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허밍버드 클래식 M 6
브램 스토커 지음, 김하나 옮김 / 허밍버드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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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의 드라큘라가 고전의 새로운 시선, 허밍버드 클래식 M 시리즈의 6번째 책으로 출간됐다.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스토리지만 진지하게 읽어보지 않았던 드라큘라를 거짓말 살짝 보태 천여 페이지에 달하는 글로 접한다. 위풍당당한 벽돌 책이지만 생소한 스토리가 아닌 탓에 책장을 넘기는 시간이 부담스럽지 않다. 

허밍버드 클래식 M 시리즈는 뮤지컬과 오페라에 바탕이 된 서양 고전문학들을 엄선한 시리즈로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 프랑켄슈타인, 오페라의 유령,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두 도시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 드라큘라가 발간된 시리즈물이다.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눈길을 끌 수밖에 없는 고전을 - 완독을 떠나서 가지런히 소장하고 싶은 소장 욕구가 일게 하는 작품들로 - 알차게 구성하고 있다 하겠다. 

사실 드라큘라는 책보다는 뮤지컬과 영화로 많이 접했던 고전이다. 매년 리뉴얼된 대형 뮤지컬이 공연되고 - 주인공도 주인공이지만 피의 앙상블(?) 이었던가 군무가 굉장히 인상 깊었던 - 여러 버전의 영화 또한 심심하지 않게 제작된다. 그만큼 흥미로운 주재라는 증거지 싶다. 뜨거운 여름이 시작되는 초입, 오싹한 드라큘라와 여름맞이를 해보기로 한다.

붉디 붉은 핏빛 망토를 두른 드라큘라 백작의 뒷모습의 표지와 함께 모두가 만류하는 트란실바니아 백작의 성에 입성한 조너선 하커의 일기로 대장정의 문을 연다. 많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호기롭게 트란실바니아의 드라큘라 백작의 성으로 향하는 변호사 조너선 하커. 그는 드라큘라 백작의 성에 도착한 이후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여정의 기이한 일들로 인해 섬뜩함을 깨닫게 되지만 스스로 이곳을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고 탈출을 감행하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알수 없는 한기를 불러일으키는 백작은 완벽한 영국인이 되기를 희망한다. 기이하기 짝이 없는 백작이 완벽한 영국인이 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혼자의 힘으로 그의 영국행을 막을 수 없는 조나단은 두렵기만 하다.

"이곳에는 아무도 없다. 대화를 나눌 사람이라곤 오직 백작뿐인데, 그는... 아, 이곳에 살아 있는 사람이 나뿐일까 두렵다." (p.58)

고립된 트란실바니아의 드라큘라성에서 더 이상 사냥감을 구하기 어려워진 백작은 새로운 사냥감을 찾기 위해 영국으로 향한다. 그의 정체를 알아챈 반 헬싱교수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인간이 아닌 그를 이 세상에서 없애기 위한 목숨을 건 싸움을 시작한다. 조너선의 시각으로 묘사되는 오싹함은 그간 뮤지컬과 영화에서 보아오던 인간적인 모습의 드라큘라를 지워낸다. 

"솔직히 아름다운 풍경 따위를 묘사할 기분이 아니다. 이후로 돌아다니며 본 것이라곤 잠기고 빗장이 질러진 문, 문, 문들뿐이었기 때문이다. 창무니 아니고서는 밖으로 나갈 방도가 없다. 이 성이야말로 감옥이고, 나는 이곳에 갇혔다!!" (p.61)

워낙 널리 알려진 드라큘라 스토리라 시작하는 설레임이 크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었지만 두께의 압박 - 무려 813페이지 - 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디테일한 원작의 충실함을 한껏 만끽할 수 있다. 여러가지 버전의 드라큘라를 본 탓에 스토리의 설렘없이 시작했다지만, 등장인물들을 중심으로 일기, 편지, 신문기사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서인지 이전에 읽었던 글보다 훨씬 더 섬세한 감정선을 따라갈 수 있다고나 할까, 이미 알고 있는 스토리임에도 새로운 느낌으로 몰입하게 된다. 다만, 뮤지컬의 큰 서사였던 드라큘라의 절절한 사랑이야기가 등장하지 않아 로맨틱 멜로로 좋아하는 한사람으로서 살짝 아쉽다.

세상을 삼켜버릴 듯한 초자연적인 흡혈귀 드라큘라 백작과 이성으로 똘똘 뭉친 반 헬싱 교수의 첨예한 대립이, 뮤지컬 영상을 끌어오는 듯하다. 영화나 뮤지컬이 드라큘라 백작의 사랑에 집중하고 있었다면 원작은 로맨틱한 사랑보다는 그의 초자연적인 행위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지컬의 강렬함 때문인지 시간을 어긴 불멸의 사랑꾼 드라큘라의 아리아가 귓가를 스친다고 하면 느무 사기 같으려나,,, 

"백작은 소멸하는 찰나 평안을 얻은 듯한 표정이었다. 그가 그런 표정을 지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그 표정을 확인했으니 내 남은 삶은 행복하리라." (p.810)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드라큘라#허밍버드클래식M시리즈#브램스토커#허밍버드#컬처블룸#컬처블룸서평단#불멸의사랑#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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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가리로만 할까?
박정한.이상목.이수창 지음 / 들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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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리
‘입’을 속되게 이르는 말. (네이버 국어사전)


표지 일러가 주말마다 반복되는 내 모습과 똑 닮아 있다. 하루 종일 밥 먹는 것도 귀찮아서 - 아이들이 어릴 때는 아이들 밥 때문에라도 일어났는데 - 종일 탄산수와 커피로 연명하며 침대를 벗어나지 않는다. 금요일과 토요일 밤에는 주중 보지 못했던 드라마를 짤 영상으로라도 섭렵하고, 주말 오전은 늦잠으로 날려보내기 일쑤다. 월요일 출근을 앞둔 일요일 밤에는 자다자다 지쳐 잠 못 드는 밤을 보내고 드디어 월요일 아침, 월요병을 운운하며 피곤에 지쳐 출근한다.


주말에는 대청소도 하고, 옷 정리도 하고, 반찬도 좀 만들고, 영화도 보고, 오랜만에 놀러도 가야겠다,,, 주중에 야심 차게 세웠던 계획들은 금요일 18시, 퇴근시간을 기점으로 리셋된다. 맞다. 나이 오십이 가까운 중년으로 조금 창피하지만 나 또한 '아가리'로만 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 상황으로 '입' vs '아가리'를 대입했을 때의 느낌이란! 우와~ 엄청나다. '입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는 설명은 완전 궁서체로 점잖게 설명한 표현이다. '아가리'는 접하는 순간 '쌍욕'을 먹는 느낌일 정도로 쎈말이다. 그럼에도 어릴 적 열광했던 오락실의 팩맨과 함께 '아가리'란 말을 투척한 이유는 뭘까,,, 강렬한 제목에 혹한 채 읽기 시작한다.


"'습관'이라는 하나의 안전장치만 가지고는 여전히 불안한가? 그럴 수 있다. 나도 그 불안함 때문에 이중 안전장치로 바이오리듬을 사용하고 있다. 꾸준한 실험을 위해 바이오리듬을 활용한다니 이해가 잘 가지 않을 것이다." (p.174)


어쩜 이렇게 맞는 말만 하시는지,,, 입으로만 말해놓고 실천하지 않으니 아가리라 불리는 게 당연함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한다. '해야지, 해야지, 꼭 해야지' 반복되는 다짐은 매번 다짐으로만 끝난다... 그리고 나는 아이를 또 나처럼 키웠다 ㅜㅜ


"인생이 늘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많은 이 들이 일상의 평범함을 뛰어넘는 기분 좋은 경험을 했을 때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그런 일은 남들에게도 역시 흔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나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그러니 남들의 특별한 순간과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비교하면서 스스로가 더 불행하다고 느낄 필요 없다. 만들어진 열등감에 주눅 들지 말자." (p.93)


속된 자극적인 단어로 시작했지만 이들의 고민이 바로 나의 고민인지라 절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럼 이쯤에서 절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원대하게 품은 계획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아가리’로 끝나게 되는 원인을 살펴보기로 한다. 물론, 스스로의 의지박약으로 중도 포기하는 일도 많지만 나를 비롯한 대다수 아가리들은 스스로의 의지보다는 다른 사람의 의지를 바탕으로 계획을 수립하게 되는 것이 원대한 계획을 ‘아가리’로 끝내게 되는 주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남들이 다 하니까 꼭 필요하지 않아도 발을 담궈야겠다는 쓸데없는 의지가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아가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나’가 정립되어야 하는 이유다.


"사람들에게 시선에 나를 보면 주변 휘둘렸던 이전의 삶에서 벗어나자. 남들의 의견과 맞추다 보니 내 인생에서 '나'가 사라져버렸다. 이러한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성찰하다 '나'를 이해하게 되고, '나'를 알면 우리는 다시 주도적인 인생을 살 수 있다." (p.111)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우리가 노력을 배신할 뿐(p.130)” 띵언이다. 나는 지금까지 노력이라는 전제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지 가늠해 본다. 진심을 다해 노력을 한 적이 과연 있기나 했었는지,,, 노력이라는 방어막 뒤에 숨어서 나의 게으름과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지 않는 정당성을 만들곤 한다. 앞으로 나가기 위한 도전이 아니라 멈추고 싶은 방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 노력을 배신하고 있었다.


한 동네에서 나고 자리면서 같은 초등학교, 중학교를 나온 한이, 창이, 목이 저자 3인방이 함께 쓴, 직설적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이 책은 어리다고 할 수 없지만 아직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그들의 미래를 다짐하고 있는 듯하다. 좋은 습관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지치지 않고 일상을 버티게 해 줬던 나의 귀여운(?) 아가리력을 반성하며, 아직은 창창한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저자 3인방을 비롯한 젊은 청춘들의 아가리 탈출을 응원해 본다.


"늦었다는 것은 허상일 뿐이다.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러니까 늦었다는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도전해보자. 시작하기에 늦은 때란 없다. 우리 앞에는 선택의 순간과 변화할 미래만 있을 뿐이다." (p.145)

[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왜아가리로만할까#박정한#이상목#이수창#들녁#책과콩나무#서평단#말로만#아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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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잠시 멈춤 - 가장 소중한 것에 커넥트하기 위한 20년 디지털 중독자의 디지털 디톡스 체험, 2021 세종도서 문학나눔 교양부문 선정
고용석 지음 / 이지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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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미약하였으나 장악력은 끝내주는 핸드폰과 한 몸이 된지 어언 십 년쯤... 연락 요청과 1004, 8282 등 귀여운 암호를 주고 받았던 삐삐의 신기함을 경험하고, 발신만 가능했던 씨티폰의 화려한 씨티라이프를 바람과 같이 스쳐서, 재벌 회장님들의 전유물 같았던 벽돌폰을 부러워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스마트폰은 전 국민의 분신이 되었다. 스마트폰이 손에 없으면 바보가 되는 집단 체면에 걸리고 말았다.

어느 순간 쥐도 새도 모르게 인터넷 뉴스 한구석에 '요약봇', '3줄 요약' 같은 신박한 메뉴가 생기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긴 글의 기사를 읽기 싫으니 요약 결과를 내놓으라는 - 어떻게 생각하면 - 터무니없는 메뉴일 테지만 이런 웃픈 메뉴를 만든 인터넷 신문사도 생각 없이 만든 메뉴가 아니라 독자의 Need가 있으니 만든 메뉴일 터이다. 요약봇, 3줄 요약 같은 웃픈 기능만으로도 요즘 사람들이 넘쳐나는 정보에 어떻게 반응하지를 알 수 있다 하겠다.

아이가 어릴 적에는 학습만화에 길들여져 글밥 많은 책을 읽히기 어려웠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학습만화라도 읽어주는 아이가 얼마나 감사한 일이었는지,,, 요즘 아이들은 학습만화는 고사하고 모든 정보를 스마트폰을 통해서 습득한다. 심지어 인터넷 기사와 글자로 구성된 정보가 아닌 유튜브를 영상 정보로 말이다. 슬프게도 글자정보는 딱 3줄까지만 받아들이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버렸다.

넘쳐나는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해, 나 또한 긴 글을 읽을 때면 꼼꼼하게 제대로 읽기 보다는 스크롤을 내리기 분주한 손가락과 함께 이미지 위주로 읽어 내리곤 한다. 요즘 사람들이 무한 스크롤과 함께 'F'자 읽기를 하고 있다는 저자의 말에 지레 뜨끔한다. 스스로도 제대로된 읽기가 안된다는 생각에 정독이 필요한 자료는 어김없이 출력을 하게 되니 말이다.

스마트폰 알람으로 눈을 뜨고 스마트폰을 충전기에 꽂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행여 배터리라도 떨어질까 애지중지하는 것도 모자라 오지도 않은 메시지를 끊임없이 확인하고 필요없는 물건 구매를 멈추지 못한다. 한마디로 스마트폰에게 잘 길들여진 노예다!

"스마트폰과 시작한 하루는 스마트폰과 함께 끝났다. 이런 모습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 모두의 모습일 수도 있다. 스마트폰은 이제 우리와 완벽하게 붙어 있다." (p.9)

여행을 가서도, 좋은 사람들과 만나서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사진부터 찍고 시작하는 순서는 너무나 당연하다. 프로필 수정외에는 거의 다시 보지 않으면서 마치 전리품을 모으듯 사진을 찍는다. 좋아하는 공연을 보러가도 커튼콜의 마지막 여흥을 즐기지 못하고 사진찍기에 바쁘다. 도대체 왜 이렇게 행동하는 걸까?! 눈에만 담아도 충분히 예쁜 풍경이고, 감동적인 장면인데 말이다.

"마음만 먹으면 일상의 '모든' 순간을 기록할 수 있다. 이제 '소중한' 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스마트폰과 관련된 글을 연재하면서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주제가 사진이다. 독자들의 수많은 댓글과 메일을 확인하면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수천, 수만 장의 사진을 찍을수록 이상하게 마음이 허무하거나 공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나도 똑같이 느꼈다." (p.53)

카메라와 플로를, 구글링과 카페를 디스커넥팅 할 수 있을까... 어렵겠지만 나로 꽉 채워진 삶을 위해서 꼭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어쩌다 디지털 디톡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는 일상이 당연해 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악마 스마트폰으로부터의 독립을 시도해 보련다. 자기전에 거실로, 카페는 하루 두 번만, 카카오톡도 하루 두 번만! 오늘부터 딱 3일만 버텨보기로 한다. 스마트폰과 디스커넥팅,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커넥팅 해보자~ 아자아자 화이팅!!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디지털잠시멈춤#고용석#이지북#몽실북클럽#몽실서평단#디지털디톡스#소중한것에커넥트#디지털중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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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망한 줄 알았지? - 작게 시작하는 사이드 프로젝트
안가연 지음 / 봄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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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너랑 나랑은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었던 거야. 가질 수 없는 능력을 부러워하지 말고 지금 가지고 있는 능력을 갈고 닦아. 비교는 결국 자기 비하가 되고 정신건강에 좋지 않더라. 내가 너보다 인생을 더 살면서 느낀 점은 이렇다." (p.165)

아니지롱~ 코미디언, 웹툰 작가, 유튜버,,, 요즘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업들을 두루 섭렵하고 있는 N잡러가 써 내려간 에세이답다. 갸우뚱거리는 소녀의 옆을 장식하고 있는 '이번 생은 망한 줄 알았지?'라는 유쾌 발랄할 재목과 함께 작디작은 글씨로 첨언하고 있다. '아니지롱~' 첫 느낌, 제목만으로 나(책)을 섣부르게 판단하지 말라는 귀여운 일침이다.

얼마전 종영한 드라마 - 역사왜곡으로 논란이 있긴 하지만 신혜선을 좋아해서 무뇌아처럼 재미있게 봤다 - '철인왕후'에서 과거로 회귀한 중전이 입버릇처럼 외치던 '이생망'이 머릿속을 스친다. 저세상 텐션의 중전 김소용은 입버릇처럼 '이생망'을 외쳤지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중전임에도 수라간을 드나들며 시할머니를 꼬실(?) 음식을 만들기도 하고, 자칫 망쳐버릴 뻔한 연회를 살려내기도 한다. 비록 드라마였지만 자신의 상황을 유쾌하게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철인왕후의 중전이 진정한 N잡러에 부캐 양성자가 아닐까 싶다.

작년 여름 이효리와 비, 유재석이 결합한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 덕분에 '부캐'라는 단어가 귀에 익숙해졌다. 무리 없는 사회생활을 위해 잘 포장해 둔 대외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표현할 수 없지만 숨기고 있었던 본심과 다른 다른 모습을 '부캐'라는 새로운 캐릭터에 입혀 마음껏 들어내는 그들이 부러운 한편 연예인이니까 가능한 설정이지라 생각하며 아쉬워했었다.

N잡러와 부캐의 이미지가 묘하게 겹친다. 밥벌이를 하기 위한 본캐가 있어야 - 슬프지만 현실적으로 - 하겠지만, 지루한 일상에 활력을 줄 수 있는 부캐가 나에게도 있었으면 하게 된다. 필연적으로 밋밋할 수밖에 없는 본캐는 잠시 뒤로하고, 지금껏 미뤄뒀던 열망을 담은 부캐를 상상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내려가면서, 책장이 넘어갈수록 아이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엄마의 계획에 맞춰 따라오느라 마음에도 없는 캐릭터를 만들어 가고 있는 건 아닌지... '아! 내가 알아서 할께!' 아이에게 나 역시 자주 듣는 대답이었던지라 책장이 쉬이 넘어가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수 있는 본캐를 만들어야 한다는 중압감으로 아이에게 엄마의 의견을 무조건 강요했던 나를 뒤돌아 보게 된다.

"좋은 결과에는 칭찬이라는 보상이 따라온다. 하지만 성공 없는 도전에는 보상이 없었다.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할 일도 없다. 나서봤자 실패 하면 남는 것은 쪽팔림뿐이다. '괜히 나서지 가만히 있자' 그렇게 우리는 실패와 도전을 두려워하는 사람으로 자랐다." (p.85)

궁극적인 나의 삶에 지치지 않기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기 위해 N잡러도 되어보고 집중할 수 있는 부캐도 만들어야 한다는 저자의 유쾌한 제한에 고개를 끄덕여본다. 재미있고 즐겁게 살기에도 짧은 인생을 다른 사람을 신경 쓰느라 내 인생을 즐기지 못했던 일상을 멈추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최선의 선택을 위해 노력해 보련다. 딱 기다려! 부캐!

"음식은 먹어본 '경험'이 있으니 맛이 있는지 없는지를 안다. 하지만 내 미래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다. 살아가면서 해야 할 중요한 결정들은 너무나 많이 있다. 전공, 직업, 결혼 등등. 어떻게 하면 우리는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을까?" (p.75)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이번생은망한줄알았지#안가연#볼름#컬처블룸#컬처블룸서평단#부캐#N잡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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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해커스 공인중개사 7일완성 핵심요약집 1차 - 공인중개사 1차 부동산학개론ㅣ민법 및 민사특별법ㅣ2021 최신판 2021 해커스 공인중개사 핵심요약집
신관식.채희대.해커스 공인중개사시험 연구소 지음 / 해커스공인중개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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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 열심히 공부하는 것과는 딱 2% 부족한 수험생이 계신다. 2년전쯤부터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는 시기를 기점으로 미뤄덨던 수험서들을 하나씩 하나씩 다시 소환시키고, 인터넷 강의를 2배속으로 돌려들으신다. 이번에는 꼭 합격(?)하겠다는 의지를 품고서,,,


첫해에는 책도 없이 스스로를 과신하고 시험에 도전했다가 실패하고, 작년에는 살짝 무거운 책으로 도전했다 완주하지 못했다. 공인중개사 셤이 누구든지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시험이긴 하지만 아무에게나 호락호락 곁을 내주지 않는 무거운 셤이다. 요즘은 합격자 수를 조정하느라 난이도가 있어서 더 어려워진건 말해 무엇하랴. 아무튼 여름 휴가도 다가오고 우리집 수험생님께서 슬금슬금 준비를 하시고 계셔서 이번엔 적극적으로 책 추천 좀 해보련다.


1차 시험 합격을 위해 선택한 필살의 교재는 '2021 해커스 공인중개사 7일 완성 핵심요약집 1차(부동산학개론 & 민사 및 민사특별법)'다. 해커스만의 축적된 노하우로 7일 완성을 강조할 수 있을 만큼 부담없는 두께의 교재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집 수험생처럼 어쩌다 수험생에게는 도전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고, 많은 준비된 수험생들에게는 그간의 학습량을 정리해줄 수 있는 구성이라 여겨진다.


7일 이라는 초단기 전략과 함께 부담없이 도전과 정리를 시도해 보기에 충분한 교재다. 압축교재의 실용성을 충분히 살려 출제빈도의 강약에 따른 핵심이론 정리는 물론 그간의 출제경향이 충실하게 분석되어 있어 시작하기 위한 교재로도, 마무리하기 위한 교재로도 훌륭하다.


아무리 단기 집중 교재라 해도 단 7일만에 완성도 높은 학습을 하기는 어렵겠지만, 짧게 여러번 반복학습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탓에 중도포기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다. 과목별 30개의 빈출개념으로 출제성향을 파악하고 이어서 출제성향에 따른 이론개념을 잡은 후 기출문제로 마무리 확인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더불어 특화된 해커스의 온라인 강의(http://land.Hackers.com)는 확실하고 체계적인 개념정리를 돕는다.


마지막으로 '2021 해커스 공인중개사 7일 완성 핵심요약집 1차(부동산학개론 & 민사 및 민사특별법)'의 필살기는 부록으로 더해진 '시험장까지 가져가는 빈출지문'이라 하겠다. 워낙 방대한 양의 공부를 이어가야하는 시험이다보니 마지막 정리에 손을 놓는 경우가 많은것이 현실인 점을 감안하면, 빈출지문을 집약해 놓은 얇은 부록은 짜투리시간마져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해주는 꿀템이다.


우리집 느림보 수험생을 비롯한 절대시간이 부족한 모든 공인중개사 수험생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수험서였다.


[ 네이버카페 문화충전200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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