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패브릭 dear fabric - 프로세스를 이해하며 만드는 패브릭 굿즈 제작 가이드
임은애 지음 / 지콜론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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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패브릭으로 만든 많은 굿즈들, 특히 그중에서도 패브릭 포스터에 꽂혀 있어서 이런 제품들을 만들고 싶다 생각한 적이 있다. 관심 있게 보던 차에 디어 패브릭이라는 패브릭 굿즈 제작 가이드 책을 보게 되었는데, 내 손으로 패브릭 포스터 하나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책을 손에 들었다.

놀란 점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패브릭으로 만든 다양한 제품군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파우치, 가방, 코스터, 티셔츠, 파우치 생각한 것 이상의 다양한 제품들에 눈이 휘둥그레져진다. 뭐야 제품군이 왜 이리 많아. 실제로 쇼핑몰에서 만드는 제품들도 상당하다. 패브릭 굿즈가 아니라 패브릭 쇼핑몰 창업 안내서가 아닌가 싶을 정도의 제품군이었다.

책은 제품 기획, 원단과 부자재, 작업지시서 작성, 샘플 제작과 생산과정까지, 시작부터 끝까지 친절하고 꼼꼼하게 기재되어 있다. 기초 작업 용어부터(일본어가 많아서 읽다가 많이 당황스러울 수 있다) 샘플 원단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활용, 작업지시서 작성, 마감 처리 방법까지 친절한 용어로 설명을 해주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소화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패브릭 굿즈를 만들고 싶다면 한 번 보기를 꼭 추천하는 책이다.

특히나 작업지시서에 대해 방점을 찍고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작업지시서는 패브릭 제작 작업과 관계된 모든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도면으로 꼼꼼하고 디테일하게 작업해야 한다고 중요성을 강조한다. 참고 원단을 붙이고 상세 사이즈를 기재하고 인쇄 색상과 자수까지 디테일하고 표현하고 있는데, 실제 작업지시서가 있어서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35516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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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울리는 소리 문예단행본 도마뱀 3
이현호 외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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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형태와 감각의 글을 볼 수 있는 앤솔로지. 꽃다발이라는 뜻의 안톨로기아에서 유래했다는 이 앤솔로지의 의미를 잘 살린 단행본이 나왔다. 도마뱀에서 나온 시리즈로 각계각층의 다양한 문화예술인들이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첫 번째 시리즈 '탕진잼'을 시작으로 세 번째 나온 '소리'를 주제로 한 앤솔로지. 누군가에겐 소리는 하나의 진동이고, 다른 이들에겐 여운이며, 또 다른 이에겐 하나의 추억이 될 수 있는 소리. 나에게 '나를 울리는 소리'란 어떤 것일까. 그 의미를 새기며 읽으면 더욱 좋을 것 같은 책이다.

나와 남이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게 인간에 대한 이해의 첫걸음 아닌가.

아, 이게 무슨 소리니 중에서

가장 재밌게 읽었던 글을 박상 작가의 '아, 이게 무슨 소리니' 세상의 모든 소리가 소음처럼 느껴지는 작가의 고통이 삶에 대한 자조로 읽힌다. 유쾌한 삶에 대한 비애. 자신의 꿈을 좇는 삶과 현실의 괴리, 그럼에도 따르게 되는 자본주의 이 삼각형이 완벽해지는 날은 대체 언제일까. 세상의 모든 소리 중 유일하게 고통을 주지 않는 그 소리로 세상이 가득 차는 그날일까,

으음, 으음.

아침마다 잠을 깨우는 소리다.

소리, 반복, 일상, 망각 중에서

김안 작가가 하루를 시작하는 소리는 치매인 아버지가 내는 신음 같은 소리다. 이 소리에 아무런 감정이나 의미를 넣지 않으려 한다고 하는데 그게 말처럼 되겠는가. 그리하여 이 글이 나오게 되었다. 작가는 살아있는 사람은 계속해서 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살아있는 존재의 증거라는 것이다. 소리, 반복, 일상, 망각을 두세 번 반복해서 읽었다. 울컥하는 뜨거움이 있는 책이다.

3월 중순, 공연 전날 밤이었다.

경계선 너무

너무도 간결하고 깔끔한 글, 처음엔 작가가 쓴 글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글이다. 연극배우라 대사와 지문을 자주 접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꿈과 현실의 간극과 고시원. 익숙하고도 슬픈 젊은 청춘의 자화상은 언제부터 고시원과 지하 단칸방으로 그려지게 되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문예단행본이라고 칭해지는 도마뱀의 다른 책도 읽고 싶어졌다. 두 번 세번 읽어도 좋은 책은 흔치 않다. 책 안에 담겨진 삶에 대한 솔직한 자세가 이 책을 더욱 애정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가슴을 치고 울리는 소리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하게 된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351455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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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일파스텔 하루 한 그림
김지은 지음 / 도서출판 큰그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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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집콕의 시간.

전시회를 다니면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전시회도 못 가니까 더 그림이 그리고 싶어졌다. 왜지, 여러 가지 취미를 고민하고 있다면 그림을 그려보는 건 좋은 취미가 아닐까.

스티커도 붙여보고 바느질을 통해 걸레도 만들어 봤으니 이젠 그림도 그려보겠다며 이 책을 들었다. 처음이니까 물감이나 유화보다 쉽게 그릴 수 있는 오일파스텔을 선택했다. 아쉬운 건 매일 일을 하느라 꼼꼼하게 책을 보지도 못하고 작품도 완성하진 못했지만, 설명이 디테일하고 꼼꼼하게 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책에 실린 그림들이 하나같이 익숙하다 싶더니 오일 파스텔로 엽서 사이즈의 그림을 그리던 유튜버 조용한 오리님이 낸 신간 서적이었다.

꾸준하게 그림을 올리고 있어 볼 때마다 감탄을 했었는데, 이렇게 책을 내다니 역시 꾸준히 유지하면 뭐든 결과가 나온다.

책을 펴면 가장 먼저 오일 파스텔 색상표가 붙어있다. 챕터에 실린 그림마다 색상표에 있는 색상 숫자를 기재해 주어 그림을 편하게 따라 그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문제는 내가 어린이용 크레파스를 샀다는 점. 크레파스는 색상표와 색상 차이가 커 다이소에서 산다면 크레파스보다 오일 파스텔을 사는 게 나을듯하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꼼꼼한 설명이다.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순서대로만 따라 해도 작품 하나가 만들어질 것 같다. 필요한 것은 인내와 시간이 아닐까.

꼭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해도 그림이 너무 예뻐서 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물론 이 책뿐만 아니라 그림 그리는 책들이 하나같이 그러하다. 유튜브를 보면 알겠지만, 굉장히 꼼꼼하고 성실하게 작업을 유지하는 작가님이시다. 그러한 작가의 성실함이 돋보여 더욱 소중하고 매력적인 책이다.

처음에는 그림을 그리려는 욕심만으로 구매했으나 예쁜 그림을 보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듯하다. 오일 파스텔을 접하면서 느낀 몇 가지 특징을 말하자면 혼색이 되면서 독특한 느낌을 주는 점이 매력적이지만 주변이 쉽게 더러워지는 점이 아쉽다. 주변의 정리 정돈을 잘해야 할 것 같다. 작가들은 어찌나 깨끗하고 우아하게 작품을 완성하시는지 그저 감탄할 뿐이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34843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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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유령 방과후강사 이야기
김경희 지음 / 호밀밭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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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정말 오래전 일같이 느껴진다.) 방과 후강사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았다. 학교가 끝나고 자율학습이 존재했지만, 교과목 선생님들의 주도하에 이뤄지는 일이었다. 학교의 주회는 담당 과목을 배정받은 정규직 선생님들에 의해 주최된다. 하지만 그 외에 숨겨진 노동이 있다고 말하는 책이 있다. 조리사와 돌봄 전담사, 교육복지사 등 다양한 분들이 학교를 지켜주고 있다. 이들은 약 38만 명 전체 학교 종사자의 절반 정도이며 모두 비정규직이라고 한다.

자본주의 시대 학교와 학교와 관련된 일들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걸까?

특별하지 않은 삶을 산, 저자의 특별한 이야기. 그건 다름 아닌 노동환경의 빈틈과 부당함을 발견하고 사회를 바꾸려고 한 저자의 노력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 교직이란 보람이 가득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쌓이는 잡무와 허드렛일(정해진 업무만 진행하는 프리랜서에게 수업 준비가 아닌 청소나 서재 정리를 시키는 것은 그저 듣기에도 이상하다.) 자신의 성과와 가장 화려한 자리를 정직원에게 넘겨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부당함을 느끼게 된다. 그런 저자가 사회적 차별과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 흔적에 대한 기록이다. 이 기록은 성공에 대한 기록이 아니다. 그저 현재도 묵묵히 진행 중인 일이기에 읽으면서도 마음이 많이 그랬다.

유령이라는 말에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방과 후강사는 특수고용직 또는 프리랜서 직군이라 노동자로서의 법적인 신분 보장을 못 받는다는 의미도 있다. 학교에서 수업을 하다가 다쳐도 산재처리가 되지 않고, 십 년 이상 근무하다 그만둬도 실업 급여가 한 푼도 없다. 이런 말을 하면 교사들은 방과 후강사에게 득달같이 몰려와, 교원자격증을 따지 않았고 임용고시도 보지 않았는데 그런 대우는 당연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방과 후강사의 열악한 근무 조건과 환경이 정당화될 수 있는 건 아니다.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교사조차 방과 후강사를 유령 취급하는데, 다른 직군의 사람들이 방과 후강사의 어려움을 이해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3~4년 정도 프리랜서로 일한 적이 없다. 비고용 특수노동이란 명칭이었지만, 쉽게 말해서 일하는 백수였다. 방과 후강사와 비슷한 일이었고, 들쭉날쭉한 급여와 고용과 관련되어 어떠한 보장도 받지 못하는 점으로 인해 일한 급여의 일부를 떼이거나 부당한 처사와 대우를 받은 적이 많았다. 개인 사정과 관계없이 하루를 빠지면 급여를 받지 못하는 노동, 특수노동이라 칭해지는 프리랜서 국가에서 말하는 48시간 노동 대상도 아니다. 새벽이나 아침에 퇴근하는 일이 허다했고, 이러다 죽는 게 아닐까? 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지금은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고, 급여는 그때의 절반으로 줄었지만 그 시간으로 돌아가 다시 선택을 한다 해도 결정이 바뀔 것 같진 않다.

세상에는 그림자 같은 일이 많다. 건물에서 청소를 하는 분들은 자신의 휴게실조차 같지 못한다. 그들은 화장실 한 편이나 혹은 그 주변에 있는 보일러실 같은 곳에 머무른다. 그분들을 통해 편의를 받고 있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은 그 존재를 없는 듯 여긴다. 그림자나 유령처럼, 이런 책이 점점 많아지길 바란다. 하여 우리의 삶의 그림자와 유령들이 우리의 이웃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길 바란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328989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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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의 노래
나카하라 주야 지음, 엄인경 옮김 / 필요한책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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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천재 시인이라 말하는 나카하라 주야. 그는 20세기 초 전위적 예술 실험이었던 다다이즘에 심취하여 문학관을 발전시켰다. 보들레르와 랭보로 대표되는 상징주의 시문학에 영향을 받은 그의 문학세계는 조금 우울하고 낭만적이고 사색적인 요소들이 보인다. 그의 글에서 보이는 문장과 이미지는 지금 보아도 감각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보인다. 물론 개인 취향은 다니카와 슌타로의 20억 년의 고독을 더 좋아했으나, 다니카와 슌타로와 나카하라 주야는 30년의 차이가 있다.

생각해 보니 올 오월에는

너를 안고 동물원

코끼리를 보여줘도 야옹이라 하고

새를 보여줘도 야옹이였지

마지막에 보여준 사슴만큼은

뿔에 어지간히 매료됐는지

아무 말도 없이 바라만 봤어

다시 온 봄 중에서

일상의 담담한 서술, 내가 좋아하는 시 중 하나다. 오월의 봄의 풍경과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 앞뒤로는 작가 특유의 쓸쓸함이 있지만, 이 구절은 따스하게 느껴져 좋아한다.

이리하여, 인간, 한 사람 한 사람,

마음으로 느끼고, 얼굴 서로 마주하면

빙긋이 웃는다고 하는 정도의

일이라며, 한평생, 지나치는 거겠지요

비가 이제, 그치고, 바람이 분다.

구름이, 흘러간다, 달을 가린다.

여러분, 오늘 밤은, 봄밤입니다.

스을쩍 미지근한, 바람이 부네.

봄밤의 감회 중에서

최근 시들이 문장과 단어를 끊어서 배치를 바꾸는 등 실험적인 작업을 많이 하는데, 100년 전 쓴 시에서 이런 구성을 보게 될 줄이야. 이렇게 문장과 단어를 바꾸는 작업은 쓰는 사람은 재밌지만, 읽는 사람은 큰 재미를 못 느끼는 듯하다. 쓰는 사람으로 이런 구조의 글을 보는 것이 재밌어 올려본다. 이제, 그치고,의 어색한 조합과 그 중간에 쉬어가는 구간의 흐름이 재밌게 읽힌다.

그의 웃음이 일그러진 그대로를 따라 노래한 시도 일그러졌다. 이것은 시인이 만들어낸 조화라고 할 수 없다. 나카하라 주야는 인생에 충돌하듯이 시에도 충돌한 시인이었다. 그는 시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고백자였다.

고바야시 히데오 (평론가)

일본의 가장 천재 시인이라 불리는 나카하라 주야. 힘들게 출간한 시집이 열부만 팔리는 등, 살아생전에는 큰 영화가 없었던 비극적인 시인이기도 하다. 그의 시에서 보이는 실험 정신과 우울한 분위기는 지금 읽어도 세련미가 있다. 너무 시대를 앞서갔다랄까. 천재는 천재라고 지금 읽어도 낡은 느낌이 없는 시라니, 수많은 천재들이 어째서 불운한 삶을 살게 되는지 여러모로 씁쓸한 기분이 든다.

아이의 죽음과 가는 등 그의 힘겨웠던 삶이 녹아든 그의 시에선 다양한 삶에 대한 생각을 들게한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325569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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