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그를 알게 된 이후 가끔씩 북극에 대해 상상했다. 균일한 빛깔의 얼음과 짙푸른 하늘을, 끝도 없이 펼쳐진 영원의 적막을. 그리고 카메라 뷰파인더에 눈을 댄 채 하늘을 바라보며 그가 느꼈을 고독 같은 것을 말이다. 그는 많은 날들 동안 얼음 위를 그저 걷고 또 걸었다고 했다. 그때 그는 얼음 위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HAVE A GOOD LIFE. 그녀는 그가 보내온 사진을 화장대 거울 앞에 세워놓았다. 비스 듬히 세워진 밤하늘 위로 수억 년 전에 반짝였을 별빛들이 뒤늦게 쏟아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