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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 - 오직 나의 행복을 위한 마음 충전 에세이
삼각커피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5월
평점 :
"엄마는 별생각 없이
마음속 말을 쉽게 꺼내고
금방 잊어버리지만
그 말은 내 마음에 박혀
간신히 지키고 있는
마음의 뿌리를 흔든다."
01 통장에 천도 없니?! p.16
'살 만한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은' 홀린 듯 집어들게 하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매일매일이 똑같을 수 없으니 좋은 날도 나쁜 날도 있을테고, 이 또한 나이가 들어가수록 무뎌질테니 말이다. 언제부턴가 주변의 눈치를 보는 나 자신의 초라한 모습이 실망스럽기만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사회적 동물' 이라는 허울 좋은 미명아래 타인의 눈치를 봐야하는 일상을 강요당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대로 사랑하고 싶은데도 말이다. 연일 비가 주적주적 내린 탓인지 즐겁게 읽은 책임에도 서평의 시작이 어둡다. 그래도 오늘은 살만한 날인데,,,
"나는 소중하다. 그러니 내가 나를 상처 줄 정도로 몰아세우진 말자. 열이 은은히 가득 퍼지기를 숨을 돌리고 가만히 기다려 본다. 내가 듣고 싶은 대답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어떤 형태로든 돌아오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p.162)
'삼각커피' 제목에 이어 작가의 필명이 다시 한번 나를 유혹한다. 어떤 커피를 삼각커피라고 하는 거지?? 아무튼 재미있는 필명이 요즘 유행하는 부캐를 떠오르게 한다. 모두가 아는, 그렇지만 비밀인 부캐를 만들고 살짝 숨어들어 본캐가 하지 못했던 일을 용기내어 실행에 옮기고 사이다 발언도 마다하지 않는다. 작가의 매운맛, 순한맛과 비슷한 느낌이지 싶다. 나 역시 편하고 좋은 사람에게 더 잘해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어려운 사람에게는 매우 예의바르고 순한척 하지만 편한 사람에게는 안하무인에 네가지 없는 민낯을 아낌없이 들어내곤 한다. 아직도 어른이 되려면 멀었나 보다.
중년의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혼자에 익숙하지 않다. 친구들과의 만날때도 홀수 보다는 짝수가 편하고, 여러명 보다든 단둘이 좋다. 혹시 내가 저사람들 사이에 끼어든 걸까? 나보다 둘이 더 친한 것 같은데? 혹시 내가 나만 모르는 왕따인걸까? 친구들과 만나서 웃고 노는 일이 즐겁기도 하지만 혼자가 편해지기도 한다. 점점 에너지가 고갈되어 버티기 힘들어지는건가 보다. 여러 사람 보다는 한두명의 찐친이 좋아진다. 핵인싸도 싫고 그렇다고 아웃싸이더가 되고 싶지도 않고 세상은 여전히 어렵다. 아직은 용기가 한방울쯤 부족하다.
"혼자의 삶을 인생의 기본값(O)으로 만들어 두면, 둘이 되어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가 되었다가 다시 혼자로 돌아와도 전혀 두렵지 않다. 둘 또는 다수에서 버림받을 걱정에 끌려다니기만 하는 관계의 을이 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관계에서 나를 잃지 않을 수 있다. 언제든 나다운 나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힘과 믿음이 있다. 혼자가 두렵다는 이유로 무리에서, 연인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두려워 말고 언제든 혼자의 세상으로 넘어오시라. 혼자만의 시간도 충분히 재밌고 행복하다." (p.58)
나른하게 편안한 일러스트와 짧은 글이 좋다. 조금은 생활고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고 쓰고 싶은 글을 쓰고 용기있게 사장님이 되어보기도 하는 삼각커피 작가님의 용기가 부럽기만 하다. 이대로도 충분히 멋진 삶을 살고 있는 나를 응원한다. 토닥토닥!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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