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흐르는 곳에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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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에서 출간한 '피가 흐르는 곳에'는 스티븐 킹의 중편 소설집이다. 중편소설에 남다른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킹은 세탁공장, 건물 경비원을 거쳐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 잡은 독특한 이력을 가진 작가다. 생계를 위해 각종 성인 잡지에 단편 소설을 기고하던 그는 1973년 첫 장편 소설 캐리로 일약 스타작가로 등극한 후 20여 년간 500여 편의 작품을 집필했으며 그중 70여 편이 드라마 또는 영화화되어 현재 원작이 가장 많이 영상화된 작가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다작에 흥행성 있는 작품까지 신작이 나올 때마다 독자들이 열광하는 이유가 있는 작가라 하겠다.

응답을 바랄때만 부르짖으라, 해리던씨의 전화기
조용한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어리지만 글을 잘 읽는 크레이그와 은퇴 후 조용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재력가 해리건의 우정과 기묘한 사건을 다루고 있는 첫 번째 중편 '해리건 씨의 전화기'. 어린 소년과 죽음을 앞둔 노인의 진정한 우정 속에 담긴 미스터리가 흥미롭다. 블랙베리를 따돌리기 위한 아이폰의 오작동을 농담처럼 풀어내며, 복수를 실행에 옮기기는 두렵지만 복수를 꿈꾸는 인간의 본능적인 심리를 어린 아이로부터 성인이 될때까지 달라지지 않음을 보려준다.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모든 악행은 스스로의 마음으로부터 시작함을 말이다.

"프톨레마이오스는 로마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야. 그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고 지구를 중심으로 주변 모든 게 공전한다고 믿었어. 아이들은 온 세상이 자기들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지. 자기가 모든 것의 중심이라는 발상은 대개 스무 살 무렵부터 희미해 지기 시작하는데 너는 그 나이가 되려면 아직 멀었으니까." (p.103)

요술이었어요, 척의 일생
대규모 지진과 재앙으로 종말을 향해가는 와중 '39년 동안의 근사했던 시간! 고마웠어요, 척!' 이라는 뜬금없는 광고의 등장과 누군지 알수도 없는 미지의 인물 '척'에 대한 감사는 일상 곳곳을 잠식하며 인류의 종말을 가속화 시키는 듯 하다. 마치 온 세상을 누군지도 모르는 그의 얼굴로 가득 채운고 사람들은 무감하게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며 세상을 덮어버린 암흑과 함께 목을 조여오는 종말에 순응한다. 3막 - 2막 - 1막의 역순으로 배치되어 있는 색다른 구성속에서 인류의 종말을 훼집고 다니던 척을 알아가게 된다. 다만, 개인적으로 마지막까지 읽어도 광고와 척을 연결하기는 - 다시 첨부터 읽어야 고민할 정도로 - 어려었다.

"종말. 모든 것의 종말을요. 우리는 애도의 다섯 단계를 거치는 중이에요, 모르겠어요? 이제 마지막 단계에 다다랐어요. 받아들 임." (p.152)

피가 흐르는 곳에 특종이 있다, 피가 흐르는 곳
스티븐 킹의 대표작품 '아웃사이더'의 후속작 피가 흐르는 곳은 '피가 흐르는 곳에 특종이 있다'는 언론계의 정설을 소재로 하고 있다. 중학교 폭발물 사고로부터 출발한다. 탐정 사무소 소장 홀리는 폭발물 사고에 관한 기사를 보던 중 현장기자 체트 온드스키에게 특별한 기분을 느끼고 그를 찾아나서는데... 홀로 범인을 찾아나서는 홀리와 범인의 긴장감 넘치는 대치! 피에 숨겨진 무고한 희생자들을 찾아가는 탁월한 현장묘사와 미스터리, 끝내준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 일지도 몰라, 쥐
마지막 창작의 고뇌를 오싹하게 다루고 있는 쥐. 위기에 처한 쥐를 살려준 슬럼프에 빠진 작가 드류는 쥐로부터 대가를 지불하면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유혹을 당한다. 물론 끔찍한 대가를 치뤄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의 욕구를 이겨내지 못하고 유혹에 넘어가고... 욕심을 이기지 못하는 인간의 나약함을 오싹하게 보여준다.

"나는 끝까지 한번 가봐야겠어. 그거면 돼. 그게 전부야. 그런 다음에는 질풍노도를 훨씬 줄이고 다시 한번 시도할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접을 수도 있어. 어느 쪽이 든 상관없을 거야." (p.491)

스티븐킹의 전작 쇼생크 탈출이나 미저리가 우연히 탄생한 작품이 아님을 알려주듯 4편 모두가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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