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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마 - 빈털터리 고아에서 노르웨이 국민영웅까지 라면왕 Mr. Lee 이야기
이리나 리 지음, 손화수 옮김 / 지니넷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마
이 책은 한 인간이 자신의 인생에서 나타난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한 바를 자서전 형식으로 풀어낸 글이다. 그러나 여타의 글보다도 감명깊게 와 닿은 것은 노르웨이라는 낯선 이국 땅에서 언어에 대한 공부도, 경영에 대한 이해도 없는 백지의 상황에서 스스로 이 모든 것을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극복하고 성공한 내용이라는 점이다.
‘이철호’라는 이름은 한국에서는 드물다. 그러기에 어떤 사람인지는 그다지 궁금하지 않다.하루하루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적어도 나로서는.. 하지만 노르웨이에 한국인 라면왕이 있다는 점은 상당히 흥미로운 점이다. 노르웨이는 지리시간에 피요르드로 유명한 것으로 배웠고, 2차대전시 독일군의 점령지였으며, 동계올림픽이 열리기도 한 나라로 알고 있지만, 이 곳에 한국인이 살면서 노르웨이 국민들에게 라면왕로 인지될 정도의 능력을 보인 사람이 있던가 싶었다. 그러나 국민들이 자국의 총리보다 더 알아보는 사람이 ‘Mr.lee'라고 하니 왠지 한국인으로서 뿌듯함을 느끼게 한다.
외국에 가서 보신관광 또는 성관광과 같은 추한 짓을 하거나, 고작 돈 몇 푼에 비리와 부정을 저지르는 40-50대 아버지 세대들에 비해 어렵고 힘든 환경에서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가지도록 하는 할아버지 세대들의 성공 모습은 현재의 자라라는 세대들에게 한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다시 한 번 새롭게 해 주는 신선함이 아닐까?
이철호라는 분이 걸어온 삶은 참 기구하다. 한국전쟁 전에는 가난으로 인해 학업을 고민했고, 한국전쟁 와중에는 피난길에 가족과 헤어져 구두닦이까지 하기도 했다. 임진강을 건너다 물에 빠져 죽어간던 그를 살린 미군의 도움으로 미군부대에서 지내며 굶주림을 이겨내기도 하였지만, 미군을 덮친 북한군의 공격으로 배와 고관절에 수류탄 파편을 맞는 중상을 당하기도 하였다. 이 부상으로 인해 그는 삶과 죽음의 갈림길을 왕복했던 점이 책 속에 여실히 나타나 있다.
그리고 이 부상은 그에게 노르웨이라는 나라로 그를 이끄는 계기가 되었다. 미군부대에서 있을 때, 그를 개인비서격으로 대해준 해병 1사단장 윌터 쉬나이던 장군은 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하였다. 한국에 군사를 보낸 여러 국가에서 그의 노력에 반응을 보였지만, 그는 미국의 답변을 기대했다. 그러나 미국은 자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미국 시민이 아닌 다른 나라의 사람을 치료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여 그의 노력을 헛되이 만들었지만, 노르웨이의 답변은 그가 기대할 수 있는 희망이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그는 17세의 나이로 노르웨이라는 나라로 가게 되었다. 그 곳에서 그는 43번에 이르는 수술을 거쳤지만, 완쾌된 다리로 회복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노르웨이라는 나라에 살아가야 할 그는 언어부터 배우기 위해 통신학교에 등록하였고, 열심히 배웠다. 병원을 퇴원할 때부터 그는 생존하기 위한 잡일을 하기 시작하였다. 벨보이나 단역배우, 화장실 청소에 이르기까지...상업학교를 다니면서 생활비를 벌기 위한 일을 하다보니 그는 영양실조가 걸리기도 하였다. 상업학교 졸업 후 그가 굶주림을 위해 선택한 일이 요리사였다. 적어도 굶지는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 길을 선택한 후 그는 요리사로서의 경력을 쌓게 되었다.
책 속에서는 저자가 안네리제라는 분을 만난 사연도 나타난다. 고등학교 펜팔을 통해 편지를 주고 받던 그는 안네리제를 평생의 반려자로 만들기 위해 그녀와 그녀의 남자친구, 그녀의 부모님이 여행차 노르웨이를 방문하던 점을 기회로 삼아 노르웨이의 여행 가이드 역할을 했다. 물론 식사부터 이동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이런 점이 인정을 받아 그는 안네리제와의 결혼에 성공하였다.
그는 라면사업을 하기 전까지 요리자와 레스토랑 경영자로서의 임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52세에 자신이 소속되어 있던 묄하우센 그룹이 덴마크로 넘어가면서 그는 레스토랑 경영자로서의 계약연장을 하지 않고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였다. 라면 수입...
52세라면 어느정도 인생을 살아왔기에 쉬고 싶을 때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시작하였다. 사업 초기 노르웨이의 상점에서 그는 갖은 면박과 문전박대를 당했다. 그러나 ‘ 산이 네게 오기를 기다리지 말고 네가 가라’라는 어머니의 가르침처럼 그는 끊임없이 방문하면서 유통망을 개척했다. 그 결과 라면 주문이 증가하자 유통회사를 통해 보급을 하고, 그의 라면에 대한 홍보를 위해 매주 1년치의 라면과 한국여행권을 상품으로 내거는 TV쇼와 계약하여 상품을 전달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고작 몇 줄로 정리되지만, 그가 노력한 점은 구구절절히 책에 담겨 있다.
그는 자신의 라면이 지속적으로 유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노르웨이 최대 유통회사가 자신에게 연락해 왔을 때, 판매권을 넘기기도 하였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의해..
그러나 그 방식이 참 남다르다고 여겨진다. 일시불로 안 된다는 거부 의사를 받자 일단 3/1만 받고 나머지는 3년동안 라면 판매로 얻는 수익의 1/3을 받는다는 방식을 제안한 점은 이런 거래에 대해 나름의 노하우가 없으면 제시하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그의 삶에서 일관되는 점은 긍정적인 마인드와 도전정신이다. 노르웨이라는 나라에서, 유일한 한국인으로서 어떠한 삶을 살았을지는 눈에 보지 않아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런 그가 위대한 노르웨이 훈장을 받고 총리보다 유명한 사람이 된 것은 끊임없는 도전과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 즉 ‘ BE HAPPY'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많다. 내가 언급한 바보다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교훈들 중에서 어느 것을 취할 것인지는 독자들의 몫이라 여겨진다.
성실과 긍정, 지금부터라도 항상 웃으며 살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