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잠시 멈춤 - 가장 소중한 것에 커넥트하기 위한 20년 디지털 중독자의 디지털 디톡스 체험, 2021 세종도서 문학나눔 교양부문 선정
고용석 지음 / 이지북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장악력은 끝내주는 핸드폰과 한 몸이 된지 어언 십 년쯤... 연락 요청과 1004, 8282 등 귀여운 암호를 주고 받았던 삐삐의 신기함을 경험하고, 발신만 가능했던 씨티폰의 화려한 씨티라이프를 바람과 같이 스쳐서, 재벌 회장님들의 전유물 같았던 벽돌폰을 부러워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스마트폰은 전 국민의 분신이 되었다. 스마트폰이 손에 없으면 바보가 되는 집단 체면에 걸리고 말았다.

어느 순간 쥐도 새도 모르게 인터넷 뉴스 한구석에 '요약봇', '3줄 요약' 같은 신박한 메뉴가 생기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긴 글의 기사를 읽기 싫으니 요약 결과를 내놓으라는 - 어떻게 생각하면 - 터무니없는 메뉴일 테지만 이런 웃픈 메뉴를 만든 인터넷 신문사도 생각 없이 만든 메뉴가 아니라 독자의 Need가 있으니 만든 메뉴일 터이다. 요약봇, 3줄 요약 같은 웃픈 기능만으로도 요즘 사람들이 넘쳐나는 정보에 어떻게 반응하지를 알 수 있다 하겠다.

아이가 어릴 적에는 학습만화에 길들여져 글밥 많은 책을 읽히기 어려웠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학습만화라도 읽어주는 아이가 얼마나 감사한 일이었는지,,, 요즘 아이들은 학습만화는 고사하고 모든 정보를 스마트폰을 통해서 습득한다. 심지어 인터넷 기사와 글자로 구성된 정보가 아닌 유튜브를 영상 정보로 말이다. 슬프게도 글자정보는 딱 3줄까지만 받아들이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버렸다.

넘쳐나는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해, 나 또한 긴 글을 읽을 때면 꼼꼼하게 제대로 읽기 보다는 스크롤을 내리기 분주한 손가락과 함께 이미지 위주로 읽어 내리곤 한다. 요즘 사람들이 무한 스크롤과 함께 'F'자 읽기를 하고 있다는 저자의 말에 지레 뜨끔한다. 스스로도 제대로된 읽기가 안된다는 생각에 정독이 필요한 자료는 어김없이 출력을 하게 되니 말이다.

스마트폰 알람으로 눈을 뜨고 스마트폰을 충전기에 꽂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행여 배터리라도 떨어질까 애지중지하는 것도 모자라 오지도 않은 메시지를 끊임없이 확인하고 필요없는 물건 구매를 멈추지 못한다. 한마디로 스마트폰에게 잘 길들여진 노예다!

"스마트폰과 시작한 하루는 스마트폰과 함께 끝났다. 이런 모습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지금 우리 모두의 모습일 수도 있다. 스마트폰은 이제 우리와 완벽하게 붙어 있다." (p.9)

여행을 가서도, 좋은 사람들과 만나서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사진부터 찍고 시작하는 순서는 너무나 당연하다. 프로필 수정외에는 거의 다시 보지 않으면서 마치 전리품을 모으듯 사진을 찍는다. 좋아하는 공연을 보러가도 커튼콜의 마지막 여흥을 즐기지 못하고 사진찍기에 바쁘다. 도대체 왜 이렇게 행동하는 걸까?! 눈에만 담아도 충분히 예쁜 풍경이고, 감동적인 장면인데 말이다.

"마음만 먹으면 일상의 '모든' 순간을 기록할 수 있다. 이제 '소중한' 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스마트폰과 관련된 글을 연재하면서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주제가 사진이다. 독자들의 수많은 댓글과 메일을 확인하면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수천, 수만 장의 사진을 찍을수록 이상하게 마음이 허무하거나 공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나도 똑같이 느꼈다." (p.53)

카메라와 플로를, 구글링과 카페를 디스커넥팅 할 수 있을까... 어렵겠지만 나로 꽉 채워진 삶을 위해서 꼭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어쩌다 디지털 디톡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는 일상이 당연해 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악마 스마트폰으로부터의 독립을 시도해 보련다. 자기전에 거실로, 카페는 하루 두 번만, 카카오톡도 하루 두 번만! 오늘부터 딱 3일만 버텨보기로 한다. 스마트폰과 디스커넥팅, 일상의 소소한 행복과 커넥팅 해보자~ 아자아자 화이팅!!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디지털잠시멈춤#고용석#이지북#몽실북클럽#몽실서평단#디지털디톡스#소중한것에커넥트#디지털중독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