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운
김애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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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1세기, 여름, 서투른 청춘들, 20대 여성들의 삶의 때 자국 같은 이야기,

사람이 살아가는데 생기는 찌꺼기와 그것을 치우고 지우기 위한 끝없는 노동에 대해,
치우고 치워도 생기는 먼지, 죽여도 죽여도 나오는 벌레를 다루는 여인의 얼굴을 하고,
때로는 절망적으로, 때로는 집요하게,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입술을 모으고 집중하며 글을 쓰는 작가의 모습이 떠오른다.

벌레가 들끓는 계절, 장마의 계절, 그 계절의 서울, 그 속에서 노동하고 사랑하고 웃고 울고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땀이 진득하게 배어있어서 참 좋았다.

서울이 뉴욕만큼이나 썩어서 예술이 꽃피우기 좋다고 말했던 백남준의 말이 생각난다. <비행운>은 썩어있는 도시, 사회의 일면을 드러내고 그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의 분투를 주로 여성의 시각에서 기록한 단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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