둘을 둔 엄마로서) '아들에 대한 엄마의 애정을 가장한 집착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라고 말하고 싶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 특히나 가부장적인 우리의 문화안에서 각별한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아들의 여자친구와 엄마의 갈등을 극단적인 요소를 부재료로 담아 사실적으로 그려낸 스토리였다.


로맨틱한 제목 아래 숨겨진 섬뜩한 스릴러. 진부한 클리셰로 예상되는 전개에도 불구하고, 책장 넘기기를 멈출 수 없다.


남편의 소홀함이 아쉽지만 만족스러운 직장과 충분한 재력 그리고 완벽한 아들을 가진 드라마 제작자 로라. 그녀의 완벽한 아들 대니얼에게 여자친구가 생기기 전까지는 전혀 부족함이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남편의 감춰지지 않는 외도 조차 그녀의 행복에 흠집을 내지는 못했다. 그녀에게는 너무도 사랑스럽고 완벽한 아들 대니얼만이 그녀의 인생에 빛을 가져다 줄 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전부였던 아들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 만난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대니얼의 모든 신경은 여자친구 체리를 향해있다. 점점 멀어져가는 아들을 붙잡아 두고 싶은 마음과 아들의 여자친구를 인정해야하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는 로라. 하지만, 아들의 여자친구를 가족으로 받아 들이고 싶지만, 아들을 보호하고 싶은 엄마 로라에게 체리는 어딘지 모르게 불길하다. 석연치 않은 불길함을 해소하고 싶은 로라는 대니얼과 체리를 파리의 별장으로 초대하고, 대니얼을 사이에 둔 로라와 체리의 갈등은 갈수록 깊어지기만 한다.


한편,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체리는 순수하지 못한 마음으로 대니얼에게 접근하고,,, 그녀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로라에 대한 복수를 계획한다. 치밀하고 교묘한 방법으로 피해자를 가장한채 로라에게서 대니얼을 빼앗는다. 로라와 대니얼을 조금도 나누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로라의 생일에 맞춰 휴가를 떠나고, 그곳에서 불의의 사고를 만난다.


대니얼을 사이에 두고 벌이는 두 여자의 집착은 돌이킬 수 없는 거짓을 부르고,,, 로라와 체리의 집착은 파국을 향해 달려간다. 가난하지만 똑똑하고 욕심 많은 악녀 체리를 아들에 대한 집착이외에는 일말의 독기조차 없는 평범한 엄마 로라가 버텨낼 재간이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체리의 완승으로 마무리될것 같은 싸움은 반전의 결말을 남기고 끝낸다.


연휴기간중 욕하면서 보는 막장 아침드라마를 정주행한 듯한 느낌으로 읽어내려간 책이었다. 진부하지만 심리스릴러의 매력을 담뿍 느낄 수 있는 끝내주는 타임킬링용 소설책이었다.

#걸프렌드 #미셀프란시스 #이진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심리스릴러 #엄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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