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 시학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5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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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세만큼이나 나를 놀라게 했던 시학.

시학이라더니 시에 대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플롯을 얘기하고 있는 책이다. 그건 소설의 영역이 아닌가? 소설이 나오기 전 서사시의 미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철학자가 옛날이야기를 이렇게 진지하고 심오하게 다루다니, 당시 그리스인의 삶에 자리 잡은 비극과 서사시가 단순한 유흥거리가 아닌 인간의 삶을 논하는 수단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시 안에서 진리와 선의 실체를 찾아내고,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길을 모색하는 책이다.

현재 소설 작법에서 쓰이는 용어들(플롯, 스토리텔링, 모방, 에피소드, 카타르시스)의 개념 대부분이 그대로 드러난 책, 글을 쓰는 이들에게는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 중 하나이다.

비극은 양념을 친 온갖 언어를 곳곳에 배치해, 낭송이 아니라 배우의 연기를 통해, 훌륭하고 위대한 하나의 완결된 사건을 모방하여 연민과 공포를 느끼게 함으로써 그 감정의 정화를 이루어내는 방식이다.

“양념을 친 언어”는 리듬과 선율을 지닌 언어나 노래를 의미하고, “곳곳에 배치한다"라는 어느 부분에서는 운문만 사용하고, 다른 부분에서는 다시 노래를 사용한다는 의미다.

비극이라는 모방은 배우의 연기로 표현되기 때문에, 당연히 시각적 요소가 먼저 비극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다음이 노래와 대사인 까닭은, 비극에서 배우가 모방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수단이 대사와 노래이기 때문이다. 대사는 운율이 있는 말의 배열을 뜻하고, 노래의 뜻은 누구나 다 안다.

비극은 행위를 모방하는 것이기도 하다. 행위는 행위자가 행하는 것이고, 행위자는 자신의 성격과 사상에 따라 특정한 성질을 지닐 수밖에 없다. …

하지만 여섯 구성요소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위나 사건을 구성하는 플롯이다. 비극은 사람이 아니라 행위와 삶을 모방하기 때문이다. (삶의 행복과 불행은 행위에 있고, 비극의 목적도 성격이 아니라 행위다. 어떤 사람의 특성은 성격이 결정하지만, 행복과 불행은 행위가 결정한다.) 따라서 비극은 성격을 모방하려고 행위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행위를 모방하기 위해 성격을 포함시킨다. 이렇게 비극의 목적은 행위와 플롯이고, 목적이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

비극의 정의와 구성요소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챕터는 바로 비극에 대한 설명. 독특하게도 아리스토텔레스는 운율보다는 플롯을 더 중요시한다. 그 이유는 시의 '모방'이 삶의 형태이기 때문이다. 모방의 대상이 우리에게 나왔기 때문에 이야기는 공감과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가장 훌륭한 비극은 플롯이 단순하지 않고 복합적이어야 하고, 공포와 연민을 불러일으킬 행위나 사건이 있어야 한다(이것이 비극이라는 모방의 고유한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귀한 사람이 행복했다가 불행해지는 것을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 그런 일은 공포나 연민이 아니라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악인이 불행을 겪다가 행복해지는 것을 보여주어서도 안 된다. 그런 것은 비극적인 것과는 가장 거리가 멀고, 비극의 효과를 조금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수긍할 수도 없고, 연민이나 공포도 느끼지 못한다.

플롯의 필연성과 개연성 중에서

글이 공감과 감정을 불러일으키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플롯이 필요하다. 그것도 단순하지 않은 복잡한 플롯이. 단 그 요소들은 우리의 삶에서 납득이 되는 이야기여야 한다. 악인이 행복해진다면 가장 궁극적인 삶의 가치에 다다르지 못한다. 더불어 읽는 이들 누구도 공감하지 못할 것이다. 이야기는 망가지고 가치 없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아... 최근에 읽은 책들이 매우 어려워 곤란해하고 있다. 그중에 단연 으뜸인 책이다. 내용이 어려운 건 아닌데, 아무래도 정리를 못하는 듯하다. 그럼에도 이 책은 읽고 또 읽어야 할 책이기도 하다. 기원전에 쓰인 이 책은 시, 시학, 이야기의 본질과 원리를 알게 해주는 책이다.

우선 한 번의 책을 다 읽은 보람을 느끼고 다시금 이야기 속에 있는 구성들을 하나씩 새겨보아야겠다. 이 책의 서평은 여기서 끝이 아닌, 지금부터 시작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27879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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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기행 더클래식 한국문학 컬렉션 1
김승옥 지음 / 더클래식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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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작가와 평론가들이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 '무진기행' 저자의 글은 모국어가 줄 수 있는 가능성의 영역을 무한으로 확장시켰다. 한국 작가들의 스승, 한국 문단의 살아있는 신화, 던져지는 모든 찬사가 부족한 작품. 저자의의 탄생 80주년 기념 출간이 된 이 책의 의미는 여러모로 특별하다.

작가가 써온 가장 중요한 단편 12편을 수록한 책이다. 대표작 '무진기행'으로 시작하여 이상문학상 첫 수상이 빛나는 '서울 달빛 0장'으로 끝이 난다. 작가의 발자취를 한 번더 되짚는 무엇보다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서평을 쓰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그래도 책이 나왔다. 이 책이 손안에 있다는 것이 뿌듯하기만 하다.

무진기행

안개, 무진의 안개, 무진의 아침에 사람들이 만나는 안개, 사람들로 하여금 해를 , 바름을 간전히 부르게 하는 무진의 안개, 그것이 무진의 명산물이 아닐까!

무진기행 중에서

회사의 승진과 주주총회를 앞두고 휴식처럼 찾은 고향 무진. 탈출구 같은 고향에서 휴식을 만끽하던 윤희중은 이곳에서 과거의 자신을 떠올리게 하는 사람들은 만난다. 순박했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박과 서울에서 자신을 투영하게 만드는 조 서울을 떠나고 싶어했던 자신을 떠올리게 하는 하인숙 등을 만나게 된다. 세상의 축소판 같은 무진에서 남자는 각기 다른 얼굴을 하고 있는 자신에게서 도망쳐 현실세계인 서울로 돌아선다.

문장과 독특한 구조 무엇하나 빠지지 않는 작품이다. 저자의 감각적인 문체와 이야기는 한국문학이 마주한 하나의 축복이 아닐까 싶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무진이 있다.

무진기행 중에서

생명연습

그러나 한 오라기의 죄도 거기에는 섞여 있지 않은 것이었다. 오히려 거기에서 우리는 평안했고 거기에서 우리는 생명을 생각하고 있었다.

생명연습 중에서

저자의 신춘문예 당선작. 생명연습에는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한 인물들이 다양한 기행을 저지르고 있다. 눈썹과 머리카락을 밀거나 생식기를 자르는 사람, 유학을 가기 위해 여자친구의 육체를 범하는 이와 남자를 집안으로 끌어들이는 어머니. 모두가 공동체 의식보다는 자신만의 세계를 중요시 하고 있다. 그들 모두는 교류를 거부한 채 자신의 성 안에서 살아갈 뿐이다.

서울, 1964년 겨울

추억이란 그것이 슬픈 것이든지 기쁜 것이든지 그것을 생각하는 사람을 의기양양하게 한다.

서울, 1964년 겨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소설 중의 하나. 우연히 만난 세 남자가 각자의 사연을 나누며 술을 마시는 이야기다. 그 중에 독특한 한 '사내' 그는 급성 뇌막염으로 죽은 아내의 시체를 병원에 카데바로 팔고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받은 돈을 음식을 먹고 다른 두 사람에게 선물을 사주는 데 쓴 뒤 나머지는 화재 현장의 불길 속에 던져 버린다. 위태위태한 그의 행동을 보아 자살은 예견 된 것이다. 나와 안은 그와 엮이고 싶지 않아 자살한 그를 여관방에 버려둔 채 떠난다.

뭐랄까 지금 읽어도 이상하지 않은 소설.

서울은 모든 욕망의 집결지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서울, 1964년 겨울 중에서

서울의 달빛 0장

그러나 모두가 고향과 닮았으나 아무데도 고향은 아니듯 모두가 아내를 닮았으나 아내는 아니었다.

서울의 달빛 0장 중에서

이상문학상 1회 수상작. 한 남성의 결혼과 이혼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저자가 쓴 소설 중 꽤나 야한 축에 속한다. 유명한 작품이긴 하나... 사라진 아내를 찾아 환상의 세계로 떠난 하루키 소설 속 아내는 창녀가 되어 있었고, 이 소설 속 아내 역시 호스티스로 등장한다. 이걸 뭐라고 말하기가 참으로 뭐하다.

김승옥 소설을 읽다보면 카프카의 성에 갇힌 이들의 삶이 연상된다. 개개인의 자아를 중요하는듯 하지만 모든 것은 사회 안에 갇힌 존재들이다. 소설 속에 나오는 개인들도 삶과 이미지도 흥미롭지만,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화려하지만 차가운 도시, 이제는 흔해 빠진 차가운 잔상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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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녕 지음 / Storehouse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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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뭘까 이 소설은. 던지는 문장 하나하나가 발칙해서 서늘하기까지 한 소설. 보수의 중심이자 광역시 중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대구의 집값은 아이러니하게 연일 치솟고, 집이 없어 떠도는 아이와 아버지는 찜질방에서 하루하루를 지샌다. 목욕탕에서 익사한 아버지와 사라진 대구 바다에 대한 이야기까지 모든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던지는 서늘함. 찡그린 인상에 아직 그것도 몰랐어?라고 되물어 오는 소설. 안다고 모른다고도 답하기가 어렵다. 주변에 비슷한 사건이, 오늘 저녁에 틀 뉴스에서도 비슷한 기삿거리가 등장할 것이 분명하다.



"궁금하지 않습니까?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말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이곳에 가장 먼저 온 누군가는 왜 하필 여기서 멈췄을까요?"

냉탕에 백룡 중에서



사람이란 게 참 잔인하구나.


위 한 문장이 진하게 남는 소설. 아버지와 아들은 어째서 대구로 가야 했을까. 대구 목욕탕에 아들을 남겨둔 채 일을 가던 아버지. 대구 바다를 벗어나고 싶어 전 재산으로 원룸을 얻었지만, 결국 돌아온 대구 바다. 그리고 그곳 대구 바다에서 자살한 아버지.


아버지는 대구 바다를 벗어나고 싶어 했지만, 대구 바다를 벗어날 수 없었다. 대구 바다가 사라진 것은 그 자리에 거대한 쇼핑몰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삶을 잡아먹은 장소가 또 다른 자본에 의해 사라지는 잔인함.



이 이야기가 소설이라 다행이야라고 몇 번을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현실에 떠다니는 또 다른 잔인한 비극



"사람은 일을 해야 한단다."

낀 중에서


너무 당연하게 익숙한 이 한 문장이 20대 친구들에게는 무엇보다 잔인한 칼이 될 수도 있겠구나. 란 생각이 들었지만, 소설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 꼰대가 되어 버린 걸까.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소설 속 주인공의 행동이다. 교정기와 시금치의 상관관계라던가, 그로 인한 퇴사라던가(주인공은 식당에서 시금치를 주지 않는다고 퇴사를 한다? 힘들게 면접 보고 들어가서 왜?). 마지막에 교정기를 떼게 된 이유는 대체 뭔지, 유언 같은 한마디는 결혼을 하게 되었고 더 이상 취업을 하지 않게 되어서 남긴 말이 유언이라는 건지.


누가 이 작품 해설 좀 해주세요.



"죄송합니다만,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아래 세상에는 비버가 중에서


정치를 통해 세상이 바뀔 거란 신념, 하나의 정권이 사라지면 신세계가 펼쳐질 거라 믿었던 꿈은 산산이 조각난다. 그리고 어느 날 출근을 못한 남자는 반성문을 쓰게 되는데, 그 이유가 참 그렇다. 그는 맨홀 아래의 세상을 만났다고 주장한다. 정말 뜬금없게도. 더 아래 사람 같지 않은 사람들이 산다는 지옥을 만난 남자는 지금 이 세상이 천국일지도 모른다고 주장을 한다. 정확히는 기독교식 천국이 아니라 바이킹 식 '발할라'를 얘기는 하는 남자가 말한다.


천국에서 살고 있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던 남자는 자본주의에 안착을 했고, 자본주의에서 도태된 나는 지하세계로의 전투를 떠난다. 그리고 내 눈앞에 펼쳐진 지하 세계는...






발칙한 소설.



이 소설을 한 문장으로 평가하자면 그렇다. 현실과 자본주의를 아무렇지도 않게 굴리고 뭉쳐서 만든 소설을 읽고 있자니 작년까지 읽은 힐링 물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엄혹한 시절 우리는 치유받고 싶어 했다가 이제는 현실을 바꿔야 할 필요성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독소와 재기 발랄한 상상력을 읽고 있으니 박민규 작가의 소설 '카스테라'가 떠오르기도 한다. 능청스런 독설 뒤에 숨은 서늘하게 떠다니는 블랙유머들. 웃고 싶지만, 웃을 수가 없는 아픈 현실들을 되짚는다.



작가의 상상력, 재기와 독소, 그 안에 숨겨진 날카로운 칼까지 모든 것을 응원한다. 딱 한 가지 소설을 읽으며 느낀 점은 너무 급하게 글을 쓰는 것이 아닌가. 독자를 이해시키며 조금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을 필요는 있을 듯하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27229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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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계에서도
이현석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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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이슈라 불리는 작가. 이슈와 논란을 불러일으킬 사회적 문제를 이렇게 날카롭고 깊게 찌르는 작가는 흔치 않다. '동시대적인 윤리를 서성이며 구축하는 질문들'이라니 이 문장은 정말 작가와 딱 어울리는 평이 아닌가.


표제작인 '다른 세계에서도'는 낙태죄의 헌법 불일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처음에 실린 '그들을 정원에 남겨두었다'라는 연명치료를 중단한 가족을 바라보는 의사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는 윤리적으로 부각될 문제들을 수면 위로 띄워 생각의 여지를 남긴다. 그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이기도 하고, 옳고 그름으로 따질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작가가 내놓은 첫 번째 작품집은 사건이다. 이 작품집은 새로운 계보의 리얼리즘을 촉발할 것이다." 박민정 작가의 평은 문단에서 보석 같은 작가를 얻었음을 뜻한다. 앞으로도 작가의 책을 주목해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이 말하는 사회적 문제는 결코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이기에 이야기는 더욱 깊게 가슴을 파고든다.

유나 씨와 작별 인사를 하고서야 나는 알았다. 내가 두 노인을 정원 저편에 남겨두었다는 것을.

그들을 정원에 남겨두었다.

윤리와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소설을 마주할 때마다 여러 번 망설이게 된다. 이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담기는 죄책감은 오롯이 나의 몫이다. 사회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을 심장 어딘가를 계속해서 찌른다. 하지만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말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렇기에 가슴 아픈 이야기와 사건들을 가슴에 담을 수밖에 없다.

이후가 아니라 바로 지금이어야 하지 않을까. 기약할 수 없는 언제인가가 아닌 지금 당장이어야 하지 않나.

다른 세계에서도 중에서

'다른 세계에서'를 읽으며 나는 작가의 프로필 사진을 찾았다. 동시에 편견에 휩싸인 자신을 반성했다. 임신과 낙태에 관한 이야기를 쓰는 것은 어째서 여자라고 나는 그런 말도 안 되는 편협함에 사로잡혀 있었을까. 윤리와 사회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치밀해야 한다. 작가는 영리하게 현실적 사안과 인간 스스로가 끌어안고 있는 모순까지 지적한다. 괴롭지만 읽어야 했고, 스스로를 반성하게 만든 소설이다. 이 소설이 가장 가장 아프고 잔인하며 무서운 이유는 이 사건이 현재 진행형이며, 우리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되물어야 할 이야기라는 사실이다.

단 한 번의 돌려차기.

긴 어둠 끝에 나타난 라이파이를 영우가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라이파이 중에서

누군가에게는 평생 잊히지 않을 폭력과 억압의 시절들이, 누군가에는 찬란한 한 때로, 또 다른 이에게는 어쩔 수 없는 변명거리로 잊히고 사라지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자 어딘가 시큰하게 아팠다.

과거를 이미 지난 일이라 말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꼭 읽어보라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즐겁게 휘리릭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다. 가슴 한가운데를 콕콕 찌르고 옥죄는 소설에 가깝다.

떼어내고 싶어도 뗄 수가 없는, 삶에 대한 자괴감과 한 편으로 드는 고마움이 어째서인지 서글프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267727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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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성공할 수밖에 없는 스타트업 가이드
우마다 다카아키 지음, 박재현 옮김 / 미스터제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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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 들어가는 글 중에서

스타트업, 창업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지만, 현실은 아닌 동화 속 이야기. 스타트업 가이드의 저자는 꿈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반드시 성공할 수밖에 없는 방법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창업이란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과정이다. 때문에 창업가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금융을 알아야 하고 경영과 조직관리를 생각해야 한다. 아무리 준비된 창업가라 해도 난관과 마주할 때마다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저자는 창업에 목표가 있다면 ' 목표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적합한 환경은 다음과 같다.

Place(장소) _ 어디서 시작해야 하는가?

People(사람) _누구와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Practice(훈련) _어떻게 훈련을 해야 하는가?

Process(과정) _창업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가?

또한 이 책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운'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호기심을 가지고, 주변에 감사하며, 옷차림에 신경 쓰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일이 풀리지 않으면 환경을 바꾸라고 말한다.




PLACE_ 환경의 중요성



실리콘밸리의 창업 일화를 언급할 때 자주 등장하는 어정쩡한 장소가 있다. 바로 ‘차고’다. 미국의 휴렛팩커드(Hewlett-Packard)를 비롯하여 애플이나 구글도 차고에서 탄생한 스타트업이다. 차고는 무료(또는 싼값)로 빌릴 수 있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스타트업 창업가가 임시 사무실로 사용하기 좋다. 또한 용도가 불명확해 사람의 출입이 자유롭고 물건이나 기재가 어질러 있어도 태연하다는 측면도 있다. 그 때문에 실험에 적합한 어정쩡한 장소가 되기 쉬워서 많은 발명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스타트업 가이드'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 환경을 바꿔라. 꼭 그것은 창업에 해당하는 말은 아닌 듯, 풀리지 않는 일이 있다면 환경을 바꾸라고 말한다.

책에서 말하는 좋은 장소란 걸으면서 이동을 할 수 있는 장소라고 말한다. 산책을 통해 관계를 맺을 수 있고 효율을 함께 추구할 수 있다고 한다.

당신이 있는/있을 곳을 혼자 키워갈 필요는 없다. 그 장소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키워가는 것이 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게다가 누군가를 끌어들여 장소를 키우면 당신이 없어도 계속적으로 발전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장소의 다양성을 담보한다는 의미에서도 그 장소를 함께 만들어갈 동료를 찾아보자. 더불어 그 장소에 여백이나 여유를 만들자. 누군가가 중간에 참여했을 때 여유나 여백이 없으면 그 사람이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좀처럼 도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함께 키울 수 있도록 여백을 남겨둔다 중에서

스타트업에서 좋은 공간이란 좋은 장소가 아닌 함께 키워갈 수 있는 공간이란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의 공유다. 일본의 최근 스타트업이 발전하는 이유,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급성장한 이유가 함께하면서 얻게 되는 정보의 공유가 크다고 말한다.



PEOPLE_ 사람, 누구와 함께 해야 할까


만일 내 주변 사람들에게 유익한 관계를 만들어주고 싶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의식할 것은 정보의 '가교' 역할을 맡은 사람의 존재다. 약한 연결 관계에 대해 설명하면서 가교의 구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그런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다른 커뮤니티에서 온 정보를 또 다른 커뮤니티에 전달해보자. 여러분 주변의 인간관계라는 환경을 키우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인맥을 늘리는 삼각관계 중에서

인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끊어지지 않는 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너무 강한 관계여서도 안되고 약한 관계여서도 안된다. 책 안에서는 중간 정도의 관계가 가장 좋다고 말한다. 그 안에 필요한 것은 가교 역할을 할 사람이다. 스타트업 가이드뿐만 아니라 많은 책에서 '멘토'의 중요성을 얘기한다.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하는 토론과 연구과제도 큰 효과를 만들 수 있다.





PRACTICE_ 훈련, 실패를 극복하는 도전

성공한 창업가들도 여러 차례의 실패를 경험했다. 마크 저크버그는 페이스북을 만들기 전에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네 번 개발했다. 빌 게이츠도 첫 회사인 트래프-오-데이터를 창업하고 폐업하는 경험을 한 뒤에 마이크로소프트를 탄생시켰다. 수백 개가 넘는 스타트업을 지켜본 와이콤비네이터의 샘 알트먼 대표도 '신생 스타트업이 성공할지 말지를 예측하는 것은 반복률'이라고 말한다.

무슨 일이든 세 번 해본다 중에서

실패는 많은 가르침을 남긴다. 하지만 그냥 하는 실패가 아니다. 그 실패를 통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장에서는 반성을 해야 하고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의 루틴이다. 일을 하는데 가장 원동력이 되는 시간에 어떠한 행위를 하는 것이다. 이른 새벽 일어난 글을 쓴다든가 운동을 하는 등의 행동을 규칙적으로 꾸준히 습관화하는 것이다.




PROCESS_ 과정, 창조성을 높이는 프로세스

아이디어는 실천과 과정을 거쳐 서서히 좋아진다. 기가 막히게 좋은 아이디어를 가졌다고 해서 스타트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님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창업 후에는 수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그때마다 창업가는 효과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문제를 해결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와이 콤비네이터의 샘 알트먼 대표는 ‘좋은 창업가란 늘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책 안에서 가장 어려웠던 내용이 이 프로세스 편이 아니었나 싶다. 창업가의 의사결정을 키우는 프로세스 세 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의사결정을 낳는 프로세스, 두 번째는 조직의 힘을 이끌어내는 프로세스, 세 번째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프로세스였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의고 수렴하는 과정을 통해 견고하고 단단한 아이디어를 다듬어가는 과정이다. 어찌 보면 '소통'이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키워가기 위해서는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상대의 아이디어를 인정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본인의 안목과 선택은 영 꽝이었지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해서 성공했다는 '나이키'의 신화는 무엇보다 많은 것을 시사한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26101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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