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아려본 세월 - 4.16이 남긴 것
김민웅 외 지음 / 포이에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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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먹하다. 그날의 뉴스가 아직도 생생하다. 거짓말인줄 알았다. 이적의 그 노래말처럼...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그렇게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괜스레 요즘 들어 이 노래를 자주 듣는다. 다 거짓말같아서이다. 정부는 무언가 대책을 내놓을 듯하다가도 결정적일 때 방향을 틀고, 그 내용은 알맹이가 없다.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그날의 뉴스가 다 구조되었다는 그 긴급속보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렇게 잘 해결될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그리고 이어진 오보, 3일 간의 구조에 대한 어이없는 눈속임... 그리고 정말 책임을 져야할 책임자는 다 빠져나가고, 그에 상응하는 대체물 곧 희생양을 찾아 벌주었다. 그러한 한국사회의 희생양 찾기는 반복되는 죽음으로 결론났다. 그로 인한 '결론없음'은 또 다른 '결론 통제'나 다름 아니다. 그래서 더 먹먹하다. 계란으로 바위치는 시절이 여전하구나. 시절이 바뀐 줄 알았는데... 여전히 그래로라니. 마치 마법에 걸린 숲을 무한반복해서 걷는 것마냥. 이 사회가 갖고 있는 파괴성 앞에서 가슴이 먹먹하다. 

답답하다. 1년이 지났지만, 해결될 기미가 안보이고 이러한 책이 나와서 답답하다. 계란으로라도 그 바위를 치고 싶다. 견고하여서 깨지지 않을 것 같은 그 바위에 오물이라도, 모욕이라도 주고 싶다. 그래서 계란이라도 투척하고 싶다. 움직이지 않는 권력의 철옹성 같은 그 바위에다가. 그 날을 기억함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그 무언가여서... 11명의 저자들의 글을 통해 그날을, 세월호 사건을 다시 떠올린다. 2015년 "사월(四月)을 사월(死月)로"(216쪽) 기억하게 되는 이 역사의  사건은 사고가 아닌 사건(사건은 의도성을 가지는 일-51쪽)으로, "'갑오참변'이라고 부를 만한 국가적 애통사태요, 국민과 정부를 분열시키는 참변"(178쪽)이 되었다. "세월호의 고통은 하나님 법정에 이첩된 항소문"(181쪽)이다. 이를 기억함은 우리로 "기억의 공동체"(로널드 타카키 재인용, 225쪽)가 되도록 한다. "'기억하고 있다(remembering)'는 것은 철저히 버림받은 세월호 유가족을 다시(re) 우리의 지체(member)로 받아들이는 행위(ing)이며, 그들을 잊었던 우리가 다시 그들의 일부가 되는 행위"이다. 또한 이는 우리가 그들과 함께 있어주는 행위이다. "함께 있어주는 것, 그것이 고난을 당한 사람이 상실의 아픔을 헤쳐나가고 불신과 회의의 늪에서 빠져나오도록 돕는 가장 좋은 길"(45쪽)이다. "프로이트도 말한 바지만, 충분히 애도하지 않은 사람들의 고통은 우울증이라는 정신적 병증이 된다... 충분히 애토케 하지 않는다면 이 우울증은 얼마나 더 큰 사회적 병증을 낳을지"(56쪽) 모른다. 그래서 어쩌면 백소영 교수의 제안처럼 우리는 "'세월절' 지키기"(56쪽)를 실제로 의례화해야 한다. 아니 자연스럽게 의례화가 되고 있는 듯하다. "견고하고 높아 보이기만 하는 '죽임과 죽음'의 이 '자본' 우선의 시스템에 구멍을 뚫고 생명의 숨바람이 불게 하기"(65쪽)위해서 말이다. 그리고는 더 나아가서 "이제부터라도 염소의 자폐적 배역을 그만두고 양이 되어 지극히 작은 자를 주님으로 섬기는 우리 삶의 이타적 진정성을 되찾"(85쪽)기 위해서라도... 

꿀꿀하다. 세월호 사건이 있고난 이후의 나의 행보를 돌아보니 그렇다. 별달리 감정의 동요와 분노, 가끔씩의 슬픔 외에는 한 게 없어서... 그렇다. 삶의 팍팍함 앞에 변명처럼 바쁘다는 핑게로 그렇게 그렇게 살고 있다. 역사의 현장 속에서 나는 그렇게 꿀꿀하게 살고 있다. 그래서 더 꿀꿀하다. "책임의 소재를 따지고 누군가를 비판하고 비난하고 큰소리치면서 왈가왈부 떠들지 말고 조용히 골방에 들어가 너의 죄부터 회개하라. 회개하지 않으면 너희도 그같이 망한다."(154-155쪽) 삶으로 이어지지 않는 나의 글 읽기, 삶 읽기가... 아니 말씀 읽기와 말씀 살기가! 예수님처럼 "우리도 그의 치욕을 짊어지고 영문 밖으로 그에게 나아가자(히13:13)는 말씀을 나누었던 나 자신이 그에 걸맞게 살지 못함에, 이 사회에 작은 등불 되지 못함에... 꿀꿀한 밤, 세상을 넘으려고 했던 그 배(世越號)가 나로 하여금 세상을 넘어서는 배가 되라 한다. 그래서 이제라도 계란을 들고 바위 앞에 서려한다. 바위같은 계란이 계란같은 바위를 깨어부술지, 혹은 내가 계란이 되어 그 바위에 으깨어짐으로 그 바위를 이미 깨어부순 그분의 약함의 역설을 배워가리라. (201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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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과 하나님의 사랑 - 롬 8:1-39 복음주의 설교자 존 파이퍼의 로마서 강해 시리즈 4
존 파이퍼 지음, 이선숙 옮김 / 좋은씨앗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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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3페이지, 하드커버. 받으면서 기분은 좋았는데 주눅이 들었다. 그리 책을 빨리 보는 편이 안되는지라 또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얼마나 잘 소화할 수 있을지 부담이 앞섰다. 그러나 책이 가진 위용(!)과 함께 내용 또한 풍성하고 마치 여러 권의 책을 한 번에 읽는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런 책은 종합선물세트이자 격조 있게 ‘풀세트'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ㅎㅎ 어쨌든 다 읽었고, 마음이 풍성해진다. 더 꼼꼼하게 읽는 것은 다음으로 미루고 거칠게나마 읽었던 부분을 정리하니 내 마음에 잔향이 남는다.

  로마서 8장에 대한 강해서이기에 기대감이 컸다. 로마서 8장. 성경에서 유명한 장들이 있다. 시편 23편, 히브리서 11장, 마태복음 5장, 로마서 8장… 그 외에도 이루 말할 수 없는 많은 장들이 있겠지만 나는 로마서 8장에 큰 빚을 지고 있다. 아니 내게 구원의 확신을 선사해준 놀라운 성경이다. 내 얘길 좀 하겠다. 대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1994년 대학 1학년 1학기 큐티를 통해 학년 총대를 하기로 결심했고, 보기 좋게 총대에 당선됐다. 하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았다. '우루과이 라운드 쌀수입개방 반대’라는 이슈가 총대의 역할과 결부되어 있다는 것을 안 것은 시간이 좀 지나서였다. 반장이 하는 역할 마냥 좋은 관계를 만들어내고 잘 챙기고 연락하는 정도의 일이라고 기분좋고 안이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대학 1학년은 붕뜬 마음마냥 삶은 형편없었다. 자주 집에 일찍 돌아가 새로 구입한 VHS 비디오 플레이어로 영화에 의탁해 현실을 잊기 일수였고, 현실의 팍팍함 속에서 소화되지 않는 데모(학생 운동의 거의 마지막 때였던 듯하다)에 동참하며, 2박3일이나 되는 한총련(한국대학생총연합회) 대의원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선교단체 선배들의 격려(!)까지 받으며 부산에서 조선대까지 가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삶은 행동없는 신앙으로 인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마저 혼란을 겪던 불안한 시기였다. 그러할 때 여름 수련회는 내게 해방구였고, 적시에 내린 은혜의 단비였다. 일주일간의 로마서 강해는 박영덕 목사님(<차마 신이 없다고 말하기 전에>, 주은혜교회 담임목사)을 통해 내 머리를 말끔하게 정돈시켜 주었고, 생생하게 내 가슴을 때렸다. 로마서 8장에서 나는 하나님의 은혜에 녹아내렸다. 그 시간 나는 구원의 확신이 내 힘이 아닌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임을 제대로(!) 깨달았다. 복음에 대한 진정한 깨달음은 우리의 삶을 바꾼다. "‘주권적인 은혜-신뢰하는 성도’는 은혜가 전권을 발휘하여 저항하려는 우리 의지를 이겨 내고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신뢰하도록 만들어 모든 구원을 이룬다."(519쪽) 나는 그 은혜에 잠겨 마치 천국에 일주일이라도 갔다온 마냥 기쁨을 회복하였다.

  존 파이퍼는 기독교 희락주의자라는 별명이 있다. 그만큼 복음이 주는 기쁨을 설파하며 강조한다. 이는 말씀 자체를 제대로 전달하려는 의지의 발현이자, 제대로 된 연구와 깨달음을 통해서 분명하게 ‘복된 소식=기쁨의 소식’이라는 복음을 전하기 때문이다. 벧엘 신학교 교수로 있다가 베들레헴 침례교회의 담임목사로 33년간의 사역을 마치고 지금은 베들레헴 신학교 학장으로 섬기고 있다. 저자는 거의 100권에 가까운 책(알라딘에서만도 77권이나 된다, 물론 절판된 책이 다시 나온 겹치는 부분을 생각하면 그보다 적겠지만… 번역 안된 책까지 생각한다면… 80권이 넘는 책을 냈다)을 펴낸 영감있는 작가이자 영향력 있는 저자이다. 그는 톰 라이트와의 칭의 논쟁으로 이슈가 되기도 했고, 선교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목회자에 대한 올곧은 시선 또한 견지하고 있다. 그가 전하는 로마서 강해집 네번째에 해당하는 이 책은 내 귀에 "믿음의 힘을 활용하라"고 속삭였다. 

  이 책은 믿음의 힘을 우리에게 더욱 확신시켜 준다. “우리를 죄와 사망의 법에서 해방시키는 것은 율법의 행위가 아닌 믿음을 통해서입니다. 매일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믿음을 통해서입니다.(82쪽)”라는 말은 로마서 8장의 시작과 함께 알려주는 믿음의 힘이 우리의 일상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이는 마지막에 놀라운 등식으로 성립된다. “의로운 재판장 + 죄인 + 그리스도의 죽으심 + 나의 믿음 = 정죄함이 없음”(571쪽) 그리고 중간 중간 믿음은 로마서 8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도구이자 통로이며, 핵심단어이다. “헨리 스쿠걸은 인간 영혼 안에 있는 새로운 신적 생명의 근간은 믿음이라고 말합니다.”(101쪽), “회개와 침례에서 그 핵심은 믿음입니다.”(176쪽), “믿음의 플러그를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소켓에 끼울 때, 성령이 흐릅니다.”(212쪽) “이 땅에서의 삶을 환상적인 유산을 받으러 길을 떠난 여행”(255쪽), “질병의 배후에 하나님의 전능하신 손이 있다고 인정한 것은 죄가 아니라는 말”(292쪽) 등은 믿음이 얼마나 넓으며 큰지, 우리 삶을 아우른다는 것을 펼쳐보여준다. 율법이 할 수 없는 것을 믿음은 하게 하며, 칭의를 이루는 하나님의 의, 영화로 이르는 과정인 성화(403쪽)는 결국엔 믿음의 과정 과정에 있음을 보여준다. 조나단 에드워즈의 글을 인용한 부분은 이를 잘 드러내준다. “하나님은 믿음의 견인이 그 믿음의 첫 행위 안에 사실상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여기십니다.”(506쪽) 

  결국 이러한 믿음의 삶은 우리를 전쟁터를 지나 십자가와 부활로 이끌어주죠. “삶이 전쟁이라고 믿기 전까지는(즉 자신의 영혼이 걸린 문제라고 믿기 전까지는), 우리는 진지함이나 경각심, 열정, 전투태세도 갖추지 않고 그저 절반은 장난으로 기독교를 믿는 셈입니다.”(197쪽) 이 말이 주는 위력은 놀랍다. 삶에 대한 태도를, 신앙생활에 대한 내 모습을 다시 가다듬고 전장으로 나아가도록 한다. 말콤 머거리지의 십자가에 대한 묵상은 우리의 삶에 무게감을 더해준다. “저라는 존재를 진실로 발전시키고 더욱 성숙하게 했던 것은 행복을 통해서가 아니라 고통을 통해서였다는 사실입니다… 이 땅에서 살면서 경험하는 고통을 없애 버린다면, 그 결과 인생은 즐길만한 것이 아니라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진부하고 하찮은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저를 그리스도에게로 불가항력적으로 이끌었던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십자가였습니다.”(373쪽) 그의 고백은 십자가를 새로이 붙들게 해준다. 그런 이후에 부활은 그러한 십자가 죽음에 대한 완성이다. “예수님의 부활은 하나님이 우리의 죄책과 정죄를 완전히 없애는 데 예수님의 죽음으로 만족하신다는 것을 입증합니다.”(569쪽) 믿음의 결국은 사랑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이를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진수”라고 하면서 10개의 단어가 들어간 문장으로 정리한다. 그 단어는 이렇다. (하나님을) ‘갈망하는’(desiring), ‘소중히 여기는’(treasuring), ‘기뻐하는’(delinghting), ‘만족하는’(being satisfied), ‘마음에 품는’(cherishing), ‘맛보는’(savoring), ‘가치있게 여기고’(valuing), ‘최고로 여기고’(prizing), ‘존중하고’(revering), ‘경외하는’(admiring) 것이다.(355쪽) 그 대상이 누구일까? 바로 하나님이다. 저자가 이미 다른 책들에서 말한 하나님이 기쁨이요, 하나님이 복음이다. 그 하나님을 갈망하며 기뻐하는 것, 그것이 믿음의 삶의 요체이다. 

  이 책은 믿음의 힘을 활용하도록 돕는다. 아니 믿음의 삶이 무엇인지 로마서 8장을 통해서 교리적이면서도 일상적으로 풀어낸다. 저자의 단어 구사력과 설명의 능력은 놀랍다. 그리고 온건하면서 푸근하고 그 속에 복음의 정수를 담담하게 담아내는 탁월함이 있다. '복음과 하나님의 사랑'을 맛보는 책을 통해 '믿음이 가진 힘'을 새롭게 확신하는 시간으로 한 번 빠져들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탁월한 한 권의 책이 열권의 책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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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돌려드립니다
권일한 지음 / 좋은씨앗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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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경은 맛있다! 성경에 대해 흥미를 가져 본 적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 그 맛을 보았을 때는 그 깊이가 너무 깊어서 풍덩 빠져들지 않았던가! 하지만 또한 얕게 첨벙거려도 괜찮지 않은가! 저자는 성경이 얼마나 풍성한지를 일러준다. "성경은 '어린 양이 발목을 적시며 건널 수 있는 시냇물이며, 고래가 평생 헤엄쳐 다닐 수 있는 큰 바다다'"(24쪽) 하지만 이내 사그라든 이유가 무엇인가? 내가 뭘 이렇게 열심히 하나 하는 이유 때문은 아닌가! 그렇게 성경에 대해서 열심을 내다가도 우리는 수그러들기 일쑤이다. 이 책은 우리가 왜 성경을 가볍게 여기게 되었는지부터 다룬다. 그것은 우리가 사탄의 전략대로 성경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저자는 1장에 그 이유를 7가지 들어서 하나하나 이 세대가 왜 성경과 멀어지게 되었는지를 말씀 속에서 유심히 살핀다. 그 이유는 성경은 우리에게 순종과 믿음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성경은 변증이 아니라 순종하는 제자를 요구한다"(37쪽), 또한 "기독교의 절대 진리는 말씀을 읽고 행하는 제자의 삶을 통해 드러난다"(51쪽) 이를 통해 신앙의 정의를 분명하게 해준다. "복음은 하나님께로 가는 유일한 길인 예수 그리스도다. 우리 죄를 담당하신 예수님이 복음이다. 믿음은 인간으로서는 하나님께로 갈 수 없다는 깨달음, 예수님만이 우리를 의롭게 하신다는 고백이다. 영성은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다는 고백을 일상에서 살아 내는 것이다."(40쪽) 그래서 우리는 말씀을 잘 소화해야한다. "씹어 삼켜 소화하는 과정을 묵상이라고 한다. 말씀을 깊이 묵상하면 죄악의 뿌리가 건드려진다. 날마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면 하나님께 민감해질 것이다."(41쪽) 그렇다. 이 책은 성경을 맛본 사람의 영광스러운(!) 기쁨을 전달해준다. 

#2. 이 책은 팁을 주는 책이다. 우리가 성경을 다시 찾아오기 위한 팁을 제시해준다. 그것은 큰 흐름을 읽는 것이다. 그 흐름을 한마디로 하면 '언약'임을 두번째 장에서 일러준다. 두번째 장이 하나님이 들려주신 언약이야기이다. 모세오경과 복음서, 역사서와 사도행전, 시가서와 서신서, 선지서와 예언 및 요한계시록 이렇게 네 묶음으로 신약과 구약을 묶어서 풀어낸다. 이 부분이 새롭다. 구약 따로 다 훑고, 신약 따로 훑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는 이야기로, 역사는 역사로 그렇게 엮어낸다. 그래서 구약과 신약을 교차해가면서 풀어낸다. 이를 통해서 성경 전체를 조망하게 해준다. 너무 성경공부하듯이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사변적인 이야기만 있지 않은 짧지만 굵다. 

#3. 성경을 잘 읽는 비법이 있을까? 이렇게 저자가 성경을 언약이라는 큰 물줄기로 읽어낼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저자는 3장을 통해서 일러준다. 성경은 이렇게 읽어라는 저자의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직접 읽고 묵상하라, 성경은 성경으로 풀어라, 자기 관점으로 읽지 마라, 질문하며 읽어라, ... , 하나님의 성품으로 적용하라,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라" 등 구체적인 지침들을 제시한다. "창세기는 내용에 따라 끊어 읽는 것이 좋지만, 서신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에 읽는 것이 좋다."(135쪽)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그의 삶 전체(창12-25장)를 보아야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141쪽) 그 뿐 아니라 저자의 인문학적 소양이 성경에 대한 적용에서도 빛을 발한다. "성호 이익은 "자신을 새롭게 하려면 모름지기 훌륭한 스승을 만나야 하고, 스승을 만나려면 모름지기 묻기를 좋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의 가장 훌륭한 스승은 성령님이다. 성경 말씀을 읽으면서 계속 성령님께 물어야 한다. 하나님은 구하는 자에게 말씀을 들려주신다."(129쪽) "교육 선진국에서는 하나씩 가르친다. '신발 앞코가 보이게 놓기'를 1년 내내 훈련한다. 그 다음 해에는 '줄 바르게 서기'를 훈련한다. ... 나는 10년간 다른 사람을 비판하려는 마음과 싸웠다. ... 다른 사람을 비판하지 않게 되자, 나를 자랑하려는 마음이 덮쳐 왔다. ... 지금도 날마다 눈앞의 적과 치열하게 싸우는 중이다"(143-144쪽). 저자의 솔직한 나눔에 은혜가 깃든다. 

#4. 성경은 공동체적이다. 개인의 영역에서 적용으로 그치지 않고 저자는 공동체적인 나눔의 귀함 또한 도전한다. 그의 시각이 균형 잡혀 있음을 볼 수 있다. "개인이 깨달은 말씀은 반드시 공동체에서 나누고 검증받아야 한다."(153쪽) 그리고 그는 가정에서의 신앙 교육으로서 말씀의 공동체를 짚고 넘어간다. "가정에서 하는 부모의 신앙교육이 중요하다. 함께 밥을 먹고, 수다를 떨며, 놀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라. 자녀에게 무조건 믿으라고 강요하지 말고 기도하며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라. 가정이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 역사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힘쓰라."(165-166쪽) "하나님 나라는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진다.", "믿음의 공동체에서 말씀을 서로 나눠야 건강해진다."(168쪽) , "진정한 권위는 밖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흘러나온다."(170쪽), "하나님의 자녀는 홀로 말씀 앞에 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172쪽) 저자의 속이 꽉 찬 말들이 마음을 두드린다.  그런 이후에 부록처럼 서선서 형식, 이야기 형식, 시 형식의 성경 읽기의 방법을 찬찬히 가르쳐준다. 옆집 아저씨 같이, 한편으로 과외 선생님처럼~! 그 애정이 고맙고 감사하다. 

#5. 찰지다. 성경에 대한 묵상이야기이지만 맛이 있다. 잘 묵혀두었고, 잘 요리해두었다. 제목 <성경을 돌려드립니다> 또한 재미있다. 원래 위치로 바로잡다는 의중이, 성경의 주인이 우리 모두라는, 종교개혁의 정신이 담겨 있다. 성경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식상하지 않으며 지루하지 않다. 번뜩이는 재치와 속깊은 묵상이 보석처럼 박혀있다. 성경의 본래 맛을 맛보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맛을 돌려주겠다고 한다. 평신도이지만 성경에 대한 맛을 본 깊이를, 또한 어떻게 지속적으로 내것으로 삼을 수 있는지를 도전하고 알려준다. 내공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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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부활을 살다
유진 피터슨 지음, 권연경 옮김 / 복있는사람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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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피터슨의 <일상-부활을 살다>를 읽고서


청년시절 리더였던 한 누님이 '매일 아침 새롭게 눈뜨는 것이 부활이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대학시절 죽음에 심취했던 그 누님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이후에 삶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후로는 매일이 다르게 산다. 말하는 중에도 속깊은 기쁨이 감지되기도 했다.  

신대원 시절 주일 사역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의 일이다. 교회랑 집이 자가용으로 1시간 반 이상을 가야하는 거리여서 저녁을 광안리해수욕장 근처의 쌀국수집에서 잘 먹었다. 그리고는 해수욕장으로 나갔다가 아들을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40여분을 찾았지만 못찾고 낙담하며 신고하러 갈 때 마침 아내가 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그 모습을 뒤에서 보고는 기쁨에 겨워했던 적이 있다. 그 밤 집으로 돌아오는 자가용 안에서 나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아들아, 니가 여기 있어줘서 고마워~!”라고. 

부활을 현재화하는 것만큼 참 어려운 적용도 없는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늘 눈을 뜨는 일상의 반복이다. 일상 속에 매몰되어 지내다보면 우리의 삶은 패턴화되고 익숙함을 넘어서서 무기력을 양산한다. 삶의 무기력은 한편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 얼마나 놀라운지를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사단의 계략인지도 모르겠다. 유진 피터슨은 우리 눈에 덧씌워진 비늘을 벗겨준다. 그리고 부활을 현재화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일상을 새롭게 보는 힘, 유진 피터슨은 언어의 연금술사이다. 같은  말이지만 그가 하면 달라진다. 그는 일상을 부활로 사는 방법을 세 가지로 일러준다. 첫째, 안식을 통해서 부활의 경이를 경험하라. 둘째, 식탁을 통해서 우리의 일상이 부활이후의 삶임을 인식하라. 셋째, 세례(침례)를 통해서 우리의 삶에 찾아온 부활을 믿음의 공동체를 통해 경험하라. 그의 글을 읽어가다보면 마치 내 눈에 비늘이 벗겨지는 것 같다. 마치 홀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혹은 내 마음의 눈을 의심하기라도 할듯 그렇게 내 마음은 붕 뜨고 뜨거워진다. 그가 요리해주는 요리는 같은 재료로 만드는데도 맛이 다르다. 신기하다. 신선한 재료를 써서 그런가? ㅎㅎ

부활절이 다가온다. 십자가는 우리에게 눈물과 감동을 주지만 부활절은 짧은 기쁨으로 끝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메리 크리스마스(Christmas)가 매일이라고 말하듯이, 부활절(Easter Day)도 매일이다. 이를 매일 경험할 수 있는 비결,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비늘이 벗겨지는 놀라운 경험을 해보길 권해본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영성 형성'이라는 말로 정제해서 우리에게 귀한 레시피를 전해준다. 이번 부활절이 다를 듯하다. (201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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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신경 - 예수가 가르친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
스캇 맥나이트 지음, 김창동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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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신념을 가지고 사는가? 성공하겠다는, 살아남겠다는,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등등의 신념이 내면에서 꿈틀거린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사셨을까?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예수에 대해 알아가는 책이다. The Jesus Creed를 <예수 신경>이라고 번역했는데, 사도신경이 있어서 Creed를 신경으로 번역했나보다. 그런데 신경이라는 말 자체가 어색하고 와닿지 않는 느낌이다. 오히려 신념이라고 하거나 신조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책은 다섯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첫부분이 예수 신경이 어떠한 것인지 실제로 어떠한 상황 가운데 작용했는지(식탁이라는 공간)를, 두번째 부분은 예수 신경으로 인해 삶이 바뀐 사람들의 이야기(사도 요한의 이야기가 가장 와닿았다), 세번째는 예수가 예수 신경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공동체에 대해(다 좋았다), 네번째는 예수 신경으로 살아가는 것이란 어떤 것인지(나는 용서가 가장 크게 와닿았다), 마지막에는 예수의 생애 가운데 예수 신경은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풀어낸다.


예수님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사셨는가? 하나님을 사랑하라, 그리고 이웃을 사랑하라! 유대교가 가졌던 토라의 한계가 하나님 사랑에만 머물렀던 것을 지적하고 예수님이 어떻게 이웃 사랑으로까지 확대했는지를 보여준다. 예수님이 가지셨던 그 신념이 어떻게 작용하며 사람을 변화시키고 공동체를 이루어내었는지를 보면서 내 마음도 조금씩 그 신념 앞에 설득되었다. 그래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하나님을 내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사랑해야지. 그리고 내 이웃을 내 자신같이 사랑해야겠다고. 스캇 맥나이트를 새로이 내가 더 알아가야할, 읽어가야할 저자의 목록에 첨가하게 하는 책이다. 교수로서 일반대 학생에게 했던 강의라고 하니 더 마음에 파문을 준다. 이스라엘 공동체 내에 있었던 다양한 계층에 대한 설명은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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