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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층집 - 어둠을 찢고 들려오는 의문의 소리
박성신 외 지음 / 북오션 / 2021년 9월
평점 :
주거형태가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으로 바뀐 이후 '층간 소음'은 이웃 간의 가벼운 말다툼을 넘어 실제 살인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다. 나 또한 아이가 어릴 적에는 아이들이 뛴다는 이유로 아랫집과 심심치 않게 다툰 경험이 있을 뿐만 아니리, 아이가 다 자란 지금은 윗집의 아이들의 뛰는 소리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소심해서 아직 윗집 문을 두드려 보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의 뛰는 소리가 왜 이렇게 거슬리는지,,, 사람이란 어쩔 수 없이 이기적인 존재인가 보다... ^^;;
위층 집은 층간 소음 문제를 소재로 하고 있는 공포 스릴러다. 빈번하게 겪고 있는 층간 소음에 스릴러를 얹어 놓아서인지 다른 공포 소설을 읽을 때보다 느껴지는 오싹함(?)의 강도가 남다르다. 박성신, 윤자영, 양수련, 김재희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된 소설집은 '소리'가 줄 수 있는 다양한 공포를 오싹한 긴장감과 함께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네 편의 공포로 독자를 초대한다.
[위층 집 by 박성신]
웹 소설 작가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효비는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낡은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다. 위층 집에서 들려오는 정체 모를 소음으로 인해 그녀의 일상이 무너져가고,,, 더 이상 참기 어려워진 그녀는 위층 집 소음의 원인을 찾아 나서지만 그녀가 마주한 것은 불쾌한 소음이 아니었다. '쿵! 쿵!' 누군가를 애타게 부르는 듯한 위층 집 소음은 어디에서 들리는 것일까?! 낡고 위태로운 아파트의 아슬아슬함은 위층 집의 문을 두드리는 것조차 공포스럽게 만든다.
"많은 사람이 지한에게 물어왔다. 그저 죽을 타이밍을 놓쳐서 살 뿐, 그녀도 정확한 답을 모른다." (p.76)
[카오스 아파트의 층간 소음 전쟁 by 윤자영]
새벽잠을 깨우는 날카로운 전화 한 통. 거친 목소리는 큰 사건이 벌어졌음 짐작하게 하고,,, 카오스 아파트에서 일어난 투신 그리고 범인으로 지목된 한 남자. 모든 정황은 그를 지목하고 있지만, 혼돈의 세계에서 벌어진 사건은 범인의 목을 죄어가듯 조금씩 조금씩 실마리를 풀어 놓는다. 그리고 드러난 반전! 층간 소음으로 시작된 불화는 결국 그들의 삶의 터전을 핏빛으로 물들이고서야 끝이 난다. 누가 범인인지 끝까지 속단할 수 없다.
"누굴 죽였어? 둘 다 죽였어?" (p.188)
[소리 사이 by 양수련]
난간에 매달려 층간 소음을 빗소리에 묻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바라보는 딸, 그리고 순식간에 찾아온 장적. 외로움을 많이 타지만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 주말부부로 살고 있는 유이. 그녀는 혼자 사는 외로움과 두려움을 위층 집의 리드미컬한 키보드 소리로 달래며 온라인 친구 '재상녀'와의 상담을 낙으로 살고 있다. 백화점 옷 가게 판매원으로 취직한 그녀는 평온한 일상을 이어가던 중 만난 진상 손님에 대해 재상녀에게 투덜거리고,,, 맞닥뜨린 고요함... 고요함 속의 공포는 비밀을 가득 담고 소음보다 더 커다란 공포가 되어 다가온다.
"소리는 곧 아래층 유이의 집으로 옮아간다. 주인도 없는 집에 키보드 소리가 경쾌하고 리드미컬하게 쏟아져 내린다." (p.267)
[506호의 요상한 신음 by 김재희]
신통치 않은 드리마 작가 연우는 요즘 옆집에서 들려오는 요상한 신음소리 덕분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여자가 혼자 사는 집에서 들려오는 야릇한 소음. 궁금증을 참지 못한 연우는 급기야 옆집을 훔쳐보기에 이르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린 연우를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 이전의 세 편에 비해 긴장감은 떨어지지만 깜찍한 반전이 기다린다.
"우리나라 청춘들이 힘들다지만, 다 너 같지는 않아. 그리고 무슨 작가가 정말 집에 책이 한 권도 없냐? 돈보다는 그 드라마 쓰는 일이 하기 싫었을 거야." (p.307)
쿵! 쿵! 층간 소음으로 시작한 공포는 소음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공포는 귀엽다는 듯 정적의 공포로 무장하고 뒷목이 서늘한 오싹함을 느끼게 한다. 공감을 유발하는 층간 소음이라는 소재의 단편들은 함께한 작가님들 전작 주인공을 찾는 깨알 같은 즐거움과 함께 가벼운 긴장감으로 가독성을 높여준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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