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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돌려드립니다
권일한 지음 / 좋은씨앗 / 2015년 2월
평점 :
#1. 성경은 맛있다! 성경에 대해 흥미를 가져 본 적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 그 맛을 보았을 때는 그 깊이가 너무 깊어서 풍덩 빠져들지 않았던가! 하지만 또한 얕게 첨벙거려도 괜찮지 않은가! 저자는 성경이 얼마나 풍성한지를 일러준다. "성경은 '어린 양이 발목을 적시며 건널 수 있는 시냇물이며, 고래가 평생 헤엄쳐 다닐 수 있는 큰 바다다'"(24쪽) 하지만 이내 사그라든 이유가 무엇인가? 내가 뭘 이렇게 열심히 하나 하는 이유 때문은 아닌가! 그렇게 성경에 대해서 열심을 내다가도 우리는 수그러들기 일쑤이다. 이 책은 우리가 왜 성경을 가볍게 여기게 되었는지부터 다룬다. 그것은 우리가 사탄의 전략대로 성경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저자는 1장에 그 이유를 7가지 들어서 하나하나 이 세대가 왜 성경과 멀어지게 되었는지를 말씀 속에서 유심히 살핀다. 그 이유는 성경은 우리에게 순종과 믿음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성경은 변증이 아니라 순종하는 제자를 요구한다"(37쪽), 또한 "기독교의 절대 진리는 말씀을 읽고 행하는 제자의 삶을 통해 드러난다"(51쪽) 이를 통해 신앙의 정의를 분명하게 해준다. "복음은 하나님께로 가는 유일한 길인 예수 그리스도다. 우리 죄를 담당하신 예수님이 복음이다. 믿음은 인간으로서는 하나님께로 갈 수 없다는 깨달음, 예수님만이 우리를 의롭게 하신다는 고백이다. 영성은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다는 고백을 일상에서 살아 내는 것이다."(40쪽) 그래서 우리는 말씀을 잘 소화해야한다. "씹어 삼켜 소화하는 과정을 묵상이라고 한다. 말씀을 깊이 묵상하면 죄악의 뿌리가 건드려진다. 날마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면 하나님께 민감해질 것이다."(41쪽) 그렇다. 이 책은 성경을 맛본 사람의 영광스러운(!) 기쁨을 전달해준다.
#2. 이 책은 팁을 주는 책이다. 우리가 성경을 다시 찾아오기 위한 팁을 제시해준다. 그것은 큰 흐름을 읽는 것이다. 그 흐름을 한마디로 하면 '언약'임을 두번째 장에서 일러준다. 두번째 장이 하나님이 들려주신 언약이야기이다. 모세오경과 복음서, 역사서와 사도행전, 시가서와 서신서, 선지서와 예언 및 요한계시록 이렇게 네 묶음으로 신약과 구약을 묶어서 풀어낸다. 이 부분이 새롭다. 구약 따로 다 훑고, 신약 따로 훑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는 이야기로, 역사는 역사로 그렇게 엮어낸다. 그래서 구약과 신약을 교차해가면서 풀어낸다. 이를 통해서 성경 전체를 조망하게 해준다. 너무 성경공부하듯이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사변적인 이야기만 있지 않은 짧지만 굵다.
#3. 성경을 잘 읽는 비법이 있을까? 이렇게 저자가 성경을 언약이라는 큰 물줄기로 읽어낼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저자는 3장을 통해서 일러준다. 성경은 이렇게 읽어라는 저자의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직접 읽고 묵상하라, 성경은 성경으로 풀어라, 자기 관점으로 읽지 마라, 질문하며 읽어라, ... , 하나님의 성품으로 적용하라,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라" 등 구체적인 지침들을 제시한다. "창세기는 내용에 따라 끊어 읽는 것이 좋지만, 서신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에 읽는 것이 좋다."(135쪽)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그의 삶 전체(창12-25장)를 보아야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141쪽) 그 뿐 아니라 저자의 인문학적 소양이 성경에 대한 적용에서도 빛을 발한다. "성호 이익은 "자신을 새롭게 하려면 모름지기 훌륭한 스승을 만나야 하고, 스승을 만나려면 모름지기 묻기를 좋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의 가장 훌륭한 스승은 성령님이다. 성경 말씀을 읽으면서 계속 성령님께 물어야 한다. 하나님은 구하는 자에게 말씀을 들려주신다."(129쪽) "교육 선진국에서는 하나씩 가르친다. '신발 앞코가 보이게 놓기'를 1년 내내 훈련한다. 그 다음 해에는 '줄 바르게 서기'를 훈련한다. ... 나는 10년간 다른 사람을 비판하려는 마음과 싸웠다. ... 다른 사람을 비판하지 않게 되자, 나를 자랑하려는 마음이 덮쳐 왔다. ... 지금도 날마다 눈앞의 적과 치열하게 싸우는 중이다"(143-144쪽). 저자의 솔직한 나눔에 은혜가 깃든다.
#4. 성경은 공동체적이다. 개인의 영역에서 적용으로 그치지 않고 저자는 공동체적인 나눔의 귀함 또한 도전한다. 그의 시각이 균형 잡혀 있음을 볼 수 있다. "개인이 깨달은 말씀은 반드시 공동체에서 나누고 검증받아야 한다."(153쪽) 그리고 그는 가정에서의 신앙 교육으로서 말씀의 공동체를 짚고 넘어간다. "가정에서 하는 부모의 신앙교육이 중요하다. 함께 밥을 먹고, 수다를 떨며, 놀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라. 자녀에게 무조건 믿으라고 강요하지 말고 기도하며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라. 가정이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 역사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힘쓰라."(165-166쪽) "하나님 나라는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진다.", "믿음의 공동체에서 말씀을 서로 나눠야 건강해진다."(168쪽) , "진정한 권위는 밖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흘러나온다."(170쪽), "하나님의 자녀는 홀로 말씀 앞에 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172쪽) 저자의 속이 꽉 찬 말들이 마음을 두드린다. 그런 이후에 부록처럼 서선서 형식, 이야기 형식, 시 형식의 성경 읽기의 방법을 찬찬히 가르쳐준다. 옆집 아저씨 같이, 한편으로 과외 선생님처럼~! 그 애정이 고맙고 감사하다.
#5. 찰지다. 성경에 대한 묵상이야기이지만 맛이 있다. 잘 묵혀두었고, 잘 요리해두었다. 제목 <성경을 돌려드립니다> 또한 재미있다. 원래 위치로 바로잡다는 의중이, 성경의 주인이 우리 모두라는, 종교개혁의 정신이 담겨 있다. 성경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식상하지 않으며 지루하지 않다. 번뜩이는 재치와 속깊은 묵상이 보석처럼 박혀있다. 성경의 본래 맛을 맛보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맛을 돌려주겠다고 한다. 평신도이지만 성경에 대한 맛을 본 깊이를, 또한 어떻게 지속적으로 내것으로 삼을 수 있는지를 도전하고 알려준다. 내공이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