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을 기른 어머니
고경숙 지음 / 해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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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분야의 일인자를 키워낸 열 분의 어머니들의 교육철학이 지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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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을 기른 어머니
고경숙 지음 / 해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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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범한 어머니만이 비범한 자식을 기른다. 최불암의 어머니는 자유를 많이 주면서 보해해주는 부모였다. 자식을 믿고 자유방임으로 키웠지만 한 번도 탈선하거나 낙오하지 않았다. 늘 바쁘게 자기 일을 하셨다. 어릴 때는 섭섭했지만, 어머니는 작은 감상을 이겨내는 큰 인간으로 기르고 싶으셨다는 걸 나중에 알 수 있었다. 무엇인가 열심히 하시면서 남을 돕는 어머니를 사랑한다.

출판인 조우재의 어머니는 자녀들의 일에 간섭하지 않고 푹 믿어주셨다.

당황해하시는 어머니를 우린 뵌 적이 없어요. 어려움 앞에선 그저 조용히 할 일만 하십니다. 나중에 커서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생각해 보니, 어머님의 그 굉장한 인고의 모습이 큰 교훈이 된 것 같더군요. 50p

작가 이병주의 어머니는 아들을 한해살이 토마토가 아니라 천 년을 버티는 거목으로 키워냈다.

박완서의 어머니는 빼어난 이야기꾼이셨다. 박 작가의 창작 솜씨는 아마도 어머니의 이런 소실에서 나온 모양이다. 여인 혼자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상경하여 삯바느질로 남매를 키웠다. 강한 어미니, 팔십 평생 꼭 반을 자신의 삶보다 자녀의 삶을 위해 바쳤다.


부모는 그저 장래를 위한 터전을 마련해 주는 거죠. 모든 것은 스스로 알아서 뚫고 나가도록 우리는 그저 앉아서 박수를 보낼 뿐입니다. 우리도 젊어서 부모에게 그것을 바랐어요. 우리가 이제 늙었다고 해서 젊은 애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하고 싶진 않아요. 어릴 때도 무엇 하나 당부하고 나무라보지 않았어요. 112p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의 어머니는 피나는 연습을 시키고 사랑으로 독려를 했다. 하지만 바이올린 공부시간을 빼놓고는 엄하게 대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수영선수 조오련의 어머니는 비록 가난을 견디고 살더라도 바르게 살며, 마음이 허락하지 않는 일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눈물로 가르쳤다.

조오련은 홀로 상경하여 구두닦이 등 온갖 일을 하며 떠돌다가 수영을 하게 된다.

농구선수 박찬숙의 어머니는 딸의 운동 시합마다 만사를 제쳐두고 관중석을 찾았다. 어린 시절 학교에 맡겨 아이를 보내고, 울며 전화하는 딸의 마음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타일러야 했다.


이 책에 인터뷰한 분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을 이룬 분들의 어머니이다. 혼자 힘으로 이룬 성공은 없었다. 어릴 때부터 재능을 발견하고,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하지 않고 아이와 함께 힘든 시간을 이겨내며 독려하고 위로하며 자식의 가는 길을 터주고 응원했다.

이 책에는 두 부류의 어머니들이 계셨다. 첫째는 자유방임주의의 어머니들이었다. 부모는 자신의 자리에서 바르고 올곧게 살아가고 아이는 아이 스스로의 삶을 깨우치고 이루어나가도록 조금은 매몰차게 했지만 마음만은 자식을 믿어주며 간섭하지 않았다. 자식들은 그러한 부모의 큰 뜻을 커서 알게 되었고 좋은 거울이 되어준 부모를 따라 올바르게 커나갔다.

두 번째는 온 힘을 다해 자식을 뒤 바라지 한 어머니들이였다. 딸의 성공을 위해 결혼과 일을 병행하기 쉽지 않았던 시절에 딸의 살림을 맡아 해주는가 하면 딸의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 레슨만은 하늘이 두 쪽 나도 빠지지 못하게 하는 어머니도 계셨다. 자식을 자신들의 소유물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 사회를 위해 성공할 수 있도록 때론 이를 악물고 약한 모습을 숨겼으리라. 우는 아이를 데려올까 고민도 했을 것이다.

자식을 사랑하고 헌신하며 올바른 모습으로 거울이 되어준 열 분의 어머니들의 행보를 보며 두 아이의 어미로서 반성하게 된다. 사랑을 주되 한 발 뒤에서 아이를 믿고, 아이의 재능을 키워주고 독력하는 자녀교육법을 배우게 된다.

각 분야의 일인자를 길러낸 열 분의 어머니의 교육 철학의 교훈을 얻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해봅니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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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Blu (리커버) 냉정과 열정 사이
츠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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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사랑을 현재로 가져오기 위한 사랑을 이루기 위한 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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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Blu (리커버) 냉정과 열정 사이
츠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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쥰세이의 직업은 복원사이다. 이 직업의 설정은 이 소설의 필연적인 요소라고 생각되었다. 복원일에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이 잃어버린 시간을 돌이키는 유일한 직업이며 잃어버린 생명을 되살리는 직업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림을 복원하듯 아오이와의 잃어버린 8년이라는 기간을 복원하기 위해, 무너져버린 자신을 스스로의 힘으로 재생시키기 위해 그녀와 약속한 두오모를 기대와 불안 속에 오른다.

모든 것이 아오이와 반대인 메미, 몇 사람분의 쾌활함을 가지고 있는 메미의 가슴에 깃들인 어두운 그림자도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메미에게서 아오이와 사귈 때 자신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맹목적으로 쥰세이를 사랑했고 오직 그만이 그녀에게 빛을 줄 수 있었다.

만이 기억하는 약속, 그 주술적인 올가미에 묶여있는 나 자신, 그것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 줄 알면서도, 과거에 발이 묶인 채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미래에도 과거가 기다리고 있다. 서른 살 생일날, 5월 25일...(94p)

봄이 오길 바라면서 바라지 않는 마음, 만나고 싶지만 만나고 싶지 않은 마음, 오길 바라면서도 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과거에 발이 묶인 쥰세이의 마음이었다. 



이 책의 다른 묘미는 작품 속에 그림 작품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그림들이 소설 속 주인공들의 감정을 전하여 주기도 했다. 할아버지와 메미와 함께 간 산마리코 수도원에서 안젤리코의 대표작 <수태고지>를 보며 재미없고 추악한 이 세상을 정화시키는 힘들 가진 그림이라고 말한다. 사랑이 그런 힘을 가진 것이라고 말하는것 같다

라파엘로가 그린 <성모상>은 쥰세이에게 아오이였다. 다른 어떤 화가의 성모보다 상냥하고 풍성하며, 이상적인 미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궁금해서 그림들을 찾아보았다.)


쥰세이는 현재의 메미에게도 과거 속의 아오이에게도 위로와 구원을 받았다. 스스로를 위선자라고 생각했다. 쥰세이는 선생의 죽음이라는 사건을 당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에 눈을 뜬다. 그리고 메미와 헤어지면서까지 모든것을 걸었다.

과거를 짊어지고 사는 것이 더 행복할 수도 있다. 과거도 미래도 현재를 이길 수는 없다.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바로 지금이라는 일순간이며, 그것은 열정이 부딪쳐 일으키는 스파크 그 자체다.

사랑 속에 우리는 또 다른 나를 찾고 싶어 한다. 서로 다른 삶을 살던 이들이 만나 연애를 한다는 것은 설렘과 기쁨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기대, 절망, 우울 등 도 함께 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과거 속에서 존재했던 사랑이 현재가 되면 과거에서 현재로 복원시켜야 한다. 그것은 과거의 자신을 죽이는 일이라고 소설은 말한다.

과거에 애달팠던, 잊지 못했던 사랑이 다시 만나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이 소설 속에는 우리가 사랑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말해준다. 사랑에는 열정만 있는 것이 아니라 냉정의 시간이 공존한다. 냉정과 열정이 반복되며 그 사이에서 열정만을 현재에 남겨 지속해 갈 때 그 사랑이 미래로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변치 않는 사랑을 지속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사랑의 의미를 알아가는 두 주인공의 러브스토리가 궁금하신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해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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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Rosso (리커버)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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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살의 아오이는 마빈과 살고 있다. 마빈은 올바르고 공정하고 명석하다. 허벅지, 관대함, 차분한 말투의 마빈을 사랑한다. 마빈은 그녀를 보석처럼 귀하게 사랑한다. 조용한 생활, 온화하고 부족함도 과함도 없는 순조롭게 흘러가는 나날들.

마빈은 신사적이다. 그리고 그 태도는 때론 그녀를 숨 막히게 한다.

-소유는 가장 악질적인 속박인걸요.

책벌레지만 책을 읽고 싶은 거지 갖고 싶은 것은 아니다. 보석을 만지고 싶지만 만들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마빈의 불안을 때론 느낀다. 하지만 묻지 않는다. 마빈에게는 하지 못하는 꿈 이야기, 꿈속에 20여 년 전 그녀의 전부였고 우주였던 쥰세이가 있었다.

얼음 속에 박제해놓은 존재라고 각인하지만 그녀 가슴속에 박제된 존재 안의 온기가 느껴질 때면 소스라치게 놀라며 고개를 털어냈다.

 

나는 보석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보석으로 몸을 치장하는 여자의 생활을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보석을 사는 여자의 생활과 보석을 선물받는 여자의 생활을.

55p

이 말이 마빈을 사랑하는 그녀의 마음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고 느껴졌다.

고등학교와 대학 친구 다카시와의 재회는 쥰세이에 대한 냄새를 가져왔다. 먼 옛날의 사랑으로 끝나지 않은 무엇인가가 남아있었다.

 


나는 불현듯 그러고 싶어져 마빈을 꼭 안았다. 팔과 가슴은 따뜻한데, 에어컨 바람을 그대로 맞고 있는 등은 소름 끼칠 정도로 차가웠다.

67p

마빈을 사랑하고 언제나 그는 따뜻한 사랑을 주지만, 그녀의 심장에 온전한 따슷함은 채워주지 못하는듯하다. 문장들이 간접적으로 아오이의 마음을 표현하는 작가의 감성적인 표현법에 매료되었다.

물론, 이 비는 그 비와는

 

전혀 다르다. 여름이고 밀라노에

내리는 비다. (중략)

그 겨울비, 나는 그 방에 갇혀있다.

69p

스무 살이었다. 대학 뒤뜰에서 십 년 후 5월 자신의 생일 피렌체의 두오모에 함께 오르자고 약속해달라고 사랑고백을 했었다.

 

쥰세이의 편지는 봉인한 기억, 꽁꽁 묶어 멀리 밀쳐내 버렸던 기억을 현실 세계로 풀어냈다.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들판처럼 넉넉하고, 환한 표정으로 웃는 사람이었다. 들판처럼 섬세하고, 그러면서 마음 어딘가에 야만적인 것을 품고 있는 사람이었다.

 

피렌체의 두오모는 사랑하는 두오모야.

두오모에 오른다는 것을, 쥰세이와 나눈 약속을 한 시도 잊지 않았음을 인정하며 자신의 생일 주저 없이 기차에 올라 피렌체로 향한다.

정말 오고 말았어. 정상에 가까워지자, 신선한 바람 냄새가 났다. 한 계단씩, 하늘로 다가간다. 하늘로, 그리고 과거로, 미래는 이 과거의 끝에서나 찾을 수 있다.

224p

 

사랑은 용광로처럼 뜨겁다가도 빙하처럼 차갑게 부서지기도 한다. 때론 서서히 식어가기도 한다.

누가 보아도 완벽한 사람, 따뜻한 사람, 그렇지만 따뜻함도 심장을 완벽히 녹일 수 있는 불꽃이 될 수 없었다. 심장을 지배하는 자가 있기라도 한 걸까? 차갑게 식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사랑이 계속 그곳에 웅크리고 있었음을,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가는 것이 사랑이리라.

 

너와 내가 머물렀던 열정, 심장 그곳으로.

아오이와 쥰세이의 잊을 수 없는 잊혀지지 않는 러브스토리를 24년 만에 다시 만났다. 20대와는 달리 사랑에 얼었다 녹았다 하는 청춘은 아니지만, 에쿠니 가오리의 문체에 빠져들며 어느새 아오이와 쥰세이의 러브스토리 속에서 그들의 심장소리로 쓰셔진 글들에 녹아들었다. 사랑은 그런 것이지. 그럴 수 있는 것이지.

 

서로를 분신처럼 사랑해 과거에 못 박힌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 24주년 기념 특별 리커버 사랑과 열정으로 내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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