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목화 할머니 ㅣ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89
김바다 지음, 이형진 그림 / 봄봄출판사 / 2020년 5월
평점 :
목화 할머니
김바다 글
이형진 그림
봄봄 출판
작년 아이의 초등학교 화단에 핀 꽃도 아니고 나무도 아닌
어떤 식물의 열매 같은 것을 보고는 같은 반 엄마와 고심하며 이야기를 나눴었다.
이게 뭘까 꽃이냐 아니냐 시든 것이냐 필 것이냐~하며 열매처럼
앙다문 봉우리가 궁금증을 자아냈었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고 다시금 보니 열매 봉우리가 터져
고상한 멋을 내며 나 목화요~하는 것이었다.
유독 식물을 좋아하시던 담임선생님과 교감 선생님이랑
잠시 그 목화를 보며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선하다.
그때 교감 선생님께서 내년에는 목화를 쭉~ 화단에 심어봐야겠다고 하셨는데
정말 올해 코로나로 교내 출입이 자유롭지 않아 자세히 볼 수 없어
아쉬움이 생긴다.
<목화 할머니>
이 사랑스러운 그림책에는 문래 마을에 목화를 좋아하는 인심 좋은 목화 할머니가
정성껏 그리고 바지런히 목화를 키우신다.
내가 보았던 그 열매 같았던 봉우리가 바로 목화꽃이 진 자리에 생기는
‘목화 다래’ 였던 것이다.
이렇게 또 아이들 책을 읽으며 엄마의 지식이 오늘도 자란다.
“아이고 고놈, 정말 복스럽네. 부지런히 목화솜을 모아야겠어.”
목화 할머니는 목화솜을 모아 손자의 이불을 만들어 주려고 열심히 오늘도
목화솜을 나른다.
목화를 따서 목화씨를 빼느라 손톱이 부서질 지경으로
아프지만 바구니에 쌓이는 목화솜을 보고 아픈 것도 새까맣게 잊어버리시는
목화 할머니의 웃음꽃에서 손자 사랑이 넘치는 그림책이다.
그렇게 솜을 모으고 시장에서 천을 사 재봉틀로 드르륵 박아 두툼하게 목화솜을 넣는
할머니를 보고 사람들은 유난스럽다지만
귀한 목화솜 이불은 구경꾼을 모으는 재주가 있다.
그렇게 소문이 나고 동네 동물들도 추운 겨울에 할머니의 목화솜 이불이 갖고 싶다.
인심 좋은 할머니,
강아지, 족제비, 고양이, 햄스터, 고슴도치, 뱀에게도 따뜻한 솜이불을 만들어
주시고 방 안 가득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목화솜 이불을 덮고 잠든 동물들에게
토닥토닥 두들겨 주며 자장가를 불러주는 할머니는 유독 따뜻한 느낌이 차오른다.
6살 아이가 마치 우리 할머니가 자기를 재워주는 기분이 드는지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더랬다.
그렇게 자고 일어나 등에 솜이불을 짊어지고 하나둘 자기 둥지로 돌아가는
모습은 조금 우스꽝스러워 아이가 빵 터지기도 한다.
편리한 요즘 세상, 잊혀지는 우리의 문화 중 하나인 목화솜 이불.
시집갈 때 혼수로 해가던 목화솜 이불을 틀어 몇십 년이고 덮던 할머니 세대의 이야기를
아이와 나눠보며 화단에 핀 목화를 더 자세히 보기로 약속했다.
서랍장 속에 작년 담임선생님께서 주신 목화씨,
할머니 집 앞뜰에 심으려 했는데 시기를 놓쳐 올해 지나 보내고
내년에 꼭 잊어버리지 않고 심기로 기약했는데
목화 할머니처럼 예쁜 목화 꽃을 바라보며 뿌듯해할 아이를 생각하니
벌써 기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