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반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78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완독하는 데에 거의 4개월이 걸렸다.
읽다가 숨이 턱턱 가슴에 걸려서 였다.

참 쉽게 잊고 있지만, 사실 여기 나오는 도라나 곤이가 어른에게 가지는 불만이나 답답함은 나도 청소년 시기에 겪었던 것들이다. 정도나 세세한 형식은 달라도 어쩌면 길게 학창시절을 겪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게는 초등 5학년 때부터 1년에 한 권씩 일기를 써 온 습관이 있어서 그 시절 일기장을 펴 보면 새삼 깨닫게 된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걸.

“난 저런 어른은 되지 말아야지. 지금 느끼는 걸 기억해 뒀다가 커서 애들한테 저러지 않을거야.” 적은 날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러나 정작 내가 막냇동생에게 던지는 말은 그 시절 내게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과 뭐가 다르지?

어느새 개구리가 된 나는 올챙이 시절 느끼던 격렬한 감정을 이 책이 도로 떠올리게 만들어서 읽다가 손을 놓고, 또 조금 읽다가 덮어두고 하게 됐다.

작가는 후기에 ‘사랑’이 중요하다는 뻔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나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뻔하다고, 그 정도는 당연히 안다고 돌아보지 않으면, 결국 잊는다. 정작 필요한 때에 중요한 걸 잊고 살게 된다.

비록 읽으면서 감정 소모는 좀 컸지만, 그래서 좋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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