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정은영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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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사회와 기술 SF 이 단어들은 사람을 두근거리게 하는 매력이 있다. 오지 않은 미래를 살짝 엿본 것 같은 어떤 절대적인 영역에 발을 딛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동시에 오지 않은 미래는 개개인들에게 불안감을 주기도 한다. 최근 SF들은 기술 사회의 발전과 동시에 인간을 이야기한다. 기술 발전과 개발을 하는 이야기하는 인간들이 잊고 있는 것. 기술 개발의 정점을 이야기하는 SF는 우리게에 주변과 뒤를 돌아보라 말한다. 

정은영 작가가 쓴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는 기술 사회의 완벽함이 만들어낸 의문이 인간의 완벽하지 않은 경계와 맞닿아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장애가 있는 아이는 100% 낙태가 되는 사회. 이는 기술이 만들어 낸 우생학의 정점인 걸까. 미숙함과 불안을 가진 인간이 결함이 있는 존재를 아무렇지 않게 살해하는 도덕성의 퇴보인 걸까

그리고 선택에 기로에 놓인 인간은 부모가 된다. 다만 그 선택은 자식을 위하는 마음보다 인간 개인의 욕망이 담겨 있다는 점이 이 소설의 독특함이다. 전지전능해 보이는 기계와 완벽해지려는 인간 속에는 가장 중요한 마음이 빠져있다. 완벽한 인간을 설계하려는 인간과 그로 인해 죽게 되는 아이들. 위대한 자식을 꿈꾸는 부모의 마음 속에는 정작 자식이 원하는 바는 들어있지 않다. 완벽해 보이는 것들의 결함. 그리고 그들이 꿈꾸는 완벽함. 그 모순 속에서 소설은 인간을 이야기한다.

장애라는 것은 밀리유공원의 새소리, 나뭇잎 소리, 바람 소리처럼 그렇게 공존할 수 없는 겁니까?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중에서

표제작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는 제목 그대로 임산부 로봇이 아이를 낳아준다. 덕분에 인간은 임신과 출산이라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완벽한 아이를 낳기 위해 아이는 임산부 로봇은 태교를 교육받지만 생각을 해선 안된다. 완벽한 아이를 위해 장애가 있으면 낙태를 해야 한다는 법이 있는 세계. 정말 그곳은 완벽한 세계인 걸까? 

'피노키오'를 모티브로 만든 스필버그 감독의 'AI'에는 보다 인간적인 로봇이 등장한다. 인간을 사랑하도록 프로그래밍 로봇. 그러나 인간에게 버림받은 로봇이 마지막까지 원했던 어머니의 사랑은 프로그래밍 된 시스템일까. 아니면 로봇이 인간에게 알려주는 하나의 교훈인 걸까. 인간은 결함이 있는 존재는 사라져야 한다고 말하는 가운데, 아이를 살리겠다고 말하는 존재는 다름 아닌 사람을 지키도록 프로그래밍 된 임신부 로봇들이었다. 이 점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빠는 말이다. 너를 열 번이고 백 번이고 살릴 거야. 절대로 후회하지 않아. 난 항상 일기를 새로 쓰고 싶었단다. 첫 페이지를 잘못 쓴 일기였거든.

소년과 소년 중에서

우리는 실수를 어떻게 수습하는가? 자식을 결함이라고 칭하는 아버지는 자식에게 뇌 수술을 강요한다. 그는 완벽에 가까운 타인의 뇌를 이식하는데, 문제는 재능뿐 아니라 기억과 인격까지 물려받게 된다는 점이다. 동한 몸에서 두 가지 존재가 싸우는 가운데 두 번째 수술이 시작된다.

인간은 완벽할 수 없다. 경쟁 사회가 만들어낸 기준이 찾는 완벽함. 아버지는 기준이 미달된 아이를 결함이라 칭하고 보다 완벽해질 것을 강요한다. 그것이 자식의 죽음인지도 모른 채. 마지막에 등장하는 아버지의 대사와 결말이 묘하게 엇갈리면서...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엔딩이었다.

일기장의 첫 장을 잘 못 썼다면? 일기를 새로 쓰고 싶다면?

소년과 소년 중에서

결국은 인간...

정은영 작가가 펼쳐놓은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잔인하게 여겨지는 건 그것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미래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 미래는 인간이 꿈꾸는 욕망을 담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가 떠올랐다. 미숙한 자신의 아이가 눈에 차지 않았으나 그 아이가 자신의 친아이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면서 겪는 혼란. 자신과 아이가 바뀐 가정에서 가난하지만 아버지로는 완벽해 보이는 다른 가정을 마주하며 겪는 혼란. 인간으로선 완벽했을지 모르지만 부모라는 존재로의 미숙함을 깨달으면서 성장하는 주인공.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제목처럼 인간은 그렇게 자신의 미숙함과 불완전함을 알면서 보다 나은 인간이 되어 가는 게 아닐까.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의 인간들의 가장 큰 실패는 인간의 불완전성을 인정하지 않는데 있다. 버그라 칭해지는 그 결함이 인간을 보다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것임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 나도 그리고 책 속의 인간들도. 그리고 알지 못하는 자가 오만을 부릴 때 마주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결말을 보면서 내 미숙함과 결함을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멋진 SF 소설을 만났다.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가 던지는 철학적인 질문과 깊이는 자식과 부모, 인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든다. 정말 추천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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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백건우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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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문화재단은 상줘야 하지 않을까. 최근 어떤 문학상 수상작보다 감히 훌륭하다 말할 수 있다. 사회의 현실을 고찰하는 깊이감과 냉철한 문제의식과 더불어 다양한 예술적 시도를 하고 있다. 또한 작품마다 비슷한 작품이 하나도 없다. 한 권 한 권 펼칠 때마다 보물 상자를 여는 기분이다. 처음 예언한 대로 새로운 책을 펼칠 때마다 '미쳤다' 소리가 절로 나온다. 

정말 대체 어디서 이런 보석들을 찾아낸 걸까. 이번에 선정된 작가들은 시집은 제외하고(시인들은 시 자체가 비주류라 외칠지 모르겠다.) 모두가 문단 주류에서 멀리 떨어진 낯선 이름들이다. 이런 작품들이 묻히지 않고 눈에 띄게 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이 작가들과 이 작품들은 다 어디 숨어있던 걸까??? 이래서 문학상, 선정작이 다양하게 있어야 하는구나. 새삼 깨닫는다. 지자체에서 이런 투자를 많이 해줘서 눈을 부디 즐겁게 해줬으면 좋겠다. 

단편집을 좋아한다면, 꼭 서점에 가서 펼쳐보라 이렇게 묻히기에는 정말 아까운 작품들이 너무 많다.

백건우 작가의 이름이 익숙해서 유명한 소설가인 줄 알았더니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동명이인의 작가였다. 2000년대 초반에 사이버 제국의 해커들은 찾아보니 읽었던 책이기는 했으나 너무 오래되어 읽었다는 기억밖에 남지 않는 작품이었다. 그래도 꽤 재밌게 읽은 기억은 있는 작품이었다. 다만 작가가 정말 책을 소설을 집필하지 않는다. 대체 이 작가는 뭘 하고 살고 있을까 궁금하게 드는 작가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무표정하게 앉아 있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자 왠지 모를 새벽 한기가 느껴졌다.

검은 고양이 중에서

특히나 '검은 고양이'를 보면 백건우라는 작가의 행적은 더더욱 궁금해질 것이다. 작품의 내공이 심상치 않아 더 그렇다. 이 소설은 현실과 허구를 교묘하게 가지고 논다. 책을 읽는 동안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독자를 당황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읽으면서 베르나르 뷔페가 있는지(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에서 따온 가상의 인물은 아닌지- 실존하는 화가다) 광주고보 문학회가 정말 있었는지(정말 있었다) 정여립은 실존 인물인지(실존 인물이다) 홍문원은... 등장하는 사건과 요소들이 실존하는지 검색하게 한다. 

소설이 쫓는 것은 검은 고양이를 통해 드러나는 역사적 사실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역사의 이면으로 이것이 알려지면 학계가 발칵 뒤집힐 위험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드러나는 사실들은 진실이야, 거짓이야. 작품은 독자들을 도발하는 듯하다. 와서 맞혀보라고.

요소요소들은 모두 사실이나 구성된 이야기는 허구다. 그리고 우리가 진실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때론 조작된 거짓인 경우도 무관심 속에 잊힌 진실도 존재한다. 소설과 함께 떠오르는 역사적 발자취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검은 고양이의 아쉬움은 짧다는 거다. 끝맺지 않은 여운과 구구절절하지 않은 설명이 단편소설의 미학이긴 한데 뭔가 아쉽다. 더 뒷얘기가 있었으면 하는 기분이 계속해서 든다. 본 게임에 들어가기 전 책이 끝난 기분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이 준 장편으로 펼쳐지면 어땠을까? 허구와 진실의 오묘한 맛과 밀당과 미학이 아쉬울 것 같다. 한마디로 독자는 욕심이 많다는 뜻이다.

여우에게 홀렸다-라는 표현이 이런 말일까? 단순한 하나의 그림을 통해 역사와 허구의 삶의 이면을 연결하는 작가의 글에 놀아난 기분이다. 정말 홀렸다고 밖에. 

쥐가 나타났다!

쥐의 미로 중에서

쥐의 미로는 검은 고양이와 같으면서도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소설이다. 소설 속 주인공은 대놓고 환상을 본다. 그리고 그 안에 끼어드는 사실들이 있다. 검은 고양이와 반대다. 검은 고양에는 사실 속에 허구가 교묘하게 숨어 있다면, 쥐의 미로에는 허구 속에 사실이 교묘하게 숨어 있다. 작가가 말하는 아내의 이야기는 환상을 보내는 미치광이의 주절거림에 가깝다. 이 안에 등장하는 사실들은, 정말 사실일까? 환상은 보는 주인공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맞혀봐. 쥐의 미로는 검은 고양이와 반대로 독자들을 도발한다. 그리고 그 비극적인 결말을 독자들을 또 한 번 뒤집는다. 아 세상에....

이 소설은 우리가 현실에서 사실이라고 믿는 것의 허구성을, 우리가 허구라고 믿는 것의 사실성을 지적하는 것은 아닐까.

소설과 고문헌, 그리고 오이디푸스의 눈(해설) 중에서

소설 '검은 고양이'를 읽는 동안 독자들을 떠올리며 미소 짓고 있을 작가의 얼굴이 생각난다. 분명 히죽히죽 웃고 있을 거다. 이렇게 정 반대되는 배치를 해놓고 독자들이 짜증을 낸다면 그것 역시 작가의 의도이며, 눈을 빛내는 흥미 역시 작가의 글 위에서 놀아나는 것에 가깝다. 정말 얄밉다. 그리고 애정한다. 이런 농락 환영한다. 작가도 욕먹는 것이 불안했다고 하지만, 정말 이런 책 한두 권만 더 내줬으면, 이런 내용으로 꽉꽉 채워서 단편집 한 권만 내주셨으면. 더 실험적이어도 좋을 것만 같다.

책날개부터 마지막 해설과 작가의 말까지 정독했다. 이건 정말 선정작이라 만나 볼 수 있는 귀한 소설이 아닐까 싶다. 문학공모전이 더 많아져야 하는 이유다.

추리소설의 틀을 가지고 있지만, 귀하디 귀한 환상소설에 가까운 책이다. 이 책을 보면서 최제훈 작가의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이 생각났는데, 소설 마니아, 덕후라 칭해지는 이들 중 이 소설을 추천하는 사람이 꽤 있었다.(심지어 제목도 고양이... 실험적인 부분과 난해함은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이 한 수 위다) 특히 '쥐의 미로'는 오랜만에 마주하는 귀한 환상 소설로 매니아라면 피가 끓는 소설일 터, 매우 추천한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3008471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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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송지현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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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김장'은 가장 매력적인 문장들이 많은 소설이었다. 서사와 더불어 문장에도 신경을 많이 쓴 소설이란 소리다. 첫 장을 읽으며 책 날개에 기재된 작가의 프로필을 봤다. 이런 글이라면 왠지 신춘문예 출신, 문단에 발을 딛고 있는 작가 일 것 같아서. 

예상대로 송지현 작가는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출신의 작가였고, 반가웠고, 달라진 모습에 아쉬웠으며, 글에서 느껴지는 깊이에 질투했다. 2013년 당선작인 '펑크록 스타일 빨대 디자인에 관한 연구'는 이미 보았던 작품이었다. 독특한 제목과 더불어 빨대와 펑크록을 연결 지은 사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이야기는 조금 뻔뻔하고 당돌해서 인상에 남았었다. 10년 사이 작가의 문장과 구성은 매우 세련됐으나 말도 안 되는 소재들을 엮어 이야기를 만들어내던 그 당돌함과 재기 발랄함이 그립고 아쉬웠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사람이야. 나 역시 앞자리 숫자가 바뀌며 십년 전과는 전혀 다른 내가 되었다. 다만 작가의 글에서 드는 아쉬움을 삶과 죽음, 존재를 관망하는 작가의 시선은 여전했다. 아쉬움은 어쩌면 깊어진 작가의 시각에 대한 질투일지도 모른다. 

송지현 작가의 '김장'은 계절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살기 위해 하는 행위와 죽음이 맞물리는 소설이다. 김장에는 겨울이라는 계절이, 난쟁이 그리고 에어컨이 없는 여름에 관하여는 여름이라는 계절을 다루고 있다. 이 안에 주인공들은 친구의 죽음으로 생과 사의 경계를 깨닫게 된 한 인물과, 죄책감을 통해 자신이란 존재를 상실해가는 인물이 등장한다. 두 사람이 받아들여야 하는 사실들은 죽음에 이를 정도의 고통은 아니다. 다만 아프다. 이 잔잔한 파문으로 일상은 깨어지지만 그럼에도 삶은 변함없이 흘러간다. 그리고 슬픔만이 남는다. 

이 슬픔들은 어디에 다다를까. 죽음이란 마치 주인공이 걸어가는 다리 위와 아래의 차이 같아서. 삶과 죽음에 대해 존재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기억은 항상 선택된 것만 남는다.

김장 중에서

'김장'에서는 꽤 많은 등장인물들을 소개하는데 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는 죽음과 맞물려 있다. 할머니는 항암치료를 받으며 죽음과 싸우는 중이고. 발라했던 삼촌은 기관사가 된 후 자살하는 사람을 친 뒤 조용한 인물이 되었다. 김장을 하면서 어려서 뛰놀던 친구는 이미 고인이 되었다고 한다. 하필 주인공은 김전일 만화책을 보면서 토막 살인 범인을 떠올리려 노력한다. 살아가는 일상적 행위에 깔린 죽음의 이미지가 탁하다. 선택된 기억은 삶을 이야기하는데 어째서 죽음과 닿아 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죽음과 삶은 맞닿은 동전의 양면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주인공은 어둠과 삶이 공존하는 공간을 거닌다. 마치 어둠을 유영하는 듯, 그 모습은 죽음을 향해 걸어들어가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작은 슬픔들이 모여서 나를 만들고 있다.

작은 슬픔이 모인 것이 나다.

나는 작은 슬픔이다.

난쟁이 그리고 에어컨 없는 여름에 관하여 중에서

'난쟁이 그리고 에어컨 없는 여름에 관하여'는 백건우 소설 검은 고양이 중 두번째 소설인 '쥐의 미로'가 떠오르는 소설이다. 주인공은 환상적 이미지를 마주 하게 된다. '쥐의 미로'에서는 환각과 환상이 쥐라면, '난쟁이 그리고 에어컨 없는 여름에 관하여'는 쥐인지 알 수 없는 난쟁이다. 그는 자신의 크기에 맞는 목소리로 암호 같은 말을 전한다. “……엔 날개가 없다. ……은 추락”이란 말은 알 수 없는 중얼거림에가깝다. 주인공은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 주인공은 공백에 들어갈 단어를 반복해서 떠올린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3010229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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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 - 우리는 왜 가끔 미친 짓을 하는 걸까
야오야오 지음, 김진아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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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_ 왜 하필 이 책을?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은 감정과 행동의 불일치를 해석하고 이를 극복하게 도와주는 책이다. 이 우울감은 인간 내면의 잠재의식을 외부로 표출시키는데 그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들을 깨닫게 해결해 주는 과정들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문제의 원인과 해결법을 제시해 주는 감정들은 잠재의식 우울증 수면장애 최면 호스피스 다섯 가지이다. 저자는 잠재의식에 잡아먹혀 헛짓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표지에 적힌 미친 짓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심리학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많은 심리 서적을 읽다 보니 책들의 내용이 비슷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조금 다른 관점으로 문제의 핵심을 파고드는 책을 점차 찾게 되는데, 이 책은 평소 개개인이 하는 다양한 실수의 이유를 이야기하고 있는듯하여 선택하게 되었다.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의 이야기는 단순하다. ​우리는 일상의 스트레스와 해서 안될 행동들을 한마디로 감정의 쓰레기를 잠재의식 속에 묻어 둔다. 문제는 우울감이 깊어질수록 이 잠재의식 속 행위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는 것이다. 와우. 상상도 못한 이야기 전개 속에 책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이야기들을 전해줄지 궁금해졌다. 어떻게 잠재의식을 컨트롤할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세상에 우연한 일은 없으며, 단지 우연을 가장한 일만 있을 뿐이다.’ 한마디로 모든 일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잠재의식의 등장이라 쓰고 실수라고 읽는다 중에서

02_ 잠재의식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에서 가장 흥미 있는 지점은 '잠재의식'에 대한 이야기다. 위에서도 설명했듯 개개인은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기억과 사건, 감정들을 잠재의식 속에 묻어둔다. 또한 외부로 드러냈을 때 손해 볼 감정들도 잠재의식 속에 묻어 둔다. 타인에 대한 혐오, 두려움 등은 잠재의식 속에 잠들어 있다가 무의식중에 외부로 표출된다.

또한 잠재의식 속에 잠든 기억들은 생활 속에 다양한 암시를 건넨다. 단어를 세부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잠재의식 속 정보들은 유추하고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처음 보는 다리를 보며 잠재의식은 위험 또는 긍정의 신호를 보낸다. 예전에 무너진 다리의 사진, 혹은 경험은 다리를 건너는 위험을 암시할 것이다. 하지만 다리를 건넸던 기억들과 경험은 다리를 안전하다는 암시를 보낼 것이다. 

잠재의식이 보내는 신호. 소위 육감이라 말하는 신호는 다양한 효과를 발휘한다. 이는 부정적인 PTSD가 될 수도 있지만, 긍정적인 암시와 이미지 훈련을 통해 피그말리온 효과(=로젠탈 효과)를 보일 수 있다. 

끊임없이 긍정적인 경험을 하고 수차례 건설적인 확신을 얻으면, 때때로 좌절이 엄습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이후의 삶을 낙관적으로 바라보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정교한 무기로 우울증이라는 '요괴'를 처단하다 중에서

03_우울증과 수면욕

앞서 설명했듯이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에서 설명하는 감정과 무의식은 총 다섯 가지의 이야기를 전한다. 조금 적지 않은가? 싶었는데 세부 카테고리를 통해 우울로 인해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들을 별도로 설명한다. 또한 우리가 심리적이고 안정적이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에 따라 최상층의 자아실현의 욕구로 다다르기 위함이다.

인간의 욕구는 생리적 욕구 -> 안전 -> 애정과 공감 -> 존경과 자아실현의 욕구의 계단을 올라선다. 한마디로 배고프고 졸리면 타인을 향한 애정과 공감 지수가 바닥을 치게 되고, 존경과 자아실현은 꿈도 꿀 수 없다는 것이다. 우울함을 벗어나려면 가장 먼저 잘 먹고 잘 자야 한다.

만약 평생토록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기 싫다면, 또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인생에서 후회스러웠던 일들을 떠올리기 싫다면 무엇을 더 기다리는가? 지금 바로 여기, 이곳, 그리고 당신의 삶을 열심히 살면 되는 것이다.

죽음이야말로 가장 진실한 순간이다 중에서

04_ ETC

책에서 가장 흥미 있는 지점이 개인에 따라 갈릴 수 있다. 개인적으로 첫 장 잠재의식과 우울증은 흥미 있게 읽었다. 다만 수면장애는 머리만 대면 어디든 자는 성격이라 해당사항이 없다. 너무 많이 자서 문제다. 최면은 너무 일상과 먼 이야기라 관심이 없다. 마지막 호스피스 죽음 편에서 하는 이야기는 블로그의 카테고리 중 죽음을 따라 만들어 관리하고 있을 정도로 책에서 이야기한 그 이상을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내가 되고자 추구하는 바로 그것이다

고든 올포트

05_

간결하고 쉬운 심리 서적이다. 내용도 편하고 예제도 이해하기가 쉽다. 설명도 무척이나 쉬워서 심리학 서적을 처음 읽는 누구나 접할 수 있다. 내용을 다양하게 하지 않는 것도 쉽게 이해가 되어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원제가 정말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 이 제목이 합당한가?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다. 뒤로 갈수록 그런 마음이 드는데, 뒤 편에 등장하는 생뚱맞은 이야기들이 등장해 더 그렇다. 

아쉬움과 매력이 공존하는 책이다. 최근에 번역해서 출간하는 중국 심리한 서적이 그런듯 하다.

https://blog.naver.com/sayistory/222993076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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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어떻게 해결할까? 10대가 꼭 읽어야 할 사회·과학교양 15
신방실 지음 / 동아엠앤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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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갑작스러운 기후변화와 환경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EU의 탄소국경세, RE100등 다양한 화두들이 오르내리며 관련 뉴스들이 쏟아졌다. 관련 서적도 볼 수 있었는데, 탄소중립에 관한 서적은 양극단에 치우쳐져 있어 그 내용의 진위 여부를 알기가 힘들었다. 당시 관련 도서를 찾았을 때는 탄소중립에 대해 다룬 도서가 많지 않았다. 또한 출간된 도서 대부분이 학술자료로 사용되는 전문 도서라 일반인을 이해시키기 어려움이 많았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기술되어있다. 두 번째로 탄소중립의 배경과 역사 등 주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알 수 있다는 점이다.

'탄소중립 어떻게 해결할까?'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탄소중립이 나온 경제적 배경과 전 세계가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기후협약 등이 쉽고 친절하게 기술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은 중립적인 시각으로 양측의 의견을 다루고 있다. 현재까지 뜨거운 논쟁이 되고 있는 원자력에 대한 시각을 양측의 의견으로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국가적 차원, 사회적 차원, 개인적 차원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매우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한 챕터가 지나치게 짧고 10대를 위한 기본 소양에 가까운 도서라는 점이다. 탄소 중립이라는 대의를 앞에 둔 채 뒤에서는 개발도상국의 경제적 성장 무대를 제한하기 위한 셈법은 기술하지 않는다. 이렇듯 뒤에 숨겨진 사회 정치적 배경은 다루지 않은 채 나열된 지식을 배치하는 방식이 조금 아쉽다. 

또한 개인 기업 간의 협약이자, 경제적 자율 조약이기에 비중이 낮다 여겼는지, 한국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RE100의 내용이 누락되어 있다. EU의 탄소 국경세는 확대된 기후협약의 성격을 띄고 있다. 그리고 큰 국가단위의 협약이다. 탄소중립과 관련하여 두 개의 조약을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RE100 가입 기업들이 나스닥에 상장된 100대 기업 대부분이 포함되었고, 대한민국 수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기업 다수가 참여하고 있기에 저술할 필요가 있지 않았나 싶다.

기후환경은 위기에 닥쳤고, 탄소중립은 무엇보다 필요한 안이 되었다. 사회는 보다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앞으로 이런 책을 더 자주 다양하게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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