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관객이었다. 나도 그중 하나였다.

나는 그런 결말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마치 이 세상에 정해진답은 없다고 말해 주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남들이 어떤 말이다.
행동을 한다고 해서 꼭 정해진 대응을 할 필요도 없는 게 아닐까.

남자의 삶과 기록들이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자, 대중의 관심은 사건 자제보다 그가왜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사회학적 조명으로 바뀌었다. 남자의 삶이 자기네들의 삶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 중년 남자들은 비탄에 빠져 탄식했다. 남자에 대한 동정 여론이퍼지기 시작했고, 초점은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대한민국의 현실로 옮겨 갔다. 누가 죽었는지 같은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사건은 얼마간 뉴스를 장식했고 기사엔 ‘누가 이 남자를 살인자로 만들었나‘, ‘웃으면 죽어야 하는 나라, 대한민국‘ 따위의 표제가붙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품이 꺼지듯이 그마저도 사람들의 입에 더는 오르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열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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