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에 대한 사색>
지은이: 타데우쉬 다이체르 신부
출판사: 기쁜소식
제 2부 신앙의 역동성
제 5장 교회에서 사용하는 풍부한 수단과 가난한 수단
영적인 모성
다른 사람의 영혼 안에 그리스도를 탄생시키는 일을 영적인 모성이라고 정의한 저자는 영적인 모성의 예로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의 일화를 소개한다. 성녀 데레사는 죄인의 회개를 위해 많은 기도를 하였는데, 그 중에서 히야친토 루아송 신부의 회개를 위해 기도한 일화를 자세히 소개하였다.
루아송 신부는 당시 파리 가르멜회 총장이자 지혜로운 웅변가로 이름을 날리던 중 교회가 진실한 복음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교회와 싸우며 배교자로 낙인찍혔고, 결국 파문 당하였다. 성녀 데레사는 루아송의 회개를 위해 9년 동안 기도를 했지만, 배교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글로 남기지는 못하였다. 다만 그녀의 시성 심사기록 중 셀리나에게 보낸 편지에서 데레사가 루아송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구절이 나올 뿐이었다. 그는 80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는데, 임종 때 그의 곁에는 가톨릭 사제도 없었고, 고해성사도 드리지 못 한 채 죽었다고 한다. 그는 생전에 데레사의 자서전을 읽었고(성녀데레사가 루아송신부보다 15년 일찍 죽었다고 한다), "미칠 듯이 감동적"이라고 말하였다고 한다. 데레사가 그를 위해 기도를 했다는 것을 루아송은 알았을까?...
루아송은 임종 때 '나의 조용한 예수님'이라고 말하며 죽었다고 한다. 저자는 루아송의 말이 회개의 증거이며, 그가 회개한 것은 성녀데레사의 기도 덕분이라고 말한다. 나는 그의 회개여부와 관계없이,, '나의 "조용한" 예수님'이라는 구절을 읽자마자 영혼 깊은 상처를 느꼈다. 파문 앞에서도 당당했던 그의 큰 목소리와 대조적으로 적막으로 가득 찼을 그의 내면과 아무런 목소리도 듣지 못 했을 그의 영혼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가 가톨릭 교회의 잘못들을 큰 소리로 외치고 다닐 때도, 그가 파문을 당할 때도 아무 말씀 없으셨을 예수님이 떠올랐다.
예수님은 루아송에게 큰 인기도, 절망적인 파문도 같이 안겨주셨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늘 사랑하고 있다고 데레사를 통해 속삭여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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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성녀 데레사의 기도와 희생에 중점을 두고 이 글을 썼지만, 나는 버려진 자, 쫓겨난 자의 이야기에 더 빨려든다. 교회 안에 있는 자에게든, 밖에 있는 자에게든 주님의 사랑은 영원하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