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언제까지 회사 다닐래 - 밀레니얼 세대의 슬기로운 직장 생활
주에키 타로 지음, 서수지 옮김 / 레몬한스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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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자마자 퇴사하고 싶은 이 시대의 일개미에게 바치는 리얼 직장 생존기”
 
출근하자마자 퇴사까지는 아니지만 ‘퇴근’하고 싶은 일개미로서 이렇게 공감가는 한 줄이 또 있을까...  아!! 진심 로또라도 맞아서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우리 엄마아빠는 왜 재벌이 아닌 껄까 ㅜㅜ (우리 아들도 똑 같은 생각을 하고 있겠지)
 
요즘 팍팍한 현실을 반영하 듯 직장인들의 고달픈 삶을 그린 책들이 많이 - 지금까지 그닥 눈에 띄지 않다가 부쩍 눈에 밟히는 것일 지도 - 발간 된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 대다수 책들이 신흥세력으로 떠오른 90년대생들에게 맞춰져 있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90년대 신입사원들은 그간의 노오력을 떠올리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 본능적으로 - 거부하며 퇴사욕구를 뿜어낸다.

하지만, 그들 뿐만아니라. 나 같은 중고사원들 또한 하루하루 퇴사욕구와 싸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 않을까. 90년대생들은 나이라도 어리고, 거둬야할 가족이라도 없지... 나 같은 중고사원들은 벼락맞기 보다 더 어려운 재취업의 문턱과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삶의 무계로 말미암아 ‘퇴사’의 ‘퇴’자도 꺼내지 못한다. 그저, 비슷한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동료들과 푸념을 나누는 것으로 만족하는 안타까운 영혼들이다.

당장 '오늘!' 이라고 대답하고 싶은 삐딱한 제목의 '너 언제까지 회사다닐래?'는 보기에도 안쓰러운 일개미를 주인공으로하는 네컷만화와 함께 직딩들의 에피소드를 공감있게 전한다. 일개미들의 표정이 어찌나 리얼한지, 회사에 있는 내 표정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솔직 당당 90년대생들을 위한 직장 생활 지침서라고 하고 있음에도 머리속에서는 '이래서 그만둬야되겠군!'이라느 생각만 자꾸 드는걸 보면 어지간히도 그만두고 싶은가 보다...

이러쿵 저러쿵 불만을 귀엽게 궁시렁 거리듯 일개미의 애환을 늘어놓는다. 인간관계, 일, 늦은 밤 야근, 업무 시간 외, 취직 이직, 프리랜서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꼭 바꿔야지, 이렇게 해야지 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런 일도, 이렇게 반응할 수도 있겠구나하고 생각하다보니 어느새 마지막장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후배로 시작해 선배가 되고, 조수로 시작해 다른 이를 가르치는 사수가 된다. 닮고 싶은 선배, 사수가 있는 반면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선배, 사수도 있었다. 선배도 사람이까,,, 내가 선배, 사수가 되어보니 쉬운 일이 아니었음에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선배가, 동료가 되어 주지못하는 것을 수시로 반성하게 된다. ^^;;

"덕분에 불편했던 직장도 나와 같은 기분을 느끼는 동료가 있 다는 안도감으로 훨씬 지내기 편해졌고, 무슨 일이 있어도 동료와 이야기로 풀며 그럭저럭 넘길 수 있게 되었다." (p.25)

어린 시절에는 부족한 능력에 좌절하기도, 주변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쓸데없는 눈치밥으로, 아무것도 아닌 일에 울쩍해하곤 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부질없는 고민이었는데 그때는 왜 그랬을까 싶다. 일개미에게 동기화되어 직장 이곳 저곳을 다시 보니 말로만 '퇴사'를 외칠 것이 아니라, 온 힘을 다해 스스로를 지키는 용기를 품고 전장같은 그곳에서 당당하게 버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신입사원에게는 유용하고 현실적인 선배 일개미를, 중고사원에게는 공감을 부르는 동료 일개미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유급 휴가를 쓰지 못하게 만드는 원흉은 상사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용기를 짜내 신청하면 상사는 어지간해서는 타박하지 않는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처럼 확실하게 요구 사항을 말하는 사람이 사회생활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 나처럼 쭈뺏쭈뺏 눈치를 보며 무수리처럼 행동하지 말자. 애초에 유급 휴가는 정당한 권리다. 나쁜 짓을 하는 게 아니다." (p.71)

[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너언제까지회사다닐래 #주에키타로 #레몬한스푼 #책과콩나무 #서평단 #직장생활지침서 #일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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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현 지음 / 마카롱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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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무엇일까? 나는 나의 가족에 대해 잘 알고 있을까, 형제자매의 성공을 진심을 다해 축하하고 있을까, 그들의 빛남을 질투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나를 비롯한 - 나 뿐이라 생각되지는 않는다 - 보통의 사람들은 평범해야한다는 강박에 자신의 마음을 감춘채 가족들을 무지개빛으로 포장한다. 가장 오랜 시간 나와 부대끼며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으면서도 온 힘을 다해 진심은 꽁꽁 감춰두고 있다. 서로의 성공과 출세를 응원하고, 축하하고 있지만 사실은 가장 많은 질투의 대상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흐트러지고 너덜너덜해진 나를 끝까지 보듬는 것 또한 가족이었다.

강남의 한 아파트, 누구나 부러워하는 삶을 사는 다섯 가족이 있다. 대학교수 아버지와 약사 어머니, 대기업을 당당하게 퇴직하고 스타트업에 뛰어든 수재 아들, 공모전 수상과 함께 드라마 작가로 활동하는 큰딸 그리고 재기발랄한 여고생 막내까지. 겉으로 보기에는 걱정거리 하나 없는 평범한 부유층 가족의 모습이다. 어느날 그들의 보금자리에서 '펑' 터져버린 폭탄 하나로 고요했던 그들의 일상은 무너져내리고, 가면 아래 감춰졌던 그들의 민낯은 여과없이 드러난다. 폭탄은 그들의 보금자리를 망가뜨린 것이 아니라 위태위태하게 힘겹게 버티고 있던 가족을 '펑'하고 날려버렸다.

"누구나 감추고 싶은 게 있다는 말, 비밀 아닌 게 비밀이 되어버린다는 말은 승아가 아닌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을 거다. 말하려고 하면 할 수도 있는 일들이 언제부터인가 목구멍 속에서 꽉 막혀 말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한사코 장애물을 없애려 들때도 있었지만 언제부턴가 그 모든 노력이 귀찮아졌다. 차라리 말하지 않는 게 평화를 지키는 길이라 여겼다. 그게 이제는 쌍둥이 형제를 죽이려 했다는 오해까지 불러 일으켰다." (p.189)

출판사의 소개글처럼 폭탄, 테러라는 생소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폭탄과 테러라는 소재를 걷어내면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총성없는 전쟁터를 마주하게 된다. 진실은 하이에나 같은 익명의 군중들을 거쳐 자극적인 가쉽거리가 되어 피해자를 가해자로 몰아가고, 가해자로 몰린 피해자는 어느새 또 다른 가해자를 찾아 물어뜯는다.

"교문에 들어서자 힐끗거리는 시선이 느껴졌다. 폭탄이 터진 후로 조용한 학교생활은 끝났다. 주목받고 싶은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었는데 어딜 가나 시선을 끌었다. 교실에 들어서기 전까지 "폭탄이 재야?"라는 말이 당연하다는 듯 따 라붙었다. 사실과 거짓이 뒤범벅된 소문을 듣고 있자면 승아 자신조차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헷갈렸다." (p.157)

평범한 집 현관에서 터져버린 폭탄은 누가, 누구에게, 왜 보냈는지가 중요한 과제가 아닌게 되어버린다. '펑'하고 터진 '폭발' 사건은 어느새 주연이 아닌 조연이 되어버리고, 피해자일 수 밖에 없었던 가족들은 주연이 되어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되어간다...

폭탄이 터지는 현장을 목격한 장녀 두승아는 어느새 자작극의 주인공이 되어 있고, 택배의 주인이였을 지도 모르는 장남 두현은 친구의 여자까지 빼앗는 응당 죄값을 치뤄야하는 나쁜 놈이 되어 있고, 갑갑한 마음에 옥상을 찾았던 막내 승아는 비행청소년이 되어있다. 범인보다 피해자의 인신공격에 몰두하는 익명의 군중들! 죄의식조차 느끼지 않는 그들의 모습에 씁쓸할 뿐이다.

"어른이 되길 기다리다니, 건희가 새삼 어리게 느껴졌다. 승아에게는 어른에 대한 환상이 없었다. 금방이라도 픽 쓰러질 듯 피곤에 절은 얼굴, 세상의 모든 불만을 모두 끌어안은 표정은 일이 풀리지 않아 방에 틀어박힌 언니만의 것이 아니었다. 동네 아줌마들의 부러움을 사는 엄마도, 교수님 소리 듣는 아빠도, 완벽에 가까운 오빠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의무를 다할 뿐, 즐거움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어 보였다. 가끔은 옷을 때마저도 웃는지 우는지 분간조차 되지 않았다. 그런게 어른의 삶이라면 지금과 다를 게 뭐가 있나 싶다." (p.32~33)

스토리를 시작하는 소재도 신선하고, 이어지는 전개가 씁쓸하지만 몹시 공감가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어 몰입감있게 완독할 수 있는 책이었다.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펑#이서현#마카롱#컬처블룸#서평단#교보문고스토리대전수상작#가족#관계#군중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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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율의 환각 - 조선을 뒤흔든 예언서,《귀경잡록》이야기의 시초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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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율의 환각'은 얼마전 흥미롭게 읽었던 무속호러소설 섭주에 이은 박해로 작가님의 작품이다. 해골과 소대가리로 장식된 표지로부터 시작한 오컬트 스토리는 섭주를 읽은 독자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처럼 충분히 흥미롭다. 한국형 오컬트라는 새로운 장르의 탄탄한 독자층을 만드는데 모자람이 없다고 하겠다.

'조선을 배경으로 한 우주적 공포소설' 조선을 뒤흔든 예언서 '귀경잡록'의 시작을 알리는 한국형 공포소설 기대감을 잔뜩 안고 책장을 넘긴다. 눈에 부담없는 글자 크기 - 안타깝게 노안이 와서 작은 글씨가 살짝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 맘에 들고~ 덕분에 책장은 시원스럽게 넘어간다. 곳곳에 녹아 있는 소대가리부터, 방울의 형상을 떠오르게 하는 마치 유령도시 같은 섭주의 잔재를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세종 20년, 건국신화를 부정하고 백성들을 미혹시킨다 하여 금서처분을 받은 귀경잡록과 원린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조금 생소한 흡혈귀, 외계인까지 신선하다. 박해로 작가님 귀경잡록을 소재로 100편의 시리즈를 구상하고 계신다니 시리즈를 기다리는 재미도 쏠쏠할 듯하다. 자, 그럼 이제 전율의 환각과 함께 검은 소, 지옥에서 온 사무라이 모두 세 편이 실려있는 한국형 오컬트의 세계로 출발~

임금에게 충언을 했다는 이유로 머나먼 오지로 귀향을 가게된 구현담과 그를 귀향지로 호송해야하는 관원들. 목숨을 아깝게 여기지 않고 충언을 하는 이도 있으나, 출세에 눈이 먼 관리도 당연히 존재하는 법! 독초에 상처를 입고도 무리하게 호송관으로 참여한 장소규를 비롯한 6명의 일행이 유배지로 향하는 도중 믿기지 않는 요상한 일들이 벌어지는 섭주를 지나면서 벌어지는 환각과의 전쟁을 다룬다. 환각과 진실을 구별할 수 없는 그들의 혼란스러운 모습을 흡인력 있게 그려낸다. 섭주! 그곳은 진정으로 위험한 곳이었다! 작가의 전작과 연결된 소재들과 코로나를 연상케하는 장면 등 현실과 소설의 배경을 넘나들게 하는 깨알같은 장치들 - 아놔! 갑자기 코믹물로 변하는 줄 - 덕분에 몰입감이 훨씬 높아진다.

죽지 않는 책으로 알려진 귀경잡록이 세상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결국 스스로의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환각에 사로잡힌 인간의 이기심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전율의환각 #박해로 #SF호러연작소설 #북오션 #오컬트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우주적공포소설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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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흐르는 곳에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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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에서 출간한 '피가 흐르는 곳에'는 스티븐 킹의 중편 소설집이다. 중편소설에 남다른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킹은 세탁공장, 건물 경비원을 거쳐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 잡은 독특한 이력을 가진 작가다. 생계를 위해 각종 성인 잡지에 단편 소설을 기고하던 그는 1973년 첫 장편 소설 캐리로 일약 스타작가로 등극한 후 20여 년간 500여 편의 작품을 집필했으며 그중 70여 편이 드라마 또는 영화화되어 현재 원작이 가장 많이 영상화된 작가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다작에 흥행성 있는 작품까지 신작이 나올 때마다 독자들이 열광하는 이유가 있는 작가라 하겠다.

응답을 바랄때만 부르짖으라, 해리던씨의 전화기
조용한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어리지만 글을 잘 읽는 크레이그와 은퇴 후 조용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재력가 해리건의 우정과 기묘한 사건을 다루고 있는 첫 번째 중편 '해리건 씨의 전화기'. 어린 소년과 죽음을 앞둔 노인의 진정한 우정 속에 담긴 미스터리가 흥미롭다. 블랙베리를 따돌리기 위한 아이폰의 오작동을 농담처럼 풀어내며, 복수를 실행에 옮기기는 두렵지만 복수를 꿈꾸는 인간의 본능적인 심리를 어린 아이로부터 성인이 될때까지 달라지지 않음을 보려준다.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모든 악행은 스스로의 마음으로부터 시작함을 말이다.

"프톨레마이오스는 로마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야. 그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고 지구를 중심으로 주변 모든 게 공전한다고 믿었어. 아이들은 온 세상이 자기들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지. 자기가 모든 것의 중심이라는 발상은 대개 스무 살 무렵부터 희미해 지기 시작하는데 너는 그 나이가 되려면 아직 멀었으니까." (p.103)

요술이었어요, 척의 일생
대규모 지진과 재앙으로 종말을 향해가는 와중 '39년 동안의 근사했던 시간! 고마웠어요, 척!' 이라는 뜬금없는 광고의 등장과 누군지 알수도 없는 미지의 인물 '척'에 대한 감사는 일상 곳곳을 잠식하며 인류의 종말을 가속화 시키는 듯 하다. 마치 온 세상을 누군지도 모르는 그의 얼굴로 가득 채운고 사람들은 무감하게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며 세상을 덮어버린 암흑과 함께 목을 조여오는 종말에 순응한다. 3막 - 2막 - 1막의 역순으로 배치되어 있는 색다른 구성속에서 인류의 종말을 훼집고 다니던 척을 알아가게 된다. 다만, 개인적으로 마지막까지 읽어도 광고와 척을 연결하기는 - 다시 첨부터 읽어야 고민할 정도로 - 어려었다.

"종말. 모든 것의 종말을요. 우리는 애도의 다섯 단계를 거치는 중이에요, 모르겠어요? 이제 마지막 단계에 다다랐어요. 받아들 임." (p.152)

피가 흐르는 곳에 특종이 있다, 피가 흐르는 곳
스티븐 킹의 대표작품 '아웃사이더'의 후속작 피가 흐르는 곳은 '피가 흐르는 곳에 특종이 있다'는 언론계의 정설을 소재로 하고 있다. 중학교 폭발물 사고로부터 출발한다. 탐정 사무소 소장 홀리는 폭발물 사고에 관한 기사를 보던 중 현장기자 체트 온드스키에게 특별한 기분을 느끼고 그를 찾아나서는데... 홀로 범인을 찾아나서는 홀리와 범인의 긴장감 넘치는 대치! 피에 숨겨진 무고한 희생자들을 찾아가는 탁월한 현장묘사와 미스터리, 끝내준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 일지도 몰라, 쥐
마지막 창작의 고뇌를 오싹하게 다루고 있는 쥐. 위기에 처한 쥐를 살려준 슬럼프에 빠진 작가 드류는 쥐로부터 대가를 지불하면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유혹을 당한다. 물론 끔찍한 대가를 치뤄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의 욕구를 이겨내지 못하고 유혹에 넘어가고... 욕심을 이기지 못하는 인간의 나약함을 오싹하게 보여준다.

"나는 끝까지 한번 가봐야겠어. 그거면 돼. 그게 전부야. 그런 다음에는 질풍노도를 훨씬 줄이고 다시 한번 시도할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접을 수도 있어. 어느 쪽이 든 상관없을 거야." (p.491)

스티븐킹의 전작 쇼생크 탈출이나 미저리가 우연히 탄생한 작품이 아님을 알려주듯 4편 모두가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피가흐르는곳에#스티븐킹#황금가지#몽실북클럽#몽실서평단#중편소설집#헤리건씨의전화기#척의일생#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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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다 - 카르멘 라포렛 탄생 100주년 기념판
카르멘 라포렛 지음, 김수진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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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생소한 카르멘 라포렛.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복간한 '아무것도 없다'는 스페인의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불리는 작품이다. 소통의 부재가 팽배한 그 시절, 20세기 가장 참혹한 내전으로 불리는 스페인 내전 이후,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가는 20대 여성의 아름답고도 처절한 이야기. 낯설지만 기대감에 가득 찬 기분으로 스페인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나달 문학상 수상작 등 찬사가 쏟아지는 작품 속으로 빠져 본다.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자아내고 있지만 꿋꿋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창은 마치 주인공 안드레아의 등대가 되어주는 것 같다. 내전 후 부모를 잃은 그녀는 문학을 공부하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아무도 그녀를 반기지 않는 바르셀로나의 외갓집을 찾는다. 고된 삶에 찌들 대로 찌들어 서로를 등한시하는 가족들과 잠시도 머무르고 싶지 않을 정도로 낡은 외가...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만 같다.

반짝거리기만 할 줄 알았던 바르셀로나는 내전으로 말미암아 처절하기 그지 없고, 할머니를 비롯한 외가 가족들의 성향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기중심적이다. 더군다나 이모는 이미 스스로의 자아를 찾기위해 열심인 안드레아를 극단적으로 통제하려고만 한다.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는 암울한 현실과 괴기스럽기까지한 가족들의 성향은 결국 안드레아가 결국 원제 NADA처럼 아무것도 없는 삶을 꿈꾸며 가족을 떠나게 하는 원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종교에 집착하는 할머니와 그녀를 억압하는 이모,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큰삼촌과 폭력적인 작은삼촌 그리고 큰삼촌과 결혼했지만
작은삼촌과 미묘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외숙모... 어쩌면 이들은 암울하고 희망을 잃어버린 바르셀로나 자화상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반짝반짝 빛나는 자신을 찾기위해 노력하는 안드레아를 응원하게 된다.

“내가 살아오면서 유일하게 가져온 바람이 있다면, 바로 내 마음대로 살아가도록 모두들 날 내버려두었으면 하는 것이었는데, 나 스스로 특별한 조치를 취한 것도 아닌데 바야흐로 그런 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p.180)

카르멘 라포렛이 23세에 집필한 데뷔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그녀의 자전적 소설인 듯 아닌 듯 암울한 시기의 20대 여성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스페인 문학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다소 더디지만 간결한 문장과 안드레아의 시선으로 서술된 그 시절의 암울한 이야기는 충분히 흡인력을 발휘한다.

[ 네이버카페 책과콩나무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아무것도없다#카르멘라포렛#문예출판사#책과콩나무#서평단#스페인내전#20대여성의자아찾기#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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