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검은 고양이'를 읽는 동안 독자들을 떠올리며 미소 짓고 있을 작가의 얼굴이 생각난다. 분명 히죽히죽 웃고 있을 거다. 이렇게 정 반대되는 배치를 해놓고 독자들이 짜증을 낸다면 그것 역시 작가의 의도이며, 눈을 빛내는 흥미 역시 작가의 글 위에서 놀아나는 것에 가깝다. 정말 얄밉다. 그리고 애정한다. 이런 농락 환영한다. 작가도 욕먹는 것이 불안했다고 하지만, 정말 이런 책 한두 권만 더 내줬으면, 이런 내용으로 꽉꽉 채워서 단편집 한 권만 내주셨으면. 더 실험적이어도 좋을 것만 같다.
책날개부터 마지막 해설과 작가의 말까지 정독했다. 이건 정말 선정작이라 만나 볼 수 있는 귀한 소설이 아닐까 싶다. 문학공모전이 더 많아져야 하는 이유다.
추리소설의 틀을 가지고 있지만, 귀하디 귀한 환상소설에 가까운 책이다. 이 책을 보면서 최제훈 작가의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이 생각났는데, 소설 마니아, 덕후라 칭해지는 이들 중 이 소설을 추천하는 사람이 꽤 있었다.(심지어 제목도 고양이... 실험적인 부분과 난해함은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이 한 수 위다) 특히 '쥐의 미로'는 오랜만에 마주하는 귀한 환상 소설로 매니아라면 피가 끓는 소설일 터, 매우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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