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질문한 모든 집단은 세상을 실제보다 더 무섭고, 더 폭력적이며, 더 가망 없는 곳으로, 한마디로 더 극적인 곳으로 여겼다.

오답은 체계적이었다. ‘지식’이 ‘적극적’으로 잘못되었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내게 세계 보건을 배우는 학생을 비롯해 내가 여러 해 동안 테스트한 사람 모두 지식이 있었다. 하지만 대개는 낡은 지식이고 더러는 수십 년 묵은 지식도 있었다. 사람들의 세계관이 형성된 시기는 그들을 가르친 교사가 학교를 떠나던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따라서 무지를 뿌리 뽑으려면 사람들의 지식을 업그레이드해야 했다.

그들은 순간적으로 영감을 받았을지 몰라도 강의가 끝나면 다시 기존의 부정적 세계관에 갇혔고, 새로운 생각이 그들 머릿속에 자리 잡지 못했다. 심지어 강연이 끝난 직후에도 사람들은 가난과 인구 성장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그대로 드러내곤 했다.

그런 극적인 세계관은 왜 없어지지 않을까? 언론 탓일까? 그 점도 생각해보았지만 그건 답이 아니었다. 물론 언론도 잘못이 없는 건 아니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언론을 우스꽝스러운 악당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언론에 대고 "우~" 하며 야유를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세상은 해를 거듭하며 조금씩 조금씩 나아진다. 모든 면에서 해마다 나아지는 게 아니라, 대체로 그렇다. 더러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하지만, 이제까지 놀라운 진전을 이루었다. 이것이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이다.

우리에겐 모든 것을 서로 다른 두 집단, 나아가 상충하는 두 집단으로 나누고 둘 사이에 거대한 불평등의 틈을 상상하는 거부하기 힘든 본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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