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프레드릭 배크만의 책 중에 가장 전달력이 좋은 이야기 같다.
참여하는 북클럽 중 하나에서 선정된 책이기도 했고, 마침 친구 중에 하나가 연말에 선물이라고 준 책이기도 했다. 이 타이밍에 주는 걸 보니 ˝크리스마스 정신˝ 이랄까, 미국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가슴 따뜻해지는 가족/연말 관련 이야기겠구나 생각은 했는데, 처음 몇 챕터 읽으면서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안 나서 상당히 당황했다.

작가 특유의 말투기는 하지만, 그의 다른 책과 비교했을 때 한층 더 비꼬는 어조로 이야기가 전개 되어서 이기도 했고...
뭐랄까, 처음에는 등장인물 모두가 ‘인생 최대의 위기‘라고 꼽을 수도 있을 법한 큰 문제들을 안고 괴로워 하고 있어서 이기도 했고...

그러나 역시 배크만은 배크만. 마지막에 이러저리 이야기를 엮으면서 감동할 만한 반전을 선사한다.

자살, 중독, 실직, 바람, 이혼 등등 가히 가볍지 만은 않은 문제들을 이런 시니컬한 어조로도 따뜻하게 풀어냈다는 데에 점수를 주고 싶다.

물론, 엔딩은 뭐랄까... 할리우드 가족 영화처럼 묘한 우연과 행운이 겹겹이 쌓아서 정말 현실감 없는 (그야말로 소설 같은) 쪽으로 이야기가 끌려가지만...

그래도 코로나로 다들 힘겨운 이 시기에 필요한 이야기 같다. 별로 흥겨운 분위기도 없이 ‘아이고 또 시간이 가는구나‘ 하며 새해를 맞이한 내게는 좋은 기분 전환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