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지금 가자 - 요즘 젊은이 아들과 한때 젊었던 엄마의 배낭여행 이야기
한옥자.유근남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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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자라서 엄마품에서 벗어난 아들과 함께 떠나는 배낭여행은 상상만으로도 설렌다. 두해전 수능을 마친 큰아이와 짧은 일본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나 또한 마냥 아기같았던 아들이 앞서 걷고, 무거운 짐을 들고, 엄마를 배려한 동선을 계획하는 것을 보면서 감격스러웠던 경험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들과 단둘이 떠난 여행은 설레였지만, 오롯이 마주보고 있어야 하는 엄마와 아들의 긴장이 살짝 감돌았던 3박4일 이었다.

세 번째 읽기 시작한 여행에세이 “아들아, 지금 가자”는 여행에 대한 설명과 함께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를 많이 담아둔 여행에세이다.

“요즘 젋은이 아들과 한때 젊었던 엄마의 배낭여행 이야기”

제목 보다 부제가 와닿는다. 현재 젊은 아들, 오래전 젊었던 엄마. 함께 여행하면서 둘의 시간이 맞닿기를, 모자간 마음의 간격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엄마(저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서로 낯선 곳에서 서로 먼 곳을 보며 평행선으로 걷고자 합니다. 나는 내 자리에서, 너는 네 자리에서, 위대한 왕국을 향해 떠나는 일은 각자의 날개를 다는 일일 것입니다.” (prologue중)

“아들아, 지금 가자”는 말한마디로 시작해서 54일간 태국,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를 모자가 함께한 배낭여행기라고 한다.

모자의 여행은 언제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 후일을 기약하기 어려우니(아니 갈수록 실행에 옮기기 어려워질터이니) 지금 당장, Right now를 외치며 아들과 출발한 여행기라고 한다. 3박4일도 얼마나 벼르고 별러서 출발을 했었는데 54일간 아들과 손잡고 떠나는 배낭여행을 결정한 엄마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걷고 버티는 배낭여행을 즐길 수 있을 힘이 남아있을 때 아들과 함께 떠나는 배낭여행을 꿈꿔 본다.

긴 시간의 배낭여행을 시작하면서 아들과 엄마는 서로 다른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엄마는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만으로 막연히 행복하고, 아들은 엄마를 보호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품안의 자식이 엄마의 든든한 보호자를 자청하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면서 나의 나이들어갊이 서글퍼 지기도 한다.

엄마의 생각 “살면서 막연히 배낭여행을 꿈꾸었지만, 어느 곳을 갈 것인가, 가서 무엇을 할 것인가, 미리 생각해 본적은 없다. 더구나 자식과 함께 나서는 길인데 어디가 무슨 소용이던가.” (p.25)

아들의 여행일기 “좋겠다. 멋지다. 낭만 있어 보인다는 남들의 부러운 시선에 앞서 어머니와 5주 넘게 아무 탈 없이 여행해야 한다는 부담이 앞섰다” (p.27)

여행기간동안 엄마는 아들에게 아들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엄마로서 너무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면서 이야기 해준다. 아들이 엄마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 말이다. 엄마에게는 새로운 곳의 여행이라는 이벤트보다는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소중하고 즐거운 경험으로 쌓인다.

울 엄마도 가끔 나에게 지청구를 하신다. ‘내가 저를 얼마나 애지중지 키웠는데 혼자 큰줄 안다’

지금은 나역시 우리 아들한테 한마디씩 던지곤 한다. ‘너도 장가가서 꼭 너같은 아들을 낳아서 키워봐라’

아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잘 정돈된 깨끗한 숙소에 묵으면서 힘들지 않은 관광지만 둘러보는 여행일거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엄마와 아들의 54일간의 여행기를 공유하고난 이후에는 불편한 숙소와 날씨를 감당하고 실행하는 배낭여행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겠구나로 생각이 바뀌었다.

시간이 허락하고, 체력이 허락하고, 아들이 허락한다면 꼭 한번 단촐한 배낭과 함께 아들의 손을 잡고 여행을 떠나보고 싶게 하는 책읽기 였다.

“우리도 가끔 어긋났고 눈빛만 보고도 상대의 마음을 금세 눈치채 그대를 그대로 인정하려고 노력했다. 그러고 나서야 세상 어디도 낯선 곳이 아니고 어디에 있어도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p.452)

PS. 책속의 책으로 넣어주신 동남아 여행 팁은 간단하지만 여행지를 선정할 때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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