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이 다한 요리 -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은 마늘 레시피 34
김봉경 지음 / 이덴슬리벨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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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이 몸에 좋은 음식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른바 초딩 입맛, 애기 입맛들에게 안타깝게도 마늘은 몸에 좋지만 보이면 안 되는 식재료다. 나 또한 초딩 입맛의 대표주자로서 다진 마늘 이외에 다른 형태로 음식에 포함되어 있는 마늘은 - 엄마한테 등짝 스매싱을 당할지라도 - 온몸을 다해 거부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체력은 점점 떨어지고 입에 맞는 음식만 먹기에는 건강이 염려되는터라 마늘을 비롯한 건강식재료에 조금씩 눈을 떠가고 있는 중이다.

세계 10대 푸드 중 하나인 마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백일간 마늘 먹기에 도전한 호랑이가 매운맛을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간 설화가 있을 정도로 매운맛이 특징이다. 어른들의 표현에 따르면 알싸하게 매운 - 초딩 입맛인 나는 아직도 생마늘의 알싸한 매운맛은 두렵다 - 맛이 마늘을 대표하는 맛이라 하겠다. 20년이 넘게 살림을 하고도 요린이를 벗어나지 못한 내가 이번에 만난 '마늘이 다한 요리'는 쟁여두고 쓸 수 있는 마늘소스부터 스테이크까지 다양한 마늘요리 34가지가 소개되어 있는 마늘요리 레시피북이다.

마늘이 주인공인 레시피북이라는 것도 신선한데 날마다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마늘요리라니 완전 신선하다! 사실 마늘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이유겠지만, 개인적으로 마늘을 주재료라고 생각해 본적이 한번도 없다. 마늘은 나에게 조미료의 카테고리에 속하는 부재료일 뿐이다. 이런 나에게 마늘이 메인이 되는 요리는 신선함을 넘어 충격으로 다가온다.

부모님들께서 힘들게 키워서 보내주신 마늘을 게으르고 무지한 탓에 적지않게 상해버리기 일쑤인데 감사하게도 본격적인 레시피를 수록하기 전 마늘을 고르는 법부터 보관하는 방법까지 자세히 수록되어 있다. 올해 엄니께서 주신 마늘은 잘 보관해서 끝까지 먹어보기로 한다. ^^

매콤마늘소스 너무 매력적이다!! 특별한 재료없이 간마늘, 고추가루, 간장, 설탕 등 주방에 있는 재료로 휘리릭 만들어 돼지고기 볶음에서 떡볶이까지 무궁무진한 쓰임을 자랑한다. 사랑스러운 레시피가 아닐 수 없다. :)

요즘 아이가 헬린이 놀이를 하느라 닭가슴살에 꽂혀 있는데 퍽퍽한 닭가슴살을 굽거나 김치에 볶아주는 요리만 번갈아 해줘서 지루해 하는데, 간장소스 닭다리살 덮밥을 응용해봐야겠다. 윤기나는 닭고기와 뽀얀 마늘편이 군침을 돌게한다.

요리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알록달록 요리책을 좋아하는 나에게, 마늘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은 있지만 손이 잘 안가는 초딩 입맛인 나에게 간단한 재료와 어렵지 않은 레시피로 구성된 유용한 요리책이었다. 초딩 입맛에 맛는 동글이 마늘빵에 도전!! 마늘에 한발짝 더 다가가는 흐믓한 시간이었다.

[네이버카페 컬처블룸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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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여름 - 류현재 장편소설
류현재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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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그런 여름이 세 번 있었다.
첫 번째 여름에 내 아버지가 죽었고,
두 번째 여름에 그 남자의 아버지가 죽었고,
세 번째 여름에는 내 남편이 죽었고,
네 번째 여름에는 내가 죽을 것이다.
그 전에 그들의 무덤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p.5)

진심을 다해 사랑했던 서로를 잊지 못했던 이들이 그들만이 세상을 잊어가고, 세상을 등져야하는 길목에서 마침내 서로가 공유했던 비밀을 나눈다. 서로를 사랑하지만 함께하지 못했던 이들은,,, 필연적으로 또 다른 실패한 사랑을 만들고 결국 모두가 파국을 맞는다. 어긋난 사랑은 네 번째 여름 마지막 무덤을 만든다.

"그러던 어느 날 덕자가 가장 사랑하는 풍경이 변질됐다. 늘 만선이 있던 자리에 익숙한 낚싯대만 그대로 세워져 있었다. 해심 역시 물질을 하러 들어가 보이지 않았다. 덕자는 직감했다. 만선이 자리를 비운 꽃섬은 더 이상 덕자가 알던 꽃섬이 아니었고, 해심이 없는 바다는 물색부터 초라했다. 세상이 무너지는 충격에 덕자는 주저앉아 울었다.
두 사람은 어디로 갔을까.
나만 두고 어디로 갔을까." (p.78)

피해자에게 편파적일 수도 있을 정도로 지나치게 꼼꼼한 수사와 높은 양형으로 성범죄를 처벌하고 있는 검사 정해심은 덕분에 '황금엉덩이'라는 웃지 못할 변명을 얻었다. 도대체 왜?! 평소 성범죄자들에 대한 형편없이 낮은 양형에 불만을 품고 있던 나는 여성의 한사람으로 네 번째 여름이 담고 있는 비밀과 무관하게 정해심 검사에게 파이팅을 보태게 된다.

해심은 전직기자 출신의 엄마와 엄마의 그늘에 가려 항상 숨죽이고 있는 아빠가 결혼이라는 제도에 끝까지 묶여 있는 이유를 알 수 없다. 치매에 걸린 아빠를 해심에게 맡겨둔 채 그녀만의 자유로운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엄마가 이해되지 않지만 적당히 엄마를 맞춰주고 있는 현실 모녀에게 지금까지 알 수 없었던 부부의 세계를 이해시켜줄 사건이 일어나고야 만다.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떠난 엄마를 배웅하고 돌아온 해심은 '치매에 걸린 아버지가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어이없고 기가막힌 소식과 함께 보호자 방문을 요청 받는다. 모든 증거는 만선의 성범죄를 가리키고 피해자의 아들은 고액의 합의금을 요청하지만 해심은 석연치 않음을 느낀다. 성범죄자에게 선처없는 처벌로 황금엉덩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해심에게 아버지의 성범죄로 회자될 미래가 가혹하기만 하다. 조용히 해결하고 싶은 마음과 석연치 않은 정황을 살피고 싶은 마음이 대립하고,,,

"의심처럼 믿음도 천성적인 것이다. 남을 잘 믿어 사기당하는 피해자들이 당하고 또 당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믿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해서 믿지 않을 수 없고, 믿으려 노력한다고 해서 믿을 수도 없다. 정해심은 '나'와 '너'를 공정하게 의심하는 만큼 '나'와 '너'를 공평하게 믿을 자신이 없다." (p.92)

해심은 황금엉덩이 검사 답게, 아버지의 성범죄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기로 결심하고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러던중,,, 운명의 장난처럼 과거를, 현재를 잃어가고 있는 아버지가 끝까지 놓지 않았던 또 하나의 해심을 마주하게 되고 오래전 만선의 고향, 앵강만에서 일어났던 욕심과 욕망과 이기심, 복수심으로 뒤얽힌 사건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해심은 또 다른 해심이 만선의 옆으로 돌아온 이유를 알 수 있을까... 가슴 한켠에 자리 잡은 사랑을 끝끝내 포기할 수 없었던 남해의 어린 소년과 소녀들이 애절하다.

"죽는다고 끝나는 관계가 아니니까. 그 여자는 네 아버지 무덤이야. 죽어서도 살아서도 네 아버지는 그 여자 무덤 속에 있을 거고." (p.227)

책을 다 읽고 난 후 처음부터 궁금했던, 글의 맥락상 병어이겠거니 했던 '덕자'를 찾아본다. 예상했던데로 '덕자'는 큰 병어를 부르는 전라로 사투리라고 한다. 보통의 병어가 아닌 평범함과 다른 '덕자'는 욕심으로부터 출발한 네 번째 여름이 전하고 싶은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표현한 신의 한수(?)가 아니었나 싶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몽실서평단#몽실북클럽#네번째여름#류현재#마음서재#병어_덕자#욕심#사랑#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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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을 부탁해
헤이즐 프라이어 지음, 김문주 옮김 / 미래타임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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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가 보통을 넘어가는 책이 재미없으면 완독이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어서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깨감에 살짝 긴장하고 읽기 시작한다. 남극, 펭귄, 나이많고 고집스런 할머니,,, 주어진 키워드들만을 보면 사라져가는 펭귄 개체수를 보호하기 위한 환경운동을 다룬 소설이겠거니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하지만,,, 남극을 무대로 아기 펭귄을 매개로 스토리가 이어지지만 착해져야 한다는 - 왠지 모르겠지만 환경보호 관련 책을 읽으면 항상 내가 처치곤란의 쓰레기 같은 행동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는 늦은 반성을 하게 된다 - 강박을 일으키는 환경 책은 아니었다.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베로니카 할머니와 패트릭과 아기펭귄 핌이 서로를 보듬고 성장시키는 이야기가 벽돌책인 것도, 월요일을 앞둔 일요일 밤이라는 것도 잊게 한다.

만약 나라면, 자유로운 일상이 어려운(?) 86세 고령의 몸으로 단지 펭귄을 보기 위해 남극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을까? 용감하고 시크한 할머니 베로니카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어릴적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세가지 사람 - 이 세상을 더 나쁜 곳으로 만들거나, 아무런 변화도 이끌어내지 못하거나,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사람 - 을 기억하며 비록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지는 못하지만 - 해변가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버려진 쓰레기를 줍거나 - 해변가의 안녕을 위해 산책 할 때마다 쓰레기를 줍곤한다. 가사도우미 에일린에게 하루 종일 소리를 지르고, 쓸데 없는 일을 시키곤 하지만 사실은 에일린을 꼼꼼히 챙기는 츤데레 할머니다.

외롭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던 베로니카는 에일린이 찾아온 오래된 상자속에서 기억저편에 묻어두었던 추억 한조각을 마주하게 되고, 이세상에 혼자라고 믿고 있는 그녀의 믿음이 혹시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차갑고 작은 로켓에게 기운을 얻어 어딘가에서 살고있을 지도 모르는 그녀의 혈육을 찾아나선다.

"내가 상자를 바라보고 상자가 나를 바라봤다. 상자의 존재감이 공간 전체에 퍼져 있었다. 이 발칙한 상자는 자기를 열어보라고 나를 조롱하고 자극했다." (p.21)

베로니카는 마침내 손자를 찾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손자의 첫인상은 실망스럽기만 하다. 그러던중, 남극의 펭귄을 다룬 다큐멘터리에 빠져들고 스스로의 계획에 대한 정당성 확보를 위해 남극으로 향하고, 폐쇄된 그들만의 공간에 성에 둘러쌓인 남극의 과학자들은 베로니카의 입성을 온몸으로 거부하지만 베로니카의 의지를 꺽을 수 없다.

우여곡절 끝에 남극에 입성한 베로니카는 운명처럼 부모를 잃은 아기 펭귄 핌을 만나고 자신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아기 펭귄 핌을 보호한다. 마치 아기 펭귄 핌을 위해 세상이 존재하고 있다는 듯이 말이다.

"이거구나, 나는 깨달았다. 이것이 펭권들의 삶의 목표로구 내 삶에는 저 '함께'라는 것이 빠져 있었다. 내가 가진 유일 존재는 은제품 속에 간직된 채 줄 끝에 매달려 내복 아래 내 살갗을 누르고 있었다." (p.347)

아기 펭귄 핌을 지키던 베로니카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불의의 사고는 베로니카를 어루만지듯 유일한 보호자 패트릭을 그녀 앞으로 향하게 한다. 베로니카와 패트릭의 어긋난 만남은 다시 이어질 수 있을까... 츤데레 할머니 베로니카의 아픈 기억이 아기 펭귄 핌의 따뜻한 온기로 치유되고,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문득 남극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온기를 찾아 내 품을 파고드는 아기 펭귄을 안아보고 싶어진다.

[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펭귄을부탁해#책과콩나무#서평단#가족#펭귄#환경보호#헤이즐프라이어#미래타임즈#김문주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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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한 희망 - 최신 개정판
버락 H. 오바마 지음, 홍수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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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통 사람보다 부유하고 유력한 사람에게 더 혜택을 주는 정책에 분노하며, 정부의 중요한 역할은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p.19)

버락 오바마,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남성 12년 연속 선정, 퇴임 후 더 존경받는 대통령 등 그를 수식하는 찬사는 무궁무진하다. 나는 부끄럽지만 정치에 관심이 거의 없다. 정치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궁무진한 정책을 쏟아낸 그들에 대한 신뢰도도 바닥이지만, 딱히 체감하는 정책도 없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나에 대한 대표성을 띠고 있는지에 대해 매의 눈으로 감시해야겠지만, 그러기에 정치는 지루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 우리나라 대통령도 아니고 이웃나라 대통령인 오바마에게는 적잖이 눈길이 간다. 흑인이라는 넘기 어려운 불평등의 산을 담대하게 넘고 때로는 대범하게 때로는 한없이 소탈한 모습을 한 채 그의 정치적 소신을 위해 뚜벅뚜벅 걷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담대한 희망은 버락 오바마 - 여전히 '버락'이라는 단어는 익숙해지지 않는다 - 대통령이 2007년 정치 초년병 시절 집필한 책으로 그의 긍정적 신념을 담은 글이다. "통합"은 정치판이라 일컬어지는 모든 곳에 등장하는 아이템이다. 하지만, 대다수 정치인들은 이상적인 선거 아이템으로 만 통합을 이용하고 권력에 당도하는 순간 미련 없이 내던진다. 꼭! 꼭! 꼭! 필요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는 믿는다, 더 나은 삶은 가능하다고"

선택을 위해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비슷한 색의 양복과 넥타이를 매고, 스스로의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면서도 타인의 의견을 유연하게 받아들인다. 기존 정치인들에게는 보기 힘든 유연함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건 비단 나만의 의견은 아닐 것이다. 부담스러운 정치인이라기보다는 내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줄 것 같은 옆집 아저씨(?) 같은 느낌의 정치인이라고 하면 너무 가볍게 평가하는 걸까? 결코 가볍지 않은 가까운 사람이라는 호의적인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관심있던 정치인이라 과감하게 선택후 읽기 시작했지만, 관심분야가 아닌 탓에 책이 살짝 더디게 읽힌다. 천천히 조금 긴 호흡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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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 - 오직 나의 행복을 위한 마음 충전 에세이
삼각커피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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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별생각 없이
마음속 말을 쉽게 꺼내고
금방 잊어버리지만
그 말은 내 마음에 박혀
간신히 지키고 있는
마음의 뿌리를 흔든다."
01 통장에 천도 없니?! p.16

'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 홀린 듯 집어들게 하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매일매일이 똑같을 수 없으니 좋은 날도 나쁜 날도 있을테고, 이 또한 나이가 들어가수록 무뎌질테니 말이다. 언제부턴가 주변의 눈치를 보는 나 자신의 초라한 모습이 실망스럽기만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사회적 동물' 이라는 허울 좋은 미명아래 타인의 눈치를 봐야하는 일상을 강요당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대로 사랑하고 싶은데도 말이다. 연일 비가 주적주적 내린 탓인지 즐겁게 읽은 책임에도 서평의 시작이 어둡다. 그래도 오늘은 살만한 날인데,,,


"나는 소중하다. 그러니 내가 나를 상처 줄 정도로 몰아세우진 말자. 열이 은은히 가득 퍼지기를 숨을 돌리고 가만히 기다려 본다. 내가 듣고 싶은 대답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어떤 형태로든 돌아오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p.162)​


'삼각커피' 제목에 이어 작가의 필명이 다시 한번 나를 유혹한다. 어떤 커피를 삼각커피라고 하는 거지?? 아무튼 재미있는 필명이 요즘 유행하는 부캐를 떠오르게 한다. 모두가 아는, 그렇지만 비밀인 부캐를 만들고 살짝 숨어들어 본캐가 하지 못했던 일을 용기내어 실행에 옮기고 사이다 발언도 마다하지 않는다. 작가의 매운맛, 순한맛과 비슷한 느낌이지 싶다. 나 역시 편하고 좋은 사람에게 더 잘해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어려운 사람에게는 매우 예의바르고 순한척 하지만 편한 사람에게는 안하무인에 네가지 없는 민낯을 아낌없이 들어내곤 한다. 아직도 어른이 되려면 멀었나 보다.


중년의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혼자에 익숙하지 않다. 친구들과의 만날때도 홀수 보다는 짝수가 편하고, 여러명 보다든 단둘이 좋다. 혹시 내가 저사람들 사이에 끼어든 걸까? 나보다 둘이 더 친한 것 같은데? 혹시 내가 나만 모르는 왕따인걸까? 친구들과 만나서 웃고 노는 일이 즐겁기도 하지만 혼자가 편해지기도 한다. 점점 에너지가 고갈되어 버티기 힘들어지는건가 보다. 여러 사람 보다는 한두명의 찐친이 좋아진다. 핵인싸도 싫고 그렇다고 아웃싸이더가 되고 싶지도 않고 세상은 여전히 어렵다. 아직은 용기가 한방울쯤 부족하다.


"혼자의 삶을 인생의 기본값(O)으로 만들어 두면, 둘이 되어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가 되었다가 다시 혼자로 돌아와도 전혀 두렵지 않다. 둘 또는 다수에서 버림받을 걱정에 끌려다니기만 하는 관계의 을이 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관계에서 나를 잃지 않을 수 있다. 언제든 나다운 나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힘과 믿음이 있다. 혼자가 두렵다는 이유로 무리에서, 연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두려워 말고 언제든 혼자의 세상으로 넘어오시라. 혼자만의 시간도 충분히 재밌고 행복하다." (p.58)​


나른하게 편안한 일러스트와 짧은 글이 좋다. 조금은 생활고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고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용기있게 사장님이 되어보기도 하는 삼각커피 작가님의 용기가 부럽기만 하다. 이대로도 충분히 멋진 삶을 살고 있는 나를 응원한다. 토닥토닥!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책과콩나무#살#상상출판#삼각커피#그림에세이#서평단#충분히멋진삶#살만한것같다가도아닌것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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