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부활을 살다
유진 피터슨 지음, 권연경 옮김 / 복있는사람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진 피터슨의 <일상-부활을 살다>를 읽고서


청년시절 리더였던 한 누님이 '매일 아침 새롭게 눈뜨는 것이 부활이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대학시절 죽음에 심취했던 그 누님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이후에 삶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후로는 매일이 다르게 산다. 말하는 중에도 속깊은 기쁨이 감지되기도 했다.  

신대원 시절 주일 사역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의 일이다. 교회랑 집이 자가용으로 1시간 반 이상을 가야하는 거리여서 저녁을 광안리해수욕장 근처의 쌀국수집에서 잘 먹었다. 그리고는 해수욕장으로 나갔다가 아들을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40여분을 찾았지만 못찾고 낙담하며 신고하러 갈 때 마침 아내가 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그 모습을 뒤에서 보고는 기쁨에 겨워했던 적이 있다. 그 밤 집으로 돌아오는 자가용 안에서 나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아들아, 니가 여기 있어줘서 고마워~!”라고. 

부활을 현재화하는 것만큼 참 어려운 적용도 없는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늘 눈을 뜨는 일상의 반복이다. 일상 속에 매몰되어 지내다보면 우리의 삶은 패턴화되고 익숙함을 넘어서서 무기력을 양산한다. 삶의 무기력은 한편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 얼마나 놀라운지를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사단의 계략인지도 모르겠다. 유진 피터슨은 우리 눈에 덧씌워진 비늘을 벗겨준다. 그리고 부활을 현재화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일상을 새롭게 보는 힘, 유진 피터슨은 언어의 연금술사이다. 같은  말이지만 그가 하면 달라진다. 그는 일상을 부활로 사는 방법을 세 가지로 일러준다. 첫째, 안식을 통해서 부활의 경이를 경험하라. 둘째, 식탁을 통해서 우리의 일상이 부활이후의 삶임을 인식하라. 셋째, 세례(침례)를 통해서 우리의 삶에 찾아온 부활을 믿음의 공동체를 통해 경험하라. 그의 글을 읽어가다보면 마치 내 눈에 비늘이 벗겨지는 것 같다. 마치 홀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혹은 내 마음의 눈을 의심하기라도 할듯 그렇게 내 마음은 붕 뜨고 뜨거워진다. 그가 요리해주는 요리는 같은 재료로 만드는데도 맛이 다르다. 신기하다. 신선한 재료를 써서 그런가? ㅎㅎ

부활절이 다가온다. 십자가는 우리에게 눈물과 감동을 주지만 부활절은 짧은 기쁨으로 끝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메리 크리스마스(Christmas)가 매일이라고 말하듯이, 부활절(Easter Day)도 매일이다. 이를 매일 경험할 수 있는 비결,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비늘이 벗겨지는 놀라운 경험을 해보길 권해본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영성 형성'이라는 말로 정제해서 우리에게 귀한 레시피를 전해준다. 이번 부활절이 다를 듯하다. (201503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