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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삶 - 배우고 익히는 사람에게 필요한 모든 지식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지음, 이재만 옮김 / 유유 / 2013년 2월
평점 :
46쪽
우리가 지성만으로 사유한다고 믿는가? 플라톤은 우리가 "우리의 모든 영혼을 다해서" 사유한다고 단언했다. 머지않아 우리는 플라톤에서 더 나아가 '우리의 모든 존재를 다해서 사유한다'고 말할 것이다.
54쪽
지식을 탐하여 가장 엄격한 의무마저 망설임 없이 저버리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들은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라 딜레탕트다. 그들은 의무로 해야하는 공부를 그만두고 자신의 선호에 맞는 다른 공부를 하는데, 이 또한 재능을 잃는 일이다.
108쪽
지성인은 어느 때고 지성인이라야 한다. 지성인에게 권하는 고독은 고독한 장소라기보다는 고독한 묵상이다. 고독은 사태에 거리를 두는 것이 아니라 사태에 초연하는 것을 의미한다. 무아지경으로 고차적인 것에 몰두하고, 경솔한 언동, 종잡을 수 없는 관념, 변덕, 난잡한 공상을 피함으로써 자신을 고양하는 것이 고독의 관건이다.
155쪽
만물 안에는 만물이 있기 때문에 구획 짓는 것은 추상으로만 가능하다. "추상은 거짓이 아니다"라는 격언이 있듯이, 추상하는 것은 거짓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구분을 짓고 방법론적으로 단절하고 한 점에만 집중하는 추상 과정에서는 공부하는 대상을 그 대상에 어느 정도 직접적으로 속해 있는 다른 대상들과 분리하지 않아야 한다. 한 대상과 다른 대상들의 연결을 끊으면 그 대상이 그릇되게 나타나는데, 연결고리 자체가 그 대상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193쪽 몰입/ 무아지경
심원한 업적은 다음과 같은 무아지경 상태에서 이루어진다. 진가 스미도록 허용하는 것, 조용히 진리에 잠기는 것, 진리 안에서 자신을 잊는 것, 자신이 생각하고 있음을 생각하지 않는 것, 세상에는 진리 외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ㅇ낳는다는 것조차 생각하지 않는 것, 이것이 축복받은 무아지경 상태이다.
222쪽
자신을 도야하기 위서가 아니라 정보를 얻기 위해서 다른 책에 의지하는 사람은, 더 이상 전과 같은 정신 자세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정보를 찾아서 이용하길 원하는 사람은 순수한 수용의 상탱태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생각과 계획을 가지고 있다. 참고하는 책은 그의 하인이 된다. 어느 정도의 유순함은 언제나 필요하다. 그러나 그 유순함은 저자보다는 진리를 향해야 한다. 유순한 독자는 저자의 결론을 논박하지 않을 만큼 저자를 신뢰하면서도, 논의의 모든 단계를 노예처럼 따르지는 않는다.
229쪽
로댕auguste Rodin은 "인간의 정신신은 몇 세대에 걸친 사유에 개인의 사유를 묵묵히 끈기있게 더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으로는 아주 멀리까지 갈 수 없다."라고 말했다.
237쪽
특히 결점을 찾겠다는 자세로 위대한 정신들을 대하는 것은 일종의 신성모독이다. 그들의 오류를 유감스럽게 여길지언정정 맹렬하게 비난해서는 안된다. 그들의 교리들 사이에 수로를 파기보다는 다리를 건설하라. 가장 딴판인 관념과 체계 사이를 연하는 숨겨진 고리를 발견하면 위대한 계시가 드러난다. 이렇게 진리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전한 진리로 복원하는 것이 영원히 흠이나 잡는 것보다 훨씬 유익하다.
246쪽
우리의 사유는 우리 자신이 되어야 한다. 책을 읽을 때 저자는 목표가 아니라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책은 요람이지 무덤이 아니다.
265쪽
가장 중요한 것은 억의 질이고, 그다음이 기억의 질서이며, 마지막이 기억을 활용하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