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가, 나의 악마
조예 스테이지 지음, 이수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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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결혼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미니미 같은 아이를 원하게 되지만, 다시 생각해도 부모가 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심지어 아이가 평범한 아이가 아니라면 부모로서의 죄책감과 자괴감은 더 많아 질 수 밖에 없다. 사랑스러운 나의 아이가 평범하지 않다면, 어쩌면 가면을 쓰고 있는 사이코패스일지도 모른다면,,, 나라면,,, 도저히 정상적인 일상을 계속할 수 없을 것이다. 아이를 지켜야한다는 현실을 망각한 채 두려움속에서 내가 먼저 미쳐버릴지도 모르겠다.


협소건축으로 촉망받고 있는 유능한 건축가 알렉스와 지금은 전업주부지만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의 재능이 탁월한 수제트 그리고 그들의 사랑스러운 딸 해나. 너무나 완벽해 보이는 가족이지만 일곱살이 되도록 말도 하지 않고, 이상행동을 하는 해나 때문에 평화로운 가족의 일상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딸 아이는 별난 방식으로 부모를 가지고 게임을 하고 있었다. 부모를 망가뜨리고 있었다. 가학적 목적으로 부모를 교묘히 조정하고 있었다." (p. 57)​


해나는 아빠를 독차지하고 싶은 순수한 마음으로 인한 질투 때문인지 아빠에게는 너무나 작고 사랑스럽운 천사 릴리 굼만, 다람쥐 같은 딸이다. 하지만, 하루종일 같이 있어야하는 엄마 수제트에게는 상상할 수도 없는 악행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작은 악마일 뿐이다. 세싱과 언어로의 소통을 거부하던 작은 악마가 처음으로 한 말은 수제트를 경악으로 몰아넣고, 천사와 아마의 두 얼굴을 하고 있는 해나 덕분에 하루종일 아이의 악행을 겪어야하는 엄마는 이상한 사람이 되곤 한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엄마와 여전히 그녀를 괴롭히고 있는 크론병 때문에 평범하지 않은 어린시절을 보낸 수제트는 완벽한 엄마에 대한 강박을 갖고 있지만 폭력적인 해나와의 시간이 계속 될수록 완벽한 엄마가 되지못한 죄책감 보다는 해나에 대한 두려움만 커져간다. 천사 같은 작은 악마가 이제 곧 자신을 죽일 수도 있다는 공포감에 휩싸이고,,, 작은 악마로부터 자신을 지켜야한다. 일곱 살 작은 아이의 악행은 엄마를 공포로 몰아넣을 만큼 교활하고 치밀하다.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아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야 하는 것일까. 교차된 시선으로 서로를 타겟으로 하는 해나와 수제트의 게임을 가장한 숨막히는 신경전은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에 의문을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엄마와 어린 딸이 서로에 대해 관찰하는 듯 교차된 시선은 빨려들어갈 것 같은 몰입감을 선물한다.

"사랑을 보답해주지 않는 상대에게 끝없는 사랑을 쏟아 붓기란 어렵다. 영원히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p.245)​


[ 네이버카페 몽실북스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몽실북클럽#나의아가나의악마#조예스테이지#알에이치코리아#몽실서평단#가족#사이코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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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에 관한 증명
이와이 게이야 지음, 김영현 옮김, 임다정 감수 / 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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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요즘 제목의 분위기와 사뭇 다른 내용으로 전개되는 책들을 종종 읽게 된다. 상상하고 있던 것과는 다른 전개에 당황하기도 하지만, 기대하지 못했던 내용을 읽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소설의 소재로는 조금 생소한 수학을 평소에 접하기도 어려운 이론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이론이 나오는 부분을 가볍게, 스토리가 등장하는 부분은 흥미롭게,,, 캠퍼스의 풋풋한 로맨스가 살짝 얹어졌으면 훨씬 재미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한 스푼 보탠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이 어려운 료지, 그의 일상은 오직 수학적 해석에 집중되어 있다. 천재적인 수각을 바탕으로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이어가던 료지가 이과학부로 유명한 명문 사립대학교수의 눈에 띄어 특별추천 학생으로 변화를 맞는 것으로부터 영원에 관한 증명이 시작된다.

 

 

수학에만 몰입하는 외톨이 수학천재 료지는 그를 믿어준 고누마 교수와 수학 올림피아드 일본 대표 경력으로 특별입학한 구마자와, 시나를 만나면서 혼자가 아닌 함께의 기쁨을 알게 된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격려하며 콜라츠 추측 등 여러 가지 수학적 난제를 풀어가지만, 구마자와는 료지의 천재성을 넘어설 수 없음에 좌절하기도 한다.

 

 

고누마 교수를 비롯한 구마자와, 시나 덕분에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있던 료지가 두터운 벽을 허물고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지만 여전히 수학자로 남고 싶은 고누마 교수가 대학을 떠나는 것을 시작으로 가슴 설레는 일을 찾은 시나는 공학부로, 료지와 다른 영역으로 자신을 증명하고 싶었던 구마자와는 미국으로 떠나버린다.

 

 

또다시 혼자가 되어버린 료지는 스스로를 세상과 단절시키고 새로운 수학적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몰두한 채 서서히 사라져간다. 그리고 료지의 세상에 한줄기 빛이 되어주었던 구마자와에게 남겨진 낡은 노트 한 권. 료지의 허무한 죽음의 이유가 자신이었다는 생각으로 죄책감에 시달리던 구마자와는 료지가 남긴 비밀을 풀기 시작하고 다시금 그들이 수학과 함께 굳게 맺어져 있음을 느낀다.

“잡목림을 벗어나자 끝없는 풀숲이 나타났다. 방향감각을 잃을 것 같았지만 구마자와는 닥치는 대로 뛰어다녔다. 피로도 잊고 료지의 이름을 외치며 달렸다. 료지! 있다면 나를 불러줘! 6년이나 지났지만, 이미 늦었겠지만, 그래도 왔어. 다시 한 번만 나한테 기회를 줘. 단 한 번만.” (p. 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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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메어 앨리 스토리콜렉터 91
윌리엄 린지 그레셤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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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이 골목을 뜻하고 있는 나이트메어 앨리라는 제목탓에 좁고 어두운 골목을 배경으로 하는 공포물을 상상하며, 살짝 긴장감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다. 그런데,,, 웬걸 공포소설이 아니다! 심지어, 첫 번째 카드 바보 스토리의 살아 있는 닭을 물어뜯는 기인은 장르의 혼란스러움을 한껏 더 가중시킨다. 자칫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고 방황하며 책을 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음 장을 집중해서 읽어나가지만 가독성이 좋지는 않다.


기묘한 이야기들이 담긴 나이트메어 앨리는 지금으로부터 80여 년 전 1940년대 카니발 유랑극단의 '열 가지 쇼'를 배경으로, 마술 무대를 담당하는 스탠과 속임수를 이용한 독심술을 보여주는 '모든 것을 아는 여자' 지나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유랑극단을 관람하는 순진한 사람에게 적당한 눈속임을 펼치며,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재능에 취해간다.


첫번째 카드 바보로 시작해서 마지막 카드 매달린 남자로 마무리되는 나이트메어 앨리는 22장으로 구성된 타로카드를 키워드로 카니발 유랑극단의 무대로부터 출발한 스탠의 성장과 몰락의 과정을 이어간다. 타로카드의 키워드와 묘하게 들어맞는 설정이 재미를 더한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그럴듯하게 포장된 독심술을 이용해 지배한다. 충분한 돈을 가진 이들은 두려움과 죄책감을 이기기 위해 죽은 사람과 대화하는 영매에게 아낌없이 그들의 부를 나누고, 그렇게 얻어진 돈들은 악몽이 되어 그를 서서히 잠식해 간다.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여인 지나와 영리한 머리와 야심으로 가득찬 스탠은 누구에게든 기대고 싶은 심약한 인간의 본성을 미끼로하는 독심술로 허름한 극단을 찾은 이들을 조정한다. 모든 이들을 최고로 끌어올려 기분을 좋게 해주고, 지켜지지 못할 약속과 이루지 못할 희망을 안기는 고도화된 사기일 뿐이다. 좀처럼 끝날것 같지 않았던 스탠의 여정은 22편의 타로키워드와 함께하는 어둡고 공포스러운 악몽의 골목으로 그릉 집어삼키고, 급기야 살아 있는 닭의 목을 의미없이 물어 뜯어야하는 술주정뱅이 기인으로 만들고나서야 끝이난다.


책으로 읽기에는 살짝 어려운 감이 없지 않았지만, 나이트메어 앨리를 원작으로 심약한 인간의 몰락을 그린 스릴러 영화가 개봉할 예정이라하니 색다른 느낌의 비교를 위해 관람을 기약하며 책읽기를 끝낸다.


"우스꽝스럽게 잠든 모습이 모두 얼마나 무방비한지. 인간은 생의 3분의 1을 무의식 상태로 시체처럼 보낸다. 게다가 대다수는 깨어 있는 동안에도 잠들었을 때나 다름 없이 운명 앞에서 무방비 상태로 살아간다. 운명을 향해 캄캄한 골목을 비틀거리며 걷는 것이다. 빛을 향해 더듬이를 뻗어보았다가 불을 만나면 다시 어둠 속으로 움츠러들어 장님처럼 더듬거린다." (p.97)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나이트메어앨리#윌리엄린지그레셤#북로드#몽실북클럽#몽실서평단#악몽#공포#유랑극단#독심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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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이상한 비치숍 작고 이상한 로맨스 시리즈 1
베스 굿 지음, 이순미 옮김 / 서울문화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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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이 골목을 뜻하고 있는 나이트메어 앨리라는 제목탓에 좁고 어두운 골목을 배경으로 하는 공포물을 상상하며, 살짝 긴장감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다. 그런데,,, 웬걸 공포소설이 아니다! 심지어, 첫 번째 카드 바보 스토리의 살아 있는 닭을 물어뜯는 기인은 장르의 혼란스러움을 한껏 더 가중시킨다. 자칫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고 방황하며 책을 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음 장을 집중해서 읽어나가지만 가독성이 좋지는 않다.


기묘한 이야기들이 담긴 나이트메어 앨리는 지금으로부터 80여 년 전 1940년대 카니발 유랑극단의 '열 가지 쇼'를 배경으로, 마술 무대를 담당하는 스탠과 속임수를 이용한 독심술을 보여주는 '모든 것을 아는 여자' 지나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유랑극단을 관람하는 순진한 사람에게 적당한 눈속임을 펼치며,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재능에 취해간다.


첫번째 카드 바보로 시작해서 마지막 카드 매달린 남자로 마무리되는 나이트메어 앨리는 22장으로 구성된 타로카드를 키워드로 카니발 유랑극단의 무대로부터 출발한 스탠의 성장과 몰락의 과정을 이어간다. 타로카드의 키워드와 묘하게 들어맞는 설정이 재미를 더한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그럴듯하게 포장된 독심술을 이용해 지배한다. 충분한 돈을 가진 이들은 두려움과 죄책감을 이기기 위해 죽은 사람과 대화하는 영매에게 아낌없이 그들의 부를 나누고, 그렇게 얻어진 돈들은 악몽이 되어 그를 서서히 잠식해 간다.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여인 지나와 영리한 머리와 야심으로 가득찬 스탠은 누구에게든 기대고 싶은 심약한 인간의 본성을 미끼로하는 독심술로 허름한 극단을 찾은 이들을 조정한다. 모든 이들을 최고로 끌어올려 기분을 좋게 해주고, 지켜지지 못할 약속과 이루지 못할 희망을 안기는 고도화된 사기일 뿐이다. 좀처럼 끝날것 같지 않았던 스탠의 여정은 22편의 타로키워드와 함께하는 어둡고 공포스러운 악몽의 골목으로 그릉 집어삼키고, 급기야 살아 있는 닭의 목을 의미없이 물어 뜯어야하는 술주정뱅이 기인으로 만들고나서야 끝이난다.


책으로 읽기에는 살짝 어려운 감이 없지 않았지만, 나이트메어 앨리를 원작으로 심약한 인간의 몰락을 그린 스릴러 영화가 개봉할 예정이라하니 색다른 느낌의 비교를 위해 관람을 기약하며 책읽기를 끝낸다.


"우스꽝스럽게 잠든 모습이 모두 얼마나 무방비한지. 인간은 생의 3분의 1을 무의식 상태로 시체처럼 보낸다. 게다가 대다수는 깨어 있는 동안에도 잠들었을 때나 다름 없이 운명 앞에서 무방비 상태로 살아간다. 운명을 향해 캄캄한 골목을 비틀거리며 걷는 것이다. 빛을 향해 더듬이를 뻗어보았다가 불을 만나면 다시 어둠 속으로 움츠러들어 장님처럼 더듬거린다." (p.97)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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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1년
이인화 지음 / 스토리프렌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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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 제물포에서의 하루를 그리고 있는 이인화의 장편소설 2061은 코로나19 장기화 덕분에 자주 메인 소재로 사용되는 바이러스를 독특한 시각으로 바라본다. 인류를 괴멸시킬지도 모르는 극대화된 바이러스 아바돈으로부터 인류를 지키기 위해 2061년의 이도리안들은 인공지능 방역시스템 이도의 무지개를 가동시키고,,, 2049년 팬데믹으로 가족을 잃은 시간 여행 탐사자 심재익은 역사를 바꾸고 가족을 살릴 수 있다는 말에 설득되어 또다시 과거를 찾는다. 시간 여행 탐사자 심재익의 선택은 무엇인가! 팽팽한 긴장 속에 팬데믹 바이러스 균주와 훈민정음해례본을 찾기 위해 서로를 숨긴 시간 여행 탐사자들의 소리 없는 움직임으로부터 시작된 1896년 2월 11일 제물포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2061년의 이도리안들에게 1896년 조선은 성스러운 곳이었다. <독립신문>에 의해 이도 문자가 최초로 사회적 공식 문자가 되고 <코리안 리포지터리>에 호머 헐버트가 아리랑의 악보를 최초로 채록했다. 아리랑 노래와 함께 지구촌 대중에게 이도 문자의 존재가 전파되던, 지구 보편 문명의 꿈이 현실 세계로 흘러넘치기 시작하던 바로 그 세계사적 시공간이었다." (p.129)

인류의 구원이라는 명제를 두고 시간 여행을 떠나지만, 이들이 원하는 것은 인류의 구원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부와 권력이다. 인간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모든 자연의 소리를 사용할 수 있는 이도문자는 바이러스로부터 인류를 지킨다.

사실, 바이러스 팬데믹과 한글의 우수성이 결합된 타임슬림 판타지 정도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고 초반 심재익을 시간 여행 탐사자로 설득하기 위한 부분이 살짝 이해되지 않았다. 덕분에 이런, 지루한 책이구나! 하면서 읽기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또 다른 시간 여행 탐사자 이수지를 비롯한 열혈 여주인공 유애덕, 강마사가 등장하면서부터 부쩍 흥미로워지기 시작한다.

1896년 영혼 없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박진용의 몸을 한 채, 2061년 시간 여행 탐사자 이도리안 문명기 심재익의 시선으로 바라본 제물포는 인류를 멸망시킬지도 모르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장악할지도 모르는 2061년의 팬데믹과 다르지 않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은폐될 수밖에 없는 진실은 힘없는 약자의 외침에 불과할 뿐이다.

인간과 기계의 결혼으로 태어난 기계혼종인, 인공지능의 지배 그리고 다른 시간에 살고 있는 사람의 뇌를 통한 시간 여행... 장기화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멀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다소 자극적인 소재들과 함께 펼쳐지는 스토리는 소름을 돋게 한다.

"19세기에 서구인 앞에서 동양인이 그랬듯이 21세 기에는 인공지능 앞에서 인간이 무력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날탕패들은 그럼에도 인간이라는 포지션이, 인간이라는 위치가 그 자체로 빛난다는 것을 그들의 인생으로 증언했습니다. 인간이라서 빛나는. 이것이 날탕패 정신입니다." (p.201)

모든 언어가 꿈꾸는 문자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일부 사대주의자들의 탐욕으로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시대적 오만함에 화가 난다. 인류의 중심부가 아닌 한국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문자학적 사치라 표현되고, 한글의 우수성에 대한 설명이 모든 언어가 꿈꾸는 알파벳으로 쓰일 수밖에 없음에 아쉬움이 남는다.

"세종에게 인생의 목적은 돈도 아니고 권력도 아니었소.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에 도달하는 것이었소. 인간의 모든 소리, 자연과 동물과 기계의 모든 소리를 표기하는 이도 문자는 마음의 가장 깊은 밑바닥까지를 이해하게 하는 것이었소." (p.369)

[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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