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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지 않는 연습 ㅣ 생각 버리기 연습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양영철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화내지 않는 연습...
이 책은 겉표지부터가 마음에 든다...위로는 푸른 하늘, 아래로는 건물들이 들어서 있는 전형적인 도시의 풍경 속에서 마른 체구의 대머리 스님이 해맑게 웃고 있는 모습....
일본인만의 특징이랄까..
우리의 스님들에게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기를 바라지만...
이런 모습으로 독자를 사로잡은 저자가 말하는 화내지 않는 연습은 자기만의 노력을 요구한다. 저자는 우리의 심신을 괴롭히는 분노는 욕망과 혼란이라는 요소에 의해 일어나며, 무지한 마음을 헤매게 만드는 혼란을 욕망을 만든다고 말한다. 여기서 욕망이라는 것은 의욕을 빼앗고 활기를 앗아가는, 우리의 마음을 괴롭히는 스트레스의 원인이라고 말하면서, 이 욕망의 원인은 자기 소유욕에 대한 고통에서,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이해해 주길 바라는 욕구, 즉 상대를 물들이려는 점령 욕구와 고독한 나를 이해해주고 받아들여주길 바라는 외로움에서 비롯됨을 언급하고 있다. 분노에 대해서는 ‘어떤 일로 불쾌감을 느껴서 그로 인해 지우고 싶다거나, 짓눌러버리고 싶다거나, 없애버리고 싶어하는 반발의 에너지로’정의하면서 욕망이 인력의 에너지라면 분노는 척력의 에너지로 대비한다. 이 분노는 해악을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것으로 호통을 치거나 나무라는 행동을 하는 경우 나타나는 것이며 자기장이 되어 상대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악순환을 야기하기도 한다는 점이 저자의 논조이다. 그리고 혼란..인간의 세 가지 근본적인 번뇌 중 하나라고 언급하는 방황은 ‘지금 이 순간에 확실히 머무르지 못하고 어딘가 다른 곳을 향해 쏠려 있을 때 움직이는 충동적인 에너지이자 집중력, 결단력, 실행력, 지속력을 떨어뜨리는 에너지’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점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이 들어온 내용이고 스스로 느끼며 공감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이 소아적 욕망이라는 저자의 설명은 우리 현대인들이 많이 외롭고, 고독한 존재임을 되새기게 해 준다.
‘아기가 바라는 것은 ‘잠자고 싶다’가 아니다. ‘내가 졸린 것을 당신들이 알아주었으면 해. 그리고 나를 왕처럼 다루면서 재워줘. 그러면 나는 당신들이 애정을 쏟아주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안심하고 잠들어 줄께’라는 심리적 상태와 과중한 업무를 떠맡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느끼면서 욱하는 심리가 같다는 인식...
그리고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특별한 취급을 받고 싶어한다는 인식이 ‘내가 지위를 잃으면 이렇게 대해주지 않겠지’라는 불안감에서 출발한다는 저자의 생각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적 구조속에서 존재하는 특권층, 부유층이라는 존재들이 인간의 존재가 평등함을 망각한 채 유아적 심리에 의해 삶의 의지를 강요받고 살아가고 있음을 인지하게 해 준다. 그러기에 권력이나 부에 집착하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언급하면서 억압이나 발산이전에 화내지 않고 끝낼 수 있도록 자신의 마음을 철저히 감시하라고 말한다. 화를 낸 경우라도 분노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온화하게 받아들이는, 즉 ‘0000라고 생각하고 있군’이라고 마음 속으로 되뇌이는 방법을 제시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다르겠지만,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여겨진다.
방황에 대해서는 자신의 통제하는 힘을 기르고 이를 위해서는 현실에 의식을 고정하는 트레이닝을 하도록 말한다. 이는 의식이 방황할 때 이를 재빨리 깨닫고 돌아오도록 하는 것을 단련시키는 것으로 집중력 향상과 더불어 욕구나 분노의 잡념으로 인해 의식이 헤매는 일도 사라지게 하기 때문이다.
욕망, 분노, 방황을 줄이기 위해 저자는 자신에 대해 규칙을 부과하라고 말한다. 규칙을 부과하는 것을 저자는 자신을 해롭게 하는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도록 마음을 다스리려는 것으로 불가의 戒라고 말하며, 한 번의 규칙 성공은 그 다음부터의 욕망과 분노, 방황의 생겨남을 차단함과 아울러 차단에 대한 자신감을 준다고 한다.
글쎄....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존재하는 이유는 인간의 의지가 그다지 강하지 않기 때문일텐데, 저자의 말처럼 자신에 대한 규칙 부가와 더불어 의지가 강조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외부의 자극 중 비난의 소리에 대해서는 ‘그저 소리일뿐’이라는 의식을 가지라고 하고, 외부 상황에 대해서는 상대를 이해하는 생산적인 발상을 할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긴장하는 경우에는 좌선과 명상을 통해서, 번뇌의 순간에는 ‘그 사람이 행복해지기를.., 평온해지기를..’과 같은 자애로운 말로, 불안감·분노와 같은 강력한 감정은 부정하거나 흔들리지 말고 평상심의 마음으로, 거북한 상대에 대해서는 측은지심으로 극복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이 쉽지 않음은 누구나 잘 안다. 하지만, 반복적인 학습효과를 통해 각인시켜 자신을 발전시키려는 것이 더 많은 부와 지위를 얻고자 노력하는 현대인들의 욕구이자 욕망임을 상기할 때 이와 같은 저자의 방법은 하나의 방법적인 측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매일 직장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라고 볼 때,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없는 바는 아니다. 은퇴하고 나서 자유스로운 삶을 살아간다면 모를까...
그래도 자신에게 득이 되지 않는 화에 대해 다루는 법을 알게 되어 도움이 되는 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체득화하는 것은 개개인의 차이이지만, 적어도 나 자신은 노력해보아야 겠다. 밝은 미래보다 개인의 만족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