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책을 들고 와서 읽어 달라고 할 때 글 밥이 없거나 적을 때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그림책을 읽어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림책은 읽는 행위뿐만 아니라 보는 행위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별 아저씨”를 읽어 달라고 들고왔지만 나는 읽어 주지 않았다. 우리가 함께 앉아서 보기로 했다. 아저씨의 선반에 있는 유리병 안에 모두 반짝이는 별을 담고 있음을 아이들이 발견했다. 글이 없는 그림에서도 무언가를 발견한다. 나와는 다른 점이다. “씨앗을 뿌리기 참 좋은 날이야.”라고 시작하는 별 아저씨는 별을 키우는 아저씨답게 깜깜한 밤에 농사를 시작한다. 별들이 잠들어 있는 캄캄한 강을 지나 별 밭에 가는 아저씨의 뒤를 따르며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나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마치 책에 불을 켜 둔 것처럼 각 장마다 별이 있는 곳은 환하게 빛이 났다. 내가 “책에 불을 켜 둔 것 같아.”라고 아이들에게 말을 하니 아이들은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별이니까 반짝이는 게 당연하지!” 우리 셋의 눈은 밝은 빛을 따라 과연 별이 잘 자라날지 두근거리며 아저씨를 따라 나섰다. 빛을 멀리하고 어둠을 당긴 기다림의 시간을 지나고 아저씨의 고난을 함께 겪으며, 결국 별이 싹을 틔우는 것을 보았다. 아이들과 나는 환호성을 질렀다. 결국에는 별이 해냈구나! 싶었다. 별이 만발한 부분은 온통 빛으로 가득했다. 삶에 빛을 잃어버렸던 그 때가 문득 떠올랐다. 사범계열을 전공하고 연달아 임용고시에서 떨어지면서 내가 태어난 이유를 잃어버렸다. 사물이며 사람 모두 쓰임새가 있다는데 나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존재 같았다.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지 못하고 웅크리고 있던 그때의 어린 나에게 별 아저씨가 너도 나의 씨앗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씨앗이 별이 되기 위해 햇빛 한 줌, 달빛 한 줌, 그리고 충분한 은하수를 내려줘야 한다는 것. 모든 별이 피는 순간에는 충분한 시간과 때로는 가혹한 시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별 아저씨가 말한다.그 이후 나는 작지만 학생들을 위한 별로 반짝였고, 지금은 더 작은 아기별들도 내 옆에 와 자리를 잡고 함께 별 아저씨를 응원하고 있다. 이 책은 마음속에 용기가 자라나게 하고, 사람들이 모르는 일을 묵묵히 해내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내가 하는 일이 하찮게 느껴지거나 시련으로 빛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다시 용기 내기를 바라는 마음의 빛과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