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세뇨 - 김재진 장편소설
김재진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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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는다는 행위는 몸이 몸을 안는 육체적 행위를 넘어 마음을 다해 서로를 품을 때 치유가 된다. 무엇인가를 안는 그 순간 우리는 세상에 혼자 선 서로를 잊어버리며 고독 속에 모든 것이 연결됨을 안다. 어머니가 하나뿐인 아기를 안듯 우리는 저마다의 상처를 안는다. 그것은 결코 소유의 차원이 아니다. 모든 사랑은 상대가 있으며 상대에겐 상대의 우주가 있다. 나의 우주와 당신의 우주가서로를 받아들여 하나가 되는 것을 사람들은 사랑이라 부른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대상을 편견이나 분별 없이 있는 그대로 본다는것이다. 그때의 하나는 숫자로서의 하나가 아니라 둘이면서 하나인 상태다. 한 송이 들꽃처럼 약하지만 우리는 어딘가에 연결됨으로써 세상을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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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세뇨 - 김재진 장편소설
김재진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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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할 건 없어요. 기억에 없다는 건 원래 없었던 것이니까요."
기억되지 않는 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과거의근원은 현재이며 그것은 지금 이 순간 내가 지어내지 않는 한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끊임없이 계속되는 현재만을 살 뿐이다. 최면이나 그 어떤 수단을 통해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한다 한들 그것이결코 과거의 삶을 현재의 삶으로 바꾸어놓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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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의 말들 - 불을 밝히는, 고독한, 무한한, 늘 그 자리에 있는, 비밀스러운, 소중하고 쓸모없으며 썩지 않는 책들로 무장한 ㅣ 문장 시리즈
강민선 지음 / 유유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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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나처럼 삶에 실패한 인물들이 나오는 소설을 읽었다. 삶에 실패하는인물이 나오는 소설을 찾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서가에서 아무 책이나 뽑으면 거기에는 처참하게 실패한 인물들이 있었다.
정영수<우리들>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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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매캐한 냄새 사이로 머리를 어지럽히는 장미향이 섞여들었다. 향기 속에서 그녀는 잊고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카페 뮐러가 등장하는 그 영화를 본 후 극장 근처의 4층짜리카페에서 오렌지 아이스티를 마셨던 어떤 오후를, 반짝이던 유리컵, 향긋했던 오렌지 조각, 투명하게 찰랑거리던 각얼음, 깊고 맑은 하늘이 펼쳐진 창가의 자리에서 한나는 영화 속의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 "사랑이 아니지, 그런 게 어떻게 사랑이야."그렇다면 사랑은 무엇이지? 그녀는 생각했다. 남자가 다시 고개를 숙인 채 느릿느릿 국수를 먹기 시작하고, 영원처럼 정지한 듯한 풍경 위로 헐벗은 그림자가 침묵 속에 간혹 움직였다. 나는 사랑을 몰라. 그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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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를 알게 된 이후 가끔씩 북극에 대해 상상했다. 균일한 빛깔의 얼음과 짙푸른 하늘을, 끝도 없이 펼쳐진 영원의 적막을. 그리고 카메라 뷰파인더에 눈을 댄 채 하늘을 바라보며 그가 느꼈을 고독 같은 것을 말이다. 그는 많은 날들 동안 얼음 위를 그저 걷고 또 걸었다고 했다. 그때 그는 얼음 위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HAVE A GOOD LIFE. 그녀는 그가 보내온 사진을 화장대 거울 앞에 세워놓았다. 비스 듬히 세워진 밤하늘 위로 수억 년 전에 반짝였을 별빛들이 뒤늦게 쏟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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