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뺄셈육아 -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고타케 메구미.오가사와라 마이 지음, 황소연 옮김 / 길벗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일본의 보육교사이자 자녀교육 관련 법인과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2명의 전문가가 공저한 책이다.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가득하신 분들 같고,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넘치시는 따뜻한 분들이시라는게 책에서 느껴졌다. 그래서 부모를 대상으로 쓰여진 책 임에도 불구하고 어린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듯 다정다감하고 따뜻하게, 메세지도 짧고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어 저자의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에 잘 와 닿았다.
우리 주변에 일본과 관련된 것들은 정말 셀 수 없이 많다. 서점에 가 보아도 번역된 일본 책들이 정말 많은데 그 분야는 우리 실생활에서부터 비즈니스 분야까지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그런 책들 중 몇권만 읽어 보아도 우리 나라보다 정말 한~참 앞서나가 있는 일본의 전문성에 역시 선진국은 선진국이구나 하면서 혀를 내두르게 되는데, 역시 육아도 그랬다. 이 책의 저자들이 전달하는 메세지는 단순해 보여도 사실 아이와 부모에 대한 깊은 이해와 믿음, 육아에 대한 따뜻한 기본 원칙이 세워지지 않으면 금방 잊혀지고, 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우리 주변에 실제적으로 부모와 아이가 직접 참여하고, 부모와 선생님이 깊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어린이집이 몇개나 될까? 난 아이를 키우면서 서울 시내에 두 군데의 구에 살아봤고, 양쪽 구에서 어린이집 대기를 넣었는데 주변 동네 엄마들에게 부모와 아이가 함께 참여하는 어린이집이있다라고는 단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오는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엄마와 이 어린이집을 다니는 일본의 아이들이 부러웠다. 그런데 부러우면 지는 거라고 했는데 어쩌겠는가? 보낼 수 없다면 까짓것 뭐 집에서 이 책에서 가르쳐 주는 방식대로 해보는거지 뭐. 그러라고 이 책의 저자가 책을 쓰시고, 길벗 출판사에서 한국어로 번역을 해서 책을 내주신거 아니겠는가? ^^
이 책에서 가르쳐 주는 좋은 가르침 중에는 '기본 중에 기본인데 엄마들이 맨날 잊어버리고 하는 헛발질 육아'들이 많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잘못된 육아원칙이 무엇인지, 아이랑 놀아줄 때는 어떻게 놀아주는게 진짜 아이에게 좋은 것인지, 아이랑 소통하는 방법, 그리고 엄마가 자신을 지키며 아이를 육아하는 방법이 나와 있다. 책을 읽어가며 나의 무지함 때문에 우리 아이가 겪었을 고통(?)이 생각나 가슴을 콕콕 찌르는 부분이 많았다.
부모가 아이에게 자주 던지는 말 가운데 "오늘 어땠어?"가 있는데, 참 대답하기 난처한 질문입니다. 유치원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알고 싶어서 질문을 '툭' 던지는 것일 테지만 아이들에게 "오늘은 어땠어?"라는 질문은 외국어나 다름없습니다. 만약 낯선 외국인이 외국어로 "오늘 어땠어요?"하고 묻는다면 어른도 대답이 술술 나오지 않겠지요. 따라서 아이에게 질문할 때는 "오늘 점심은 맛있었니?"와 같이 '네', '아니요'로 간단하게 대답할 수 있는 유형으로 질문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아이가 "응!"하고 대답했다면, "그럼 어떤 반찬이 제일 맛났을까?"하고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겠지요. 이처럼 아이에게 묻고 싶은 게 있을 때는 편안하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먼저 떠올려 주세요.
이렇게 이 책에는 아이 중심으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엄마랑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육아법을 제시하고 있다. 어렵고 복잡하고,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방법들이 아닌 살아가면서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지만 어른들 입장에서 알기 어려운 아이의 마음을 책에서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엄마가 마음으로 잘 기억하고 있다가 아이를 키우면서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실천해 보면 엄마랑 아이랑 훨씬 편해질 수 있는 방법들인거 같다. 유치원 선생님이 유치원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듯이 엄마들에게도 굉장히 단순하고, 직관적인 언어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나도 약간 어린시절로 돌아가 따뜻한 유치원 선생님에게 차근차근 설명을 듣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정확하고, 간결하고, 그러면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을 세세하게 상대편의 입장에서 설명해 주고 알려주는게 딱 일본스럽다고 느끼면서도, 육아에서도 이런 일본의 문화적이고 국민적인 특성이 나타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워낙 심리학, 교육학 이런 학문들이 발전을 거듭하다 보니 수많은 육아책에서 제시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육아법들에 기가 질린 엄마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들만 친절하고 정확하게 알려 준 육아법 책으로 심플한 삶을 추구하는 엄마들에게 좋은 육아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