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역사를 바꾼 100책
EBS 독서진흥 자문위원회 지음 / EBS BOOKS / 2023년 12월
평점 :

이 책은 최재천 교수가 EBS 독서진흥 자문위원장을 맡아 직접 자문위원 선정에 개입하여 분야별 대한민국 최고 학자들을 자문위원으로 구성하였다. 최재천 교수님이 위원장이시라니 기대되었는데 각 분야의 최고 학자들이 선정한 책의 해설이라니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철학 32종, 과학 19종, 문학 19종, 사회학 10종, 경제학 9종, 예술 6종. 역사 3종, 심리학 2종의 책을 담아 해설하고 있다. 기존의 고전 목록에서 과감히 벗어나 학문의 흐름을 재설정하거나 대중의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꾼 업적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3000년 인류사의 전환점이 된 고전들을 혼자서 들추기는 힘들 수 있겠으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해설이 이해를 돕고 역사를 바꾼 책들의 힘과 가치를 분명하게 전달해 주고 있다.
인간의 본성은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 장자, 노자, 맹자, 한비자, 흄 등의 고전 철학 책들은 현재 철학에도 많은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키케로의 <의무론>이 역사를 바꾸었다고 평가되는 이유는 로마 귀족들의 지성과 세계관 형성에 지속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희의 <주자어류>는 주희의 학문과 사상이 동아시아에 전파되어 공통 사상의 패러다임으로 작용했다. 이와 같이 소개되는 책들은 다음 세대로 어떤 파급력을 가지고 사상을 전환시키고 확대해 나갔는지에 따라 역사를 바꾼 고전철학이라 할 수 있겠다. 고전철학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가치를 발견할 수 있으며 동서양의 세대를 초월한 사상들은 현대철학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하학원론, 천문학 집대성, 종의 기원, 전기자기론, 상대성이론, 이기적 유전자 등 다양한 과학분야의 책을 담고 있다. 과학은 인간의 진화와 문명발달에 중요한 분야지만 대중에게는 어려운 학문이기에 과학대중성조차 읽고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장벽이 있다. 이 책의 해설들은 그러한 장벽의 틈을 허물고 있다.
<광학의 서>가 담고 있는 새로운 결과도 중요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알하이삼이 그 결과를 얻고자 사용한 과학적 방법론에 있다. (중략) 유럽에서 가장 많이 필사된 책인 <광학의 서>는 과학분야를 넘어 빛을 다루는 예술 분야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138P)
우리에게 잘 알려진 1984, 변신, 페스트부터 모비 딕, 오디세이아, 문심조룡 등의 고전문학을 담고 있다. <열하일기>에는 연암이 평생에 걸쳐 이룩한 문학적 역량이 유감없이 드러나 있으며, 우리의 고전이 나아간 문학과 문화사상의 초고 수준의 깊이를 보여준다고 박수밀 교수는 말한다.
파우스트는 오늘날에도 계속 독해를 요구하는 작품이며,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는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오늘날에도 던진다고 한다. 문학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관점을 설명함으로써 우리가 고전문학작품을 어떤 관점으로 읽어야 하는지 말해주며, 오늘날에도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는 고전 문학을 알게 된다.

사회 분야의 유토피아는 오늘날에도 평등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꿈꾸는 다양한 논의에 영감과 상상력을 제공하고 있다. 칼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은 21세기 경제와 사회, 시장과 국가 그리고 지속 가능한 사회변동과 관련해 귀기감이 있는 현대인들에게도 현재의 위기와 국가의 역할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경제 분야는 국부론, 인구론, 자본론 등의 책들의 해설을 담고 있다. 위에 책들은 상업사회에서 '국부의 본질과 원인'이 무엇인지 탐구하고, 인구조사법에 영향을 미쳤으며 노동분업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 밖에도 경제학에 공헌한 책들을 담고 있다.
예술 분야의 책은 낯선데 흄의 <취미의 기준에 대하여>는 취미의 기준에 대한 고찰을 하게 한다. 미술사 연구의 기초가 된 <미술사의 기초개념>등은 미술사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이 외에도 역사, 심리 분야도 빠트리지 않고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데 일조한 작품들의 해설을 담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깊이 있는 감히 읽기를 시도하지 못한 책도 많았지만, 역사를 바꾼 가치 있는 책들을 저명한 전문가의 이해를 돕는 해설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인류사의 전환은 어떻게 이루어졌고 각 학문은 어떤 흐름으로 발전되어 왔는지 알게 해주었다.
역사를 바꾼 위대한 책들을 들춰보고 접한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었다. 선정된 고전들의 장점만을 담은 것이 아니라 설명하는 책이 지닌 단점과 한계를 설명하고 그럼에도 다른 분야나 진화된 단계로 발전하는 데 전환을 일으킨 점을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역사를 바꾼 고전들을 통해 인류사의 역사적 지식과 지혜를 얻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