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날 모든 순간 함께해 - 일상에서 찾은 감성과 희망의 이야기
이은재 지음 / 베네북스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커다란 나무 화분을 안고 있는 한여자, 그 옆에 커플룩을 장착한 강아지 한마리 그리고 분홍분홍한 표지. 책의 첫인상이 무척 사랑스럽다.

사랑스러운 첫인상 답게 짧은 한편 한편의 글도 가슴따뜻해지는 사랑스러움을 담고 있다.

 

이은재작가는 내가 고딩이었을때 대한민국 고딩들 열이면 열, 모두 열심히 들었던 '별이 빛나는 밤에'로 방송을 시작했다고 한다. 사심을 조금 더해서 별이 빛나는 밤에 때문에 글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더 높아진다.

익숙한 것에 눈길이 한번 더 가고 맘이 더 쓰이는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방송은 일회성이라 전파를 타는 순간 글은 허공에 흩어지고 만다. 언제부터인가 방송이 아닌, 기록으로 남겨지는 글을 쓰고 싶었다." (책날개)

방송작가를 업으로 하고 있는 작가가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민끝에 도달한 마음일까. 이은재 작가님이 옆에 계신다면 위로가 될 수 있게 나의 부족한 손으로라도 토닥토닥 쓰담쓰담을 전하고 싶다.

 

모든 날, 모든 순간을 함께한다는 건 기쁠때나 슬플때나 괴로울때나 옆에 있으면서 힘이 되고 싶다는 의미가 아닐까싶다.

각종 SNS에 파묻혀 누군지도 모르는 가벼운 관계들만 늘어가고 나를 다독여줄 친구도 내가 위로해줄 친구도 줄어만 가고 있을 때 매 순간 나와 함께할 수 있는 그 누군가가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해 보게 한다.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던 어린시기를 지나고 나서는 나의 감정을 감추는데 급급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무조건 나를 이해해줄것 같은 엄마나 남편에게 쏟아내듯 감정을 덜어내곤 한다. 엄마나 남편이 나한테 잘못한 것도 아니고 내 감정을 억누른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나도 아빠가 오랫동안 병원에 계시다 이른 나이에 돌아가셨다. 처음에는 아빠가 편찮으신 것만 그저 안타까워하면서 열심히 병원도 다니고 주말 간호도 마다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주말에 병원에 가지 않을 이유를 찾고 빨리 회복하지 못하는 아빠를 원망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런맘이 늘어가는 일상에 죄책감이 쌓여가고 있을 때쯤 아빠는 홀연히 내곁을 떠나셨다. 내가 정신차릴 시간도 주지 않고,,,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후회로 남아 종종 나를 괴롭힌다.

그렇게 후회하던걸 다 잊고 요즘은 또 엄마한테 퉁명스럽게 굴고있는 나를 발견한다. 나중에 또 얼마나 후회를 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책을 읽다가 문득 엄마에게 전화라도 한통해야 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후회가 남지 않도록....

 

"유명하지만 조용히 살고 싶고, 조용히 살지만 잊히긴 싫다!"

한동안 방송활동을 하지 않았던 이효리가 오랜만에 출연한 시사프로그램에서 했던 말로 많이 회자됐던 말이다. 들으면서 충분히 이해도 되고 안타깝기도 했었다.

요즘엔 각종 매체를 통해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고 있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으면서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을 만나면 관계의 정도를 떠나서 서운함 마음이 밀려오곤 한다.

기억을 하든 못하든 그 사람과의 좋은 인연만으로 만족할 수 있어야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글은 마지막으로 나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 한다.

모든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대상은 다름아닌 '나'이다. 하지만 우리는 정작 모든 관계에서 나 자신은 홀대한다. 상사에게 맞추느라, 지랄총량의 법칙을 시전하고 있는 아이에게 맞추느라, 혹시나 소원해질 것이 두려은 친구에게 맞추느라 나는 항상 뒷전이었던것 같다.

글을 읽으면서 세상 굳건하게 살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나 자신부터 다독여 줘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잔잔한 마음으로 편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던 에세이였다. 엄마도 생각나고, 우리 아이도 생각나고, 밉지만 내옆에 찰떡같이 붙어 있는 남편도 생각나고, 소원해졌던 친구도 떠오르게 하는 글이었다.

내가 그들의 모든 날 모든 순간에 함께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 지나친 열정과 생각으로 사서 고생하는 당신을 위한 번아웃 방지 가이드
진민영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무슨 부귀 영화를 누리겠다고" 책 제목이어서가 아니라 평소 무리한 일을 해야 하거나 승진 같은 도약을 위해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할때 포기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흔하게 하는 말이다. '난 이대로 대충 살란다. 무슨 부귀와 영화를 누리겠다고 안할란다' 맘에도 없는 일을 하지 않거나,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나에겐 필요없지만 조직에는 꼭 필요한 일을 그만둘때 자기 최면을 걸듯 중얼거리게 된다.

 

작가는 자신을 에세이스트, 미니멀리스트, 내향인으로 글쓰기를 업으로 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자기개발서를 읽을 때마다 글쓰기에 대한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잘쓰지도 못할뿐더러 짧은 글을 쓰는 것도 곤역스러울때가 많으니 나에게 맞는 일이 아닌건 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직후에는 조용하고 작은 카페를 운영하면서, 소소한 글쓰기를 하면서 살고싶다는 꿈을 꾸곤 한다. 물론 업으로 말고 좋아하는 일로 말이다.

 

책은 1장 오늘 하루도 이렇게 가 버렸네요, 2장 마음에 숨통을 트이고 싶다면, 3장 생각 분리수거중입니다로 크게 되어있다.

각 장에서는 내가 놓여진 상황에서의 감정을 제시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의 주관적인 대처방법일 수도 있겠으나 '그럴 수도 있다'라는 위로와 함께 보편적이지 않지만 이렇게 하는 방법도 있음을 제안한다.

 

맘이 불편한 일이 있어서 잊어버리고 싶은 건지 요즘엔 가볍게 읽으면서 위로 받을 수 있는 책이 좋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는 이럴때 딱 맞는 책인 것 같다.

남들이 다하는 보편적인 방식대로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나를 지키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나는 무슨일이든지간에 잘하든 못하든 지나치게 열심히 하려고 한다. 적당히 넘길 수 있는 일은 조금 내려놔야 하는데 무조건 다 완벽하게 하려고 하다보니(결과는 완벽하지 않음에도) 항상 많은 걱정과 스트레스를 안고 산다.

일례로 잠시 외출을 나갈때에도 가방이 터질 정도로 꾸역꾸역 담아서 나가곤 한다. 대부분 거의 그대로 들고 올것을 알면서도 습관을 쉬이 고치지 못한다. 무슨 부귀와 영화를 누리겠다고 그리 바리바리 싸들고 나서는 건지,,, 그래서 이유없이 짜증이 났었나 보다. "복장은 편하게, 가방은 가볍게" 미니멀한 외출 철칙을 만들어 봐야겠다.

"발이 아프고 손은 바쁘고 어깨가 무겁다면 제아무리 낙천적으로 생각하려고 용을 써도 까칠하고 날카롭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게 정상이니까." (p.15)

 

나이가 들어갈수록 혼자가 편해진다. 어리고 기운이 펄펄 넘쳤을때처럼 다른사람의 비위를 마춰가면서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줄어들어서 그러는 모양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나를 보듬을 수 있는 편한 사람과 만나서 숨통을 틔워주고 싶다. 취향이 같지 않으면 어떻고 공통분모가 없으면 어떠랴, 그저 같이 있으면 마음 편하면 장땡이다.

"한 가지 만큼은 변하지 않고 의견을 같이한다.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살아가건 서로의 행복을 응원하고 아픔을 슬퍼하고 시련을 감싸주고 성공을 축복한다." (p.97)

 

아직도 대화의 주도권을 잡는것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했다. 대화는 내 중심으로 해야하고 다른 사람이 이야기를 하건 말건 중간에 가로채서 혼자 떠들고 있다. 나이들수록 입은 닫고 귀는 열어야 한다는데, 언제 철이들런지 반백살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도 여전히 철없는 아이같다.

"막막한 대화를 해결하는 첫 단추는 마이크부터 내려놓는 일이다. 소중하고도 사적인 이 시간이 진정 가치 있는 경험으로 남으려면 대화의 기본기인 경청과 존중의 기초체력부터 건실하게 길러야 한다." (p.147)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때 멍하니 볼 수 있는 코미디 영화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로맨스 소설이 좋다. 영화를 다 보고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아무것도 남는게 없더라도 말이다.

바보같고 시간낭비같은 멍때리기를 필요하다고 인정하고 있어서 읽는 동안 위로를 많이 받았다.

"후루룩 읽어 아무것도 안 남으면 어떤가, 그저 적당이 눈둘 곳이 필요해 독서를 할때도 있다. 피로한 육신에 정신적 부담을 주는 독서가 오히려 더 미련하다. 지칠 대로 지쳤는데 인생이 어떻고 철학이 어떻고가 귀에 들어올리 만무하다." (p.33)

빙고!

너무 열심히 살아서 마음이 힘든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이다.

흔하게 겪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맞춤형 처방을 제시하고 있는 글이라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나에게 얼마나 더 잘 살겠다고 아둥바둥하지 말고, 마음부터 챙기면서 적당히 이기적으로 행복하게 살기를 권하고 싶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들아, 지금 가자 - 요즘 젊은이 아들과 한때 젊었던 엄마의 배낭여행 이야기
한옥자.유근남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훌쩍 자라서 엄마품에서 벗어난 아들과 함께 떠나는 배낭여행은 상상만으로도 설렌다. 두해전 수능을 마친 큰아이와 짧은 일본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나 또한 마냥 아기같았던 아들이 앞서 걷고, 무거운 짐을 들고, 엄마를 배려한 동선을 계획하는 것을 보면서 감격스러웠던 경험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들과 단둘이 떠난 여행은 설레였지만, 오롯이 마주보고 있어야 하는 엄마와 아들의 긴장이 살짝 감돌았던 3박4일 이었다.

세 번째 읽기 시작한 여행에세이 “아들아, 지금 가자”는 여행에 대한 설명과 함께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를 많이 담아둔 여행에세이다.

“요즘 젋은이 아들과 한때 젊었던 엄마의 배낭여행 이야기”

제목 보다 부제가 와닿는다. 현재 젊은 아들, 오래전 젊었던 엄마. 함께 여행하면서 둘의 시간이 맞닿기를, 모자간 마음의 간격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엄마(저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서로 낯선 곳에서 서로 먼 곳을 보며 평행선으로 걷고자 합니다. 나는 내 자리에서, 너는 네 자리에서, 위대한 왕국을 향해 떠나는 일은 각자의 날개를 다는 일일 것입니다.” (prologue중)

“아들아, 지금 가자”는 말한마디로 시작해서 54일간 태국,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를 모자가 함께한 배낭여행기라고 한다.

모자의 여행은 언제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 후일을 기약하기 어려우니(아니 갈수록 실행에 옮기기 어려워질터이니) 지금 당장, Right now를 외치며 아들과 출발한 여행기라고 한다. 3박4일도 얼마나 벼르고 별러서 출발을 했었는데 54일간 아들과 손잡고 떠나는 배낭여행을 결정한 엄마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걷고 버티는 배낭여행을 즐길 수 있을 힘이 남아있을 때 아들과 함께 떠나는 배낭여행을 꿈꿔 본다.

긴 시간의 배낭여행을 시작하면서 아들과 엄마는 서로 다른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엄마는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만으로 막연히 행복하고, 아들은 엄마를 보호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품안의 자식이 엄마의 든든한 보호자를 자청하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면서 나의 나이들어갊이 서글퍼 지기도 한다.

엄마의 생각 “살면서 막연히 배낭여행을 꿈꾸었지만, 어느 곳을 갈 것인가, 가서 무엇을 할 것인가, 미리 생각해 본적은 없다. 더구나 자식과 함께 나서는 길인데 어디가 무슨 소용이던가.” (p.25)

아들의 여행일기 “좋겠다. 멋지다. 낭만 있어 보인다는 남들의 부러운 시선에 앞서 어머니와 5주 넘게 아무 탈 없이 여행해야 한다는 부담이 앞섰다” (p.27)

여행기간동안 엄마는 아들에게 아들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엄마로서 너무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면서 이야기 해준다. 아들이 엄마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 말이다. 엄마에게는 새로운 곳의 여행이라는 이벤트보다는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소중하고 즐거운 경험으로 쌓인다.

울 엄마도 가끔 나에게 지청구를 하신다. ‘내가 저를 얼마나 애지중지 키웠는데 혼자 큰줄 안다’

지금은 나역시 우리 아들한테 한마디씩 던지곤 한다. ‘너도 장가가서 꼭 너같은 아들을 낳아서 키워봐라’

아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잘 정돈된 깨끗한 숙소에 묵으면서 힘들지 않은 관광지만 둘러보는 여행일거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엄마와 아들의 54일간의 여행기를 공유하고난 이후에는 불편한 숙소와 날씨를 감당하고 실행하는 배낭여행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겠구나로 생각이 바뀌었다.

시간이 허락하고, 체력이 허락하고, 아들이 허락한다면 꼭 한번 단촐한 배낭과 함께 아들의 손을 잡고 여행을 떠나보고 싶게 하는 책읽기 였다.

“우리도 가끔 어긋났고 눈빛만 보고도 상대의 마음을 금세 눈치채 그대를 그대로 인정하려고 노력했다. 그러고 나서야 세상 어디도 낯선 곳이 아니고 어디에 있어도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p.452)

PS. 책속의 책으로 넣어주신 동남아 여행 팁은 간단하지만 여행지를 선정할 때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괜찮아, 자연스러웠어 - 고민하는 청춘들에게 고함
신민수 지음 / 소울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부터 표지까지 귀염귀염한 책이 도착했다.

웃고 울고 삐뚤어진 표정까지 청춘들의 기분을 표현한 모습에 엄마미소를 짓게 된다.

'괜찮아 다 괜찮아 그맘때는 누구나 고민도 하고 세상에서 내가 젤 힘든거 같을 때야' 옆에 있으면 이렇게 이야기 해주면서 어깨라도 두드려 주고 싶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내가 또 큰 오류를 범할 뻔 했구나를 눈치채고 말았다. 이런 해시태그가 달릴 꼰대같은 짓을 할 뻔했군...

SNS에 익숙한 청춘답게 저자소개에 본인의 이름보다는 닉네임 소개에 더 정성을 드리고 있다. 나랑은 세대가 다른건 확실하구나.

"훕씨네란 농구와 연관 있는 Hoop이라는 단어와 친숙한 느낌을 주는 ~씨네를 붙여서 만든 닉네임 입니다. 나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평소 좋아하는 농구가 생각나서 탄생한 이름이죠" (저자소개)

"괜찮아, 자연스러웠어."

당당한척 하면서도 뒤 돌아서면 쑥쓰럽기도 하고 잘못한건 아닐까 안절부절 못하면서 그래도 문제는 없었을 거라고 안도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20대 청춘들이 고민하고 있을 법한 내용을 6개의 주제로 나눠 혼잣말을 하듯 쓰여져 있어 쉽게 잘 읽히는 글이었다.

더불어 눈에 확 띄는 해시태그를 달아서 '아! 이런 느낌이구나'하는 생각에 다시 한번 웃음짓게 된다.

읽어나서는 '우리 아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겠구나' 하면서 아들 또래들의 생각에 발을 푹 담궜다 뺀 느낌이 드는, 아이에게 한발 더 다가간것 같은 기분좋은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다.

1장 부질없는 고민...고민 무슨 의미가 있나

어린 청춘들에게 전하는 끊임 없는 기대와 걱정, 충고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한다.

스스로도 충분히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는데도, 계속되는 주변의 부추김과 충고가 무겁게 다가오면서도 부담스럽다는 생각도 들겠지.

충고하는 모든 사람들이 꼰대가 되어버리는 고민들이다.

"# 내가 충고 하나만 하지; '충'분한 '고'민을 하렴!"

2장 웃어넘길 고민...고민~ 드루와! 드루와!

일상에서의 고민같지 않은 고민을 함께 공유한다. 응원을 가장한 대출상담사의 전화, 뭐든지 '돈'으로 결론 나는 웃픈 현실, 치킨배달과 라면이 익기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의 푸념 등 가벼운 고민을 풀어놓고 있다. 그 나이의 어린청춘들이 생각할 수 있는 딱 그만큼의 귀여운 고민들이다.

"# 안하면 나처럼 된다; 어때? 확 와닿지?"

3장 함께 할 고민...복잡한 세상 고민 말고 살자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인 취업과 스펙쌓기 그리고 세상 모두가 행복한것만 같은 SNS 활동, 취직하고 나니 기다리는 연봉과 매일매일 부족한 자금사정과 같이 복잡한 세상을 살아나가기 위한 고민들이다. 듣기만 해도 안쓰럽고 딱하다.

"# 구직생활; 합격만 시켜줘 날아갈게"

4장 들어줄 고민...넌 나에게 고민을 줬어!

남들도 다 똑같을 테지만 그건 잘 모르겠고, 나만 겪고 있는 것같은 고민들이다. 금수저로 태어났으면 싶고, 제대로 하지 못해서 부모님께 미안하기도 하고 옆사람에게 푸념하는 것 만으로도 마음의 짐이 조금은 덜어질 것 같은 이야기들이다. 답답한거 다 이야기해봐. 내가 다 들어줄께.

"# 투덜투덜; 너도 몰랐니?"

5장 밤새 할 고민...소소하지만 확실한 위로

부질없고 웃프고 복잡한 고민까지 수많은 고민들을 하다보면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무념무상의 무기력증에 맞닥뜨린다. 다 똑같아 나만 그런거 아니니까 우리 같이 힘내자! 토닥토닥!

"# 난 할 수 있으니까; 내 자신을 믿고 있으니까."

6장 수줍은 고민...감성맛집: 홉씨네글

풋풋한 첫사랑과 설레임을 기억시켜준다. 오글거리는 말도 서슴없이 하면서, 세상의 빛은 너로 부터 나온다고 사랑을 외치고 있다. 어릴적 아무 조건없이 사람만 좋아할 수 있었던 예쁜 사랑이 떠오른다. 반짝반짝 빛나는 예쁜 이야기다.

"# 네 생각에 설레서; 수면부족이란 질환에는 네가 내 옆에 있는 게 약이야."

20대의 시선으로 쓸데없는 고민에 목숨걸지(?)말고 쿨하게 세상을 헤쳐나가라고 용기를 준다.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건 누구나 다 하는 고민이고, 이겨낼 수 있는 고민이니까 나답게 잘살라고 말이다.

종종 아이의 시선을, 나보다 어린사람의 시선을 내가 못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도 듣기 싫었던 '내가 어렸을 때는 말이야~', '내가 신입이었을 때는 말이야~' 이런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서 꼰대가 되어간다.

꼰대가 되어가는 내모습이 슬프지만, 나도 괜찮다 세월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행복하게 살아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을 파는 상점 2 : 너를 위한 시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5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과 마찬가지로 청소년문학상에 당선된 전작 시간을 파는 상점의 후속작이다.

전작이 자신의 시간을 팔아 돈을 번다라는 생각으로 익명 신부름센터를 운영했던 것이라면, 후속작은 온전하게 '시간'만을 매개로 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을 사고 팔 수 있을까?" 라는 의문에서 출발하는 청소년 소설이다.

청소년 소설답게 읽기 쉽다. 편안하게 읽어내려가면서 어른들은 아이들의 고민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글이다.

사실 '시간'이라는 매개가 특별하지는 않다.

우리네 정서에 깊숙히 들어와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진 '품앗이'가 시간을 매개로 하는 거래였으니까 말이다.

요즘들어 마을, 공동체, 공유경제 등 일종의 시간을 거래하는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는 추세이니, 마은을 가볍게하고 한번쯤 소소힌 변화를 간접경험 해보눈 차원에서 읽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시간이 매개라는 것과 대부분 온라인 플랫폼으로 작동한다는 것 이외에 소설과 연관은 없다)

소설은 시간을 파는 상점 운영멤버인 온조, 이현, 난주, 혜지가 상점의 운영방법을 바꾸고 첫번째 운영자를 이현으로 정한뒤 새벽5시로 부터 의뢰받은 첫번째 사건 '비정규직 학교지킴이 아저씨 해고철회"로부터 시작한다.

시간을 파는 상점의 시스템을 중심으로 동참하는 이들을 모으고, 어느누구 한사람의 과제가 아니라 모두가 주도하는 과제로 정의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비정규직, 학종 등 요즘의 불편한 문제를 아이들의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는 부분이다.

모두가 함께 잘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면서 그러지 못하고(비정규직 해고), 동참 하고 싶지만 학생부에 기록되는 것이 두렵고(입시)...

시간을 파는 상점 아이들은 시간을 사고 파는 것을 단순하게 시간을 거래한는 것이 아니라 경험의 축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시간거래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으로 삶의 유연성을 기를 수 있다는 기특한 생각을 한다.

"미래에 가장 성공한 사람은 항상 잘 적응하는 사람이다" 라는 글귀를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다.

빠르게 변하는 요즘 주어진 일에만 순응하고 살 수 없다는 말이 아닐까 싶다.

"행복의 기준이 돈과 명예의 축적이 아니라 경험의 축적으로 간다면, 삶을 더 풍요롭게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까지 다다랐다." (p.57)

"내 앞날의 시간이 나룰 어떻게 변화시킬지. 그렇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최선을 다해 쓰고 싶어. 너희들도 그랬으면 좋겠어." (p.109)

 

아이들은 살아있는 것과 살아가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한다. 꿈이 없이 그저 엄마가 시키는 데로 좋은 학교에 가기 위해서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 무작정 앞만 보고 내달리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기 위해 시간을 내고 마음을 담아 움직일 수 있는 여유를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어른이어야 할텐데 그러지 못하는, 아니 그러지 않는 어른인게 못난이 같다.

시간을 파는 상점을 운영하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숨만 쉬는 살아있는 모습이 아닌 살아가는 모습을 찾아가는 아이들, 꿈을 찾는 아이들...

꼭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시간, 삶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이었다.

내가 살아만 있는 건지, 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건지에 대한 생각을 해봐야 겠다.

"나는 나를 더 멋있는 사람으로 만들 것이다.

나를 존중하니까. 내 주변을 존중하니까. 난 괜찮은 어른이 될 거니까." (p.216)

방황하는 사춘기 청소년과 꿈을 쫒고 있는 어른이에게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마음만 먹으면 시간은 만들 수 있고 뭐든지 될 수 있다.

돈과 명예가 가득차지 않아도 내가 행복하면 그대로 멋진 세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