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마늘을 썬다
한재광 지음 / 부크크(bookk)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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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궁극적인 성공이란 당신의 배우자가 해가 갈수록 당신을 더욱 좋아하고 존경하는 것이다." (p.141)

다름을 이해한 남편이 들려주는 부부 이야기라는 공감 가는 소재와 '오늘도 나는 마늘을 썬다' 재미있는 제목에 이끌린다. 밥을 하는 것도 아니고, 빨래를 하는 것도 아니고 '마늘을 썬다'라고 하니 어찌 궁금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분위기 좋은 예쁜 컷의 사진과 함께 차근차근 들려주는 남편의 이야기가 어쩜! 이렇게 예쁜지! 책을 읽다 말고 남편 손에 쥐여주고 싶다. '자기야~ 나를 위해 한번 읽어주지 않을래?'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죽고 못 살아서 결혼까지 했지만, 콩깍지의 유효기간이 다할 때 즈음에는 웬수도 웬수도 이런 웬수가 없다. 심지어 '사랑'이 아니라 '정'으로 버티고, 부부간에 꼭 필요한 스킨십은 '가족 간에 이러는 거 아니야~'라는 어이없는 말과 함께 소거시킨다. 결혼한 지 20년이 지나고 있는 나도 크게 다르지 않은 부부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사랑보다는 전우애에 가까운 느낌으로 말이다.

"아내를 사랑해야 한다. 흔하고 뻔한 말 같지만 다르다. '자신의 목숨을 내어줄 만큼 사랑하라는 것'이다. 이런 마음이 표현되는 것이 바로 '행동하는 사랑' 이다. 이것을 해 내야 한다. 당신이 남편이 되었다면 말이다." (p.33)

하지만, 만약에 우리 남편이 오늘도 마늘을 썰고 계시는(편마늘에 밥을 비벼 먹는 와이프의 특이한 특성을 이해하고) 아내 덕후 저자처럼 나의 기이한 특성을 받아들이고 여전히 나를 하트가 뿅뿅 나오는 눈으로 바라봐 준다면,,, 남편과 나의 애정전선을 결코 전우애로 정의할 수 없지 않을까 싶다.

출근해서 남편이 보고 싶은 적이 있었나? 가만가만 기억을 더듬어 본다. 대답은 No?! 나는 보고 싶지 않았지만 혹시, 남편은 내가 보고 싶을 때가 있지 않았을까? 왠지 묻고 싶어진다. '자기야~ 지금 나 보고 싶지 않아?'

저자 부부의 꽁냥꽁냥 일상이 부러워지는 한편, 자가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된다. 남편이 아내 덕후가 되길 기다리기 전에 내가 먼저 남편 덕후가 되어줘도 될 텐데,,, 나는 평소 우리 남편을 예쁘게 존중하고 있을까,,, 부부의 일상이 3대에 영향을 준다는 문장이 마음에 닿는다. 와이프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에도 절을 한다는 말이 있듯 서로가 예뻐야 남편의 가족에게도 아내의 가족에게도 마음이 쓰일 것은 당연한 일이며, 사랑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의 정서가 안정되는 것 또한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상대방을 고칠 수 없다. 이 단순한 사실을 깨닫기까지 나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남편에게 아내는 금성에서 온 외계인이다. 이를 인정하고 일찍 받아들일수록 두 외계인은 좀 더 빠르게 지구에 적응하며 인간다워진다." (p.62)

다름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살아가야 하는 일만큼 중요한 일 또한 없음을 다시 한번 마음에 되새긴다. 화성남자와 금성여자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 수 있기를 기대하며 오늘 저녁에 우리 남편님에게 이 책을 건네주고 싶다. 오늘은 왠지 우리 자기가 너무 보고 싶은 하루다. ㅋㅋ

[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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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
아모스 오즈 지음, 최창모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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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접해보지 못했던 히브리 문학에 대한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다. 흔히 읽어보던 유형이 아닌 탓에 장편소설로 분류되어 있는 장르임에도 책장이 더디게 넘어간다. 사실 전반부에는 등장인물의 이름조차 익숙하지 않아 앞장을 되짚어 읽기를 반복하다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생각에 살짝,,, 후회도 해본다. 다행스럽게도 슈무엘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익숙해질 즈음에는 책 읽는 속도에 탄성이 붙는다. 힘들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칭찬하기로 한다. ^^;;


히브리 문학이 낯선 나에게는 생소한 작가지만, 아모즈 오즈는 현대 히브리어를 모국어로 사용한 1세대 작가로 평생을 글로써 행동했던 '침묵하지 않은 작가'라고 한다. 조금쯤 무거운 느낌의 '유다'에 어울리는 작가라는 생각과 함께 더디지만 찬찬히 히브리 문학의 매력을 느껴보기로 한다.


'유대인들의 눈에 비친 예수'를 주제로 연구에 몰두하고 있던 대학원생 슈무엘은 여자친구의 배신과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인한 학비 지원 단절 그리고 지지부진한 연구를 이유로 학교를 그만두기에 이른다. 학교를 그만두고 새출발을 위해 살림을 처분하려던 슈무엘은 운명의 끌림처럼 괴팍하지만 학식이 높은 장애인 발드의 말동무를 찾는 일자리를 찾게 되고 드디어 유다를 이끌어 가는 세 사람 슈무엘, 발드, 아탈리야가 한곳에 모이게 된다.


"자네는 말하자면 자기 삶으로부터 숨기 위해서 우리 집으로 왔다가 여기서 사랑에 빠졌지. 사람이 사자를 피해 도망가다가 곰을 만난 셈이지. 내 젊은 친구, 자네는 영국인들이 그들의 언어로 '사랑에 빠지다'라는 멋진 표현을 고안해 낸게 얼마나 정확한 것인지 생각해 본적이 있나?" (p.106)​


혼잣말같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발드의 다소 거친 강의, 발드를 관찰하는 슈무엘의 생각, 세상을 초월한 듯한 아탈리야의 도도함 그리고 그녀를 동경하는 듯한 슈무엘의 욕망이 어우러진다. 500여 페이지에 살짝 못 미치는 본문에 그에 대한 주석이 50여페이지에 달한다. 주석을 가볍게 넘기고 읽어내렸으면 조금은 수월하게 읽을 수도 있었을 테지만 생소한 분야였던 탓에 주석과 본문을 오가며 책장을 넘긴다. 덕분이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가 더뎌지긴 했지만, 히브리 문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이해하는데 적지않은 도움을 받는다.


예수를 배반한 제자 유다 때문에 유다는 보통의 경우 배신자로 대표된다. 하지만, 슈무엘은 유다는 첫 번째 기독교인이자, 마지막 기독교인이며, 유일한 기독교인으로 정의한다. 죽을 때까지 진심으로 예수를 믿었으며, 기적을 일으켜 진심으로 예수를 믿게 하기위한 배신이라.... 미천한 종교지식 때문에 완전한 이해가 어렵다. 유대인들이 핍박 받았던 이유가 예수를 배반한 유다 때문이지만, 예수 또한 유대인이었으며 기독교를 전파한 이들 또한 유대인이라는 아이러니한 사실로 해석되어야 하는 것인지... 아무튼 여전히 어려운 영역이지만 신선한 경험이었다.


끊임없이 이어질 것 같던 슈무엘과 발드, 아탈리야의 대화는 부족하지만 따뜻했던 일자리와 아탈리야와의 사랑을 포기하며 자신을 위해 준비된 곳이라 여겼던 하라브 엘바드 길에 있던 - 주께서 지키시어 주인의 정직함을 선포하시는 예호야킨 아브라바넬의 집 - 그곳의 다락방을 나오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괴팍하지만 그의 편이었을지도 모를 발드와 나이든 신비로운 여인 아탈리야를 뒤로한 채 진정힌 자유를 찾아나선다.


"슈무엘은 텅 빈 거리 한가운데 자기 자리에 계속 서 있었다. 그는 어깨에서 군용 배낭을 내렸다. 그는 그 것을 먼지 앉은 아스팔트 위에 놓았다. 그 군용 배낭 위에 외투와 지팡이와 모자도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그리고 서서 자기 자신에게 물었다." (p.456)​


조금은 어렵고 더디게 읽힌 책이지만, 종교적인 영향을 뒤로하고 무기력하기만 했던 슈무엘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기까지의 성장과 자유를 찾아나설 수 있는 용기를 얻기까지의 여정을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찬찬히 읽어봐야할 이유를 얻게해준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유다#아모스오즈#현대문학#몽실북클럽#몽실서평단#히브리문학#침묵하지않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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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 스톡홀름신드롬의 이면을 추적하는 세 여성의 이야기
롤라 라퐁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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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

공포심으로 인해 극한 상황을 유발한 대상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는 현상이다. 범죄심리학 용어로, 인질이 인질범에게 동화 혹은 동조하는 비합리적인 현상을 뜻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언론재벌 상속자 '퍼트리샤 허스트' 납치 사건을 바탕으로 하는 실화소설이다. 보통 실화소설의 사건의 기본 지식을 배경으로 지니고 읽는 탓에 사건과 주인공에 몰입하면서 읽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번 실화소설 17일은 진도가 더디다. 납치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피해자의 심리 변화를 추적하는 각기 다른 시선을 중심으로 기술된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좌파 무장단체에 납치된 인질에서 SLA 일원이 되어 범죄를 저지른 퍼트리샤를 구명하기 위한 변호인단의 의뢰로 퍼트리샤의 상태를 설명할 보고서를 의뢰받은 30대 미국인 페미니스트 진 네베바와 10대 프랑스인 비올렌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한 사람(살짝 어려운 느낌으로 읽고 있었던 탓에 100여 페이지를 읽은 후에야 제3의 시선을 인지했다 ㅜㅜ) 세 사람은 각자 다른 시선으로 페트리샤의 심리를 쫓는다.

좌파 무장단체 SLA에 납치된 재벌 상속녀 퍼트리샤 허스트가 짧은 시간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 인질이었던 퍼트리샤의 동화, 세뇌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 인질이 아닌 SLA의 일원이 되어 세상을 충격에 빠뜨리게 된다. 페트리샤의 변화를 믿고 싶지 않았던 세상은 그녀의 변화를 세뇌, 동화로 단정 지어 버린다. 과연 페트리샤는 납치범들에게 세뇌당한 것일까, 독립적인 선택인 것일까,,,

17일. 진과 비올렌이 페트리샤의 사건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충분하다고 여겨지지 않는 짧은 시간, 그녀들은 변화되는 스스로를 느낀다. 막연한 두려움에 떨고 있던 페트리샤가 스스로 세상 밖으로 걸어 나오고 있다고 여겨지는 건 비단 나뿐일까,,,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명쾌한 결론을 얻을 수는 없지만 그녀가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여겨진다.

어렵다... 끝까지 어렵다. 다만,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인질로 살아가고 있을런지도 모르는 여성의 자주성, 스스로의 선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 그녀를, 그시대의 모든 여성을 인질로 잡고 있었던 것은 좌파 무장단체 SLA 뿐만이 아니었을지도 모겠다.

"사람들이 구하러 오기를 끈질기게 기다린 인질들은 집으로 돌아가서 삶의 매 순간을 통제받아야만 했지요. 겨우 위험을 피했는데 다시 나쁜 이를 당하면 안 될 테니까요. 그래서 외출은 일주일에 딱 한 번, 미사를 드리러 갈 때뿐이었고 여자 형제나 여자 사촌에 대한 우애도 제한적으로 표현해야만 했습니다. 그들은 또다시 인질이 된 것입니다. 이번에는 자기 집에 인질로 잡힌 거지요." (p.79)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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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돼도 1일1치킨은 부담스러워 - 여전히 버겁지만, 괜찮아지고 있습니다
임서정 외 지음 / 모모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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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는 막연하게나마 서른 쯤 되면 무엇이든지 스스로 마음먹은 데로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능력보다는 나이가 마법을 부려주지 않을까 하는 철없는 생각이었지 싶다. 그리고, 나에게는 '무엇이든지'라는 마법을 부여해 줄 수 있는 나이가 어른이라 여겨지는 서른쯤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서른을 훌쩍 넘겨 반백을 바라보고 있는 요즘 나에게 서른이란 나이는 안타깝게도 아직 여물지 않은 애기애기한 나이가 되어버렸다.

X세대로 불리는 70년대생들만 하더라도 - 비록 IMF라는 엄청난 변화에 내몰리기도 했지만 - 대학만 나오면 어렵지 않게 적당한 곳에 취업할 수 있었다. 하지만, MZ 세대라 불리는 요즘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경쟁의 세계로 내몰려 20년 가까이 '대학'이라는 난공불락의 고지를 향해 무작정 달려야 하고, 겨우 대학에 도달하고 나면 숨을 고를 틈도 없이 '취업' 전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전설이 되어 버린 지 오래일 뿐만 아니라 시작도 하기 전에 금수저, 흙수저 등으로 계급이 나뉘기 일쑤다.

어른이 돼도, 1일 1치킨은 부담스러워는 요즘 세대를 대표하는 N잡러 프리랜서, 직장인, 필라테스 강사로 살아가는 평범한 어른들의 짠내나는 이야기다. 꿈이 없는 20대가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세상의 잣대에 맞춰서 적당한 가면을 써야 하는 것에 슬퍼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수능이 끝나면 취업 스펙이 기다리지만 실제 직장 생활은 그보다 더한 헬이라는 사실을 조근조근 알려준다.

똑 부러지게 소신껏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 실제 요즘같이 근무하는 90년 대생 아이들 때문에 거의 라테로서 피곤한 점이 종종 생기도 한다 – 대다수가 어른이 되고 나면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느라 소심해지곤 한다. 하지만, 무조건 착하기만 할 필요는 없다는 현실적인 조언이 25년 차 직딩 선배가 보기에도 귀여우면서도 공감되는 조언이다.

“착한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물론 나쁜 사람이 될 필요는 더더욱 없다. 그런데 살아 보니 결국 나쁜 년이 잘 산다.” (p.181)

나다운 나와 마주하기 위한 청춘들의 전쟁 같은 일상을 들여다보며, 나 역시 1일 1치킨은 부담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전쟁터로 나서지 않은 내 아이의 미래가 행복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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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 형사 벡스트룀 시리즈
레이프 페르손 지음, 홍지로 옮김 / 엘릭시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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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의 증거가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참과 거짓을 구분할 수 있을까?"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길어지는 나무 인형 피노키오는 어릴적 읽었던 동화 속 주인공이다. 피노키오가 코가 길어졌던건 거짓말을 하지만 여전히 순수했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이해득실에 따라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건 이미 순수함과는 멀어져 언제든지 자신의 말을 진실로 포장할 수 있음이 아닐까하는 엉뚱한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다.

피노키오의 코에 관한 진실은 블랙코미디 경찰소설 형사 벡스트룀 시리즈 세번째 작품이다. 한밤중 악명높은 변호사 에릭손 살인사건에 대한 연락을 받은 벡스트룀 경감. 최고의 날을 기대하며 범죄현장을 찾았지만 마음먹은 대로 수사가 진행되지 않는다. 자유자재로 진실을 감출 수 있는 피노키오들이 벡스트룀을 끊임없이 방해한다. 블랙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는 형사소설답게 벡스트룀 경감의 부조리 또한 끝이없다.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든다. 피노키오가 아닌 등장인물을 찾을 수 있을까 싶다.

스웨덴하면 다른 모든 것을 차지하고 막연하게 최고의 복지국가를 떠올리게 되고, 복지국가 = 누구에게나 이상적인 국가라는 생각을 하지만, 인종차별, 여성에 대현 부적절한 시선, 이민자들의 고단함 등 다른 곳과 다르지 않은 민낯에 막연한 환상이 깨진다. 보고 싶은 것만 바라보고 있는 탓에 사람 사는 곳이라면 있을 수 밖에 없는 부조리한 모습은 스스로 감춰버리고 있는 나 또한 피노키오 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비극적인 내력이 있는 피노키오가 또 다른 거짓말쟁이 벡스트룀의 손에 떨어진다. 과연, 피노키오가 벡스트룀을 도울 수 있을 것인가, 피노키오가 숨기고 있는 진실은 무엇인가를 추측해 보는 것도 묵직한 벽돌책의 무게를 가볍게 해주는 관전포인트가 된다. 빠르게 읽히지는 않지만, 벡스트룀의 어이없는 비리와 성차별적인 발언에 짜증이 치밀기도 하지만 부패경찰의 조금은 엉뚱한 사건해결기를 관찰할 수 있는 색다른 재미가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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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의코에관한진실#레이프페르손#엘릭시르#몽실북클럽#몽실서평단#형사벡스트럼시리즈#홍지로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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